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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형의 게임과 영화 사이 (#59)] 그래픽 노블의 계절

  • 경향게임스 webmaster@khgames.co.kr
  • 입력 2008.09.2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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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이 문구는 평생 책 한 장 안 넘겨볼 것 같은 이들에게도 거의 쇠뇌 수준으로 독서를 부르짖는다. 쇠뇌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서의 계절이 돌아왔으니 겨울이 오기전 한권의 소설책이라도 접해봐야겠다는 다짐이 생긴다면야 식상한 멘트치고는 피와 살이 되는 좋은 가르침이 아닐까한다.
일단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하더라도 딱딱한 느낌의 글은 쉽사리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럴 때 반드시 활자들로만 가득한 도서를 택할 필요는 없다. 그래픽노블, 최근 할리우드의 제작 경향을 읽을 수 있는 키워드다. 이는 흔히 만화를 의미하는 코믹스처럼 가볍고 경쾌하기만 한 소재가 아닌 문학적으로 진중하고 깊이 있는 소재를 다룬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재미는 기본적 바탕에 깔고 있으면서 한 컷 한 컷 심혈을 기울여 그림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도 한층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분야인 것이다.
이렇듯 거의 만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그래픽 노블은 이미 수차례 영화화됐었고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은 뒷받침되지만 소재 고갈에 허덕이고 있는 할리우드에게 적절한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씬시티’로 유명한 프랭크밀러는 그래픽노블의 대가이다. 또한 300명의 스파르타 군과 페르시아 군의 전쟁을 소재로 한 그의 원작 ‘300’은 2007년 블록버스터급 흥행을 기록하며 R등급 영화들 가운데서도 큰 인기를 거뒀다. 두 영화는 그래픽 노블의 장점을 살려 기존에 없던 화려하고 독특한 비주얼을 선보여 원작을 모르는 대중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또 다른 대가 마크 밀러의 원작 ‘원티드’도 얼마 전 스타일리쉬한 액션과 놀라운 영상이 살아있는 영화로 탄생해 개봉한 바 있다.
아직 영화화 진행중의 단계지만 책으로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작품도 있다. 그래픽 노블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앨런 무어의 ‘왓치맨(Watchmen)’이 바로 그것. 심오한 철학을 보기 쉽게 풀어내며 타임지가 꼽은 1923년 이후 출간된 최고의 영어 소설들 100권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얼마 전 한국에서도 출간된 이 책은 슈퍼히어로에 관한 이야기지만 전형적인 히어로물과는 다르다. 한명이 아닌 여러 명의 히어로가 등장하고, 마음껏 선행을 베풀기보다는 법질서에 제약당하는 현실상을 보여준다.
올 가을에는 꼭 한권의 책을 읽고야 말겠다. 물론 내가 읽고 본 ‘왓치맨’을 게임으로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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