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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의 거칠컬럼(38회)] 와우’가 몰고 온 한국형 온라인게임

  • 경향게임스 webmaster@khgames.co.kr
  • 입력 2008.01.0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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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에서 스토리가 필요한가, 그렇지 않은가는 현 시대의 한국형 온라인게임에 있어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일본이나 미국의 온라인게임들에 비해 한국형 온라인게임들은 스토리 보다는 밸런싱, 레벨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견(一見) 스토리라는 것이 불요(不要)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토리와 퀘스트 중심인 온라인게임 ‘와우’의 등장으로 그러한 공식은 깨어졌다. 이전에는 조금만 복잡한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도 프로그래머들의 반대에 부딪혀야 했지만, ‘와우’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프로그래머도 기획자가 원하는 복잡한 스토리 구성을 거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한국의 게임 개발자들도 이제 게임에서 더욱 복잡하고 리얼한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스토리 보드에 대해 고찰하고 노력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와우’를 능가하는 스토리 구성을 가진 게임이 없다.


그것은 스토리를 주입하는데 급급해서 퀘스트 수를 늘렸을 뿐, 기본적인 구조 및 역사 정렬, 유저가 느끼게 되는 감정적인 부분을 간과한 기획이 돼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와우’의 경우 방대한 퀘스트 수에 압도당하지만 그 퀘스트들이 서로 치밀하게 연결돼 있고 퀘스트를 풀어가다 보면 결국 ‘와우’가 가진 세계관에 빠져들게 된다. 반면 수많은 한국형 온라인게임들은 퀘스트 수는 많지만 풀어 가면 갈수록 쉽게 질리고, 다른 유저들의 해법을 받아 적어 레벨업에만 열중하게 되는 면이 많이 보이고 있다. 이는 기본적인 게임의 스토리관이 달랐기 때문이다. 스토리란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인과 관계가 정립돼야 사람에게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그런 것을 게임내에서 숫자만 채우기 위해 억지로 설정을 끼워 맞춘다거나 남들이 하는 것처럼 구색만 갖추고자 한다면 유저도 바보가 아닌 이상 싫증내고 외면할 수밖에 없다. 국내 게임 개발사들은 스토리를 게임에 주입하기 이전에 먼저 스토리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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