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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형의 게임과 영화 사이 (#60)] 영화는 영화다!

  • 경향게임스 webmaster@khgames.co.kr
  • 입력 2008.09.2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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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배우, 소지섭이 돌아왔다. 한동안 소지섭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지쳐갈 무렵 딱 맞는 타이밍에 돌아온 그의 얼굴은 몇 년이 지나도 여전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었다. ‘영화는 영화다’는 소지섭과 강지환이라는 두 남자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다. 이 영화를 뭐라고 딱 한마디로 표현하기에는 사실 참 애매하다. 액션영화라고 하기에는 주제가 너무 뒤틀려있고, 멜로라고 하기에는 여자 출연자들의 비중이 너무 작으며 한동안 국내에서 유행하던 조폭영화라고 하기에도 몇 퍼센트 부족하다. 그래서 더더욱 ‘영화는 영화다’에 대한 평가는 쉽지 않다.
오래전 영화가 탄생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속에 또 하나의 영화가 배치돼 있는 기발한 소재의 ‘영화속 영화’가 등장했다. 아무래도 당시 관객들에게 영화란 동경의 대상이자 무한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매체였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많고 많은 소재중에 영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 등장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등장했을 당시, 이처럼 비슷한 종류의 작품들은 영화가 가진 고유한 특성에 묻혀 그다지 신선한 소재로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늘날의 영화는 고유명사화 됐다. 장르의 세분화와 책, 만화, 드라마 가릴 것 없이 소화해 낼 수 있는 여력, 그리고 대중예술의 한 영역으로 이미 영화만의 위치를 확고히 지니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은 영화하면 떠오르는 경외심과 생소한 느낌은 찾기 힘들다.
이런 마당에 ‘영화는 영화다’라는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숨은 의도는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도 쉽사리 파악되지 않는다. 실제 배우들이 등장인물의 역할을 연기하는데 그중 한명은 영화 안에서도 배우역을 맡고, 나머지 한 명은 일반적인 영화속 캐릭터로 분한다. 실제 삶이 더 영화 같은 조직폭력배와 삶 자체가 연기 같은 영화배우는 상대방에 대한 묘한 호기심을 가지고 서로의 삶을 바라보며, 누구나 영화 같은 삶을 꿈꾸지만 부인하고 싶은 현실 자체가 이미 영화화 돼 있음을 느낀다. 주연배우를 제외한 연기자들이 모두 생소한 인물이라는 점은 이 영화의 주제를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다.
원 소스 멀티유즈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게임과 영화는 서로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영화 속 영화 같은 독특한 시도를 통해 각각의 장르가 지닌 고유한 영역을 되짚는 계기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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