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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의 거칠컬럼 / 48회] 표절에 익숙한 사회

  • 경향게임스 webmaster@khgames.co.kr
  • 입력 2008.03.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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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 한국게임사들이 만든 온라인게임중 일부가 일본 게임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져 일본 게임 커뮤니티 회원들이 한국의 비행(非行)에 강력 대응하기 위해 표절 사례를 공개하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내 유명 게임 개발사에서 개발한 게임이 일본의 콘솔 게임을 표절한 것으로 들통이나 망신을 당하고 가짜와 표절이 업계와 개발자들의 마인드를 좀먹고 있는데도 당사자들은 고개를 들고 다니는 풍경이 자연스럽기만 하다. 표절을 하는 사람도 죄의식이 없고 그것을 즐기는 유저들도 이제는 의례 그러려니 하며 무심코 지나쳐온 것이다.
그러나 구멍가게 물건 하나를 훔쳐도 죄인이 되는 마당에 개발자 정신에 입각한 창조물을 도적질하는 행위를 용인하는 사회는 영원히 남의 꽁무니나 따라가는 2등 사회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인터넷의 발달로 일본과 미국의 모든 장르의 게임들에 관한 데이터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시치미 떼고 내 것으로 짜깁기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작게는 게임스쿨의 리포트나 졸업 작품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고 심지어 게임 공모전에 출품되는 타이틀 중에도 일본의 유명 게임을 그래픽만 조금 수정해서 출품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이 무지한 탓에 이들 게임에 대상을 안겨주는 세상이 돼버렸다.
미래에 게임 개발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창작 게임 개발에 불철주야 노력하는 세대들이 이를 보고 무엇을 배우겠는가. 표절과 재창작에 있어 가장 큰 차이는 열정과 게임을 만들려는 의지의 유무(有無)다. 열정과 의지가 충만한 개발자라면 절대 표절을 할 수 없다. 자신이 만드는 고통을 겪어봤고 그 가치를 알기 때문에 함부로 도둑질 할 수 없는 것이다.
반면 이러한 열정과 의지가 없는 개발자들은 표절을 그냥 돈 버는 수단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죄책감이 없다. 표절은 아무리 교묘해도 가짜일 뿐이다. 표절이라는 지적(知的) 사기와 지적 절도를 근절하는 방안은 표절자를 영구히 도태시키는 엄정한 풍토의 조성과 표절 행위를 놓치지 않고 찾아내는 시스템을 정립시키는 길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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