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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바야시의 게임대학 <제61회>] 밀려오는 재편의 파도

  • 경향게임스 khgames@khgames.co.kr
  • 입력 2010.04.1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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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조제남조야말로 소프트의 활력
 
‘오픈 아키텍처’를 표방하는 차세대 게임기가 등장함으로써 크리에이터와 퍼블리셔의 역학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자본력과 사회적 신용이 장해가 되어 ‘하청업체’적인 존재를 감수했던 프로덕션 스스로가 서드파티 계약을 맺어 게임 소프트의 ‘발행처’가 되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게임 소프트를 만든 적이 없는 회사, 프로그래머가 새로 설립한 ‘사내 벤처’격인 회사가 잇달아 신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개인이 참여한 회사도 있습니다. 법인이 아니면 계약할 수 없기 때문에 친척이 경영하고 있는 회사의 정관을 변경하여 계약하게 된 사례도 있습니다.


게임이 아이디어 승부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기술, 재능, 열의, 끈기가 있으면 누구나 비즈니스에 참여해 ‘재패니즈 드림’을 거머쥘 가능성이 보장되어 있는 것은 정말 굉장한 일입니다. ‘게임이 백 개 발매되면 그 중에 한두 개는 게임 문화를 크게 바꾸는 걸작이다’라는 말은 아마 진실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사바노미소니(고등어를 된장만으로 맛을 내는 것)’를 폴리곤 CG로 만들어 빙빙 돌렸던 ‘복서즈 로드’. 복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미답의 영역에 도전한 걸작이지만 비즈니스로서는 그 노력이 보상받지 못했다. 디벨로퍼가 퍼블리셔를 겸하는 한계를 새삼 느끼게 한다.


영화, 음악, 출판, 애니메이션, 코믹 등 장르를 불문하고 정보 소프트 비즈니스에서는 이런 법칙이 성립합니다. ‘계속해서 A급 작품만을 겨냥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졸작, 실패작, B급 작품이 쌓이다 보면 때때로 A급 작품이 배출되어 시장을 이끌어간다.’


다양성 있는 소프트가 시장에 범람하는 것이 종종 ‘조제남조’라고 지탄받지만 그런 상황이야말로 정보 소프트 비즈니스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입니다. 그런 조제남조의 상황을 염려하며 항상 부정해 온 닌텐도도 결과적으로는 연간 3백 타이틀이나 되는 조제남조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것도 간접적으로 이 법칙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다만 크리에이터 개인도 참여할 수 있는 ‘개방된 환경’을 노골적으로 예찬할 수는 없습니다. 앞에서 서술했듯이 ‘독선’에 빠지기도 하고 ‘대중성’이 없기도 하며 상품으로서의 완성도에 의문이 가는 작품이 시장에 넘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본래 그러한 작품은 시장에서 자연 도태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게임 시장은 그러한 시장 원리가 작용하는 상황과는 거리가 멉니다. ‘시연’할 기회도 적고 렌탈 제도도 없는 현 상황에서는 실제로 구입해서 가지고 놀기 전까지는 내용이 좋고 나쁜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개인 기업에 가까운 소프트 개발 회사가 소프트를 만들 뿐만 아니라 광고, 선전, 판매촉진, 영업 등 소프트를 팔기 위한 업무를 모두 하기에는 굉장한 무리가 따릅니다. 그 결과, 좋은 소프트인데도 소비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사라져 가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개방’된 환경에서 ‘잠재 능력’을 갖춘 퍼블리셔의 존재가 더욱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협력 : AK커뮤니케이션즈(www.amusemen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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