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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의 거칠컬럼 / 45회] 기획자가 프로그래밍 언어 꼭 알아야 되나(下)

  • 경향게임스 webmaster@khgames.co.kr
  • 입력 2008.03.0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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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채널’ 시리즈로 유명해진 미즈구치 테츠야는 애초에 게임 기획자로 세가에 입사했다. 그에게는 프로그래밍 지식이 전혀 없었으며 유용한 스킬이라면 영어를 잘 구사한다는 것과 풍부한 유머감각 및 화술을 바탕으로 주변인들과의 의사소통이 무난하다는 점이었다.
그가 만든 게임들을 보면 프로그래밍적으로 특별한 것 보다는 음악과 게임성을 교묘하게 연결시켜 유저들에게 어필한 것이 많다. 회고록을 봐도 항상 개발자들과 이야기하고 주제를 공유하려고 애썼으며 기획을 재미있게 다듬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직접 프로그링 작업을 했다거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 프로그래머와 기획자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을 경우 기획자가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어도 둘이 함께 기획에 대해 고민한다. 그러나 이러한 신뢰관계가 없으면 프로그래머는 해당 기획이 프로그래밍적으로 구현 가능한지의 여부만 결정해서 통보해준다. 결국 프로그래머와 기획자의 팀워크가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재미있는 기획은 상상력에서부터 출발한다. 게임 기획을 잘 하는 것은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과는 하등관계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이 쌓일수록 상상력에 제한이 생긴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국내에서 히트한 온라인게임을 만든 개발자들중 대부분이 프로그래머 출신이거나 프로그래밍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인 것은 한국형 온라인게임의 특수성 때문이다. 애초에 한국형 온라인게임은 재미 요소가 게임의 시장성에 비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점차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선진화에 가까워지면서 아이템 현거래 비중이나 게임의 중독성 보다는 온라인게임 자체의 커뮤니티적 요소, 순수한 재미 등에 주목하는 유저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힘입어 온라인게임 트렌드도 한 단계 진화할 것이라 필자는 믿고 있다.
기획자에게 중요한 것은 남들이 갖고 있지 못한 창의력과 동료 개발자들을 즐거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장악력이다. 그 장악력을 발휘하고 이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생각을 깔끔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하고, 그것을 개발자들에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으면 된다. 기획자는 게임업계의 연예인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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