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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바야시의 게임대학 <제62회>]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의 유통 개혁

  • 경향게임스 khgames@khgames.co.kr
  • 입력 2010.04.1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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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통 개혁은 역사적인 필연
 
게임 전문 프랜차이즈 체인(FC)이 이제는 게임 유통의 주된 경로이며, 완구 유통으로부터 자립하여 독자적인 지위를 구축했습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가 플레이스테이션을 발매함에 즈음해 도전적인 유통 정책을 펼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SCE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유통 정책에서 혁명적인 방법 세 가지를 채택했습니다.


① 원칙적으로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소매점과 직접 거래한다.
(메이커 직판)
② 처음에 대량 발주하는 것이 아니라 리피트(반복) 생산을 주체로 소프트를 공급한다.
③ 소매점의 희망소매 가격을 유지한다.
(소매점의 가격인하 판매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 유통 정책은 기존 게임 유통에 정면으로 대항한 것이었습니다. 즉, (여러 개의) 도매상 경유, 발매 3개월 전의 수주 마감, 오랜 리피트 생산 기간, 점두품절, 가격인하 판매 등의 기존 상관행과는 정반대의 방법론이었기 때문입니다.


유통 측의 ‘반품 불가’라는 형태는 같습니다. 그러나 종래와는 달라서 상품이 부족해도 발주 후에 바로 반복 생산되기 때문에 유통 측으로서는 재고 리스크가 적어 사실상 위탁 판매에 가까운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니 그룹은 음악 소프트(CD)의 세계에서 상품의 판매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소프트 상품에는 소프트 상품 나름의 유통 구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문 FC가 우세해진 까닭에 음악과 똑같은 노하우가 통용될 것이다’라는 것이 SCE의 목표였던 것입니다.


원래가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가전 유통에 속해 있는 마츠시타전기(3DO), 세가 등과의 근본적인 차이입니다. 세가는 세가유나이티드를 설립하는 등 유통 개혁에 열심이었지만 시종일관 도매상 → 소매점이라는 구조 속에서 ‘체제 내 개혁’이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발매된 지 2, 3개월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디스카운트하는 점포 앞의 상품진열대 속에 ‘한 개에 천 엔’으로 쌓여 있는 게임 소프트(저작물인 소프트 상품으로는 보이지 않는 광경입니다)를 보는 것은 소프트 제작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슬픈 광경입니다. 유통 측의 사정으로 1년간 노력한 결과가 ‘싸구려 팔기’를 당하면 개발자는 ‘인격’마저 부정당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SCE의 유통 정책의 성패는 차치하고 게임 소프트를 ‘공업제품’이 아니라 저작물인 ‘정보 소프트 상품’으로서 유통되는 구조로 전환한 것은 역사적인 필연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누군가가 변화시켜야만 했던 것입니다.


협력 : AK커뮤니케이션즈(www.amusemen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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