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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컴의 거칠컬럼(30회)]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中)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9.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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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에 올 일본 손님들을 접대하려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들어섰을 때, 평소와 달리 홀 분위기가 소란스럽다고 생각했다. 시끄럽게 소리가 나는 곳을 보니 20명이 족히 넘어 보이는 인원이 6~7명의 아가씨들을 데리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팁이나 술값 등을 감안할 때 상당한 금액이 나올 것 같은데, 어디 부잣집 도련님들이라도 놀러 온 건가 생각하며, 매니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그들의 대화가 자꾸만 귀에 거슬렸다. “고생은 개발자들이 하고 돈은 우리가 벌고!” 그냥 넘기려 해도 게임과 연관된 단어가 간간히 들리니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뭐 하는 놈들이야?” “근처에 있는 아이템XX라는 회사 사람들인데요, 거의 매일같이 와요. 회사 매출이 엄청나게 나온다고 하던데요?” 아, 그렇구나! 아이템XX라면 나도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그들을 쳐다봤다. 술과 여자에 빠져 마냥 행복해 하는 그들의 모습은 같은 시간, 좁은 책상에서 마우스를 손에 쥐고 노심초사하고 있을 개발자들과 대비되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은 게임 개발사들이 한국형 온라인게임 개발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도 콘솔 게임의 진화 과정에서 게임에 등장하는 레벨이나 아이템을 금전적으로 이용하려는 회사들이 있었으나, 닌텐도와 세가, 소니와 같은 회사들이 이러한 경향을 철저히 차단했다. 게임은 FUNNY에 연결 되어야 하지, MONEY에 연결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고, 그러한 생각이 맞아 떨어져 세계 게임 시장의 과반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선진 국가에서는 여전히 콘솔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많은 유저들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타이틀은 콘솔에서 나온다.

반면 한국형 온라인게임은 주로 국민 소득이 떨어지는 후진 국가군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그다지 내세울 만한 일은 아니지만 한국형 온라인게임의 수출이 잘 이루어진 국가군을 세계 지도에 마킹해 보면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 편중돼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우진(34), 예명 이돌컴
1993년, 방년 19세에 게임잡지 기자로 게임계에 입문해 디지털캠프, 판타그램 등에서 개발자로 활약.
일본 프롬 소프트웨어에 입사해 아머드코어 시리즈의 프로듀스 역임 .
이후 모바일게임 회사로 자리를 옮겨 ‘대장금’등 10여종의 인기 모바일 게임을 개발. 세가코리아를 마지막으로 2006년 12월 게임업계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는 각종 집필활동과 UCC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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