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의 SF 공포 액션 ‘데드 스페이스’가 지난 1월 27일 정식 출시된 가운데, 1월 최고 히트 상품 중 하나로 떠오르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 SF 공포 명작이라는 평을 얻었던 원작을 리메이크한 ‘데드 스페이스’, 게임이 그 명성을 되살린 방법은 무엇이었을지. 게임 전체를 플레이하고 개발진이 꺼내든 ‘정공법’과 그 게임성을 살펴봤다.
완성된 게임, 필요한 것은 혁신 아닌 강화
최근 몇 년간 게임업계에서는 리메이크 혹은 리마스터를 통해 과거 인기작들을 다시금 선보인 사례가 빈번하게 이어져온 바 있다. 그중 성공적인 재탄생이라는 평가와 함께 원작 이상 혹은 당시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린 게임 역시 다수 존재하나, 대부분은 원작의 빛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는 데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데드 스페이스’ 역시 그러한 사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게임에 이는 평가 및 흥행 기류를 볼 경우 그중에서도 성공한 리메이크 타이틀이라는 호칭을 얻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데드 스페이스’의 전반을 플레이한 이후, 이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리메이크를 행하고자 했으며 또한 어떻게 원작의 DNA를 계승 및 발전시켰는지 잘 살펴볼 수 있었다. 게임성의 극적인 변화를 경계하는 한편, 원작 당시 플레이 경험의 극대화를 추구했다는 점이 그 핵심이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게임 플레이와 분리되지 않고 자연스레 녹아든 UI 및 UX, 심리스 방식으로 확장된 필드를 들 수 있다. 전자는 원작 당시에도 게임의 정체성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던 구성으로, 달라진 비주얼 속에서도 자연스레 녹아들며 게임 내 몰입감 극대화에 큰 역할을 수행한다.
후자 역시 공포 게임으로서 긴장감을 끊임없이 유지하는 데 힘을 발휘한다.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 의사와 관계없이 호흡이 끊기는 시점은 ‘빠른 이동’의 역할을 수행하는 트램 탑승 시에만 존재하는 만큼, 심리스 필드는 자연스레 이용자들로 하여금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유도한다.
두 예시는 기존 원작의 게임성을 단순히 현대적인 플레이 감각으로 확장하는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으나, 해당 방법만으로도 게임이 지닌 공포와 몰입도를 효과적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다.
진화한 비주얼과 플레이, 이용자 성향 호불호 갈려
‘데드 스페이스’의 또 다른 가장 큰 특징은 게임 내 그래픽, 전투, 각종 시스템 등 요소가 현세대 기준에 맞춰 일신됐다는 점이다.
먼저, 인게임 비주얼은 원작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중 주 무대인 이시무라 호의 모습은 더욱 세밀한 표현과 함께 그 기괴함과 잔혹도를 높였고, 파괴된 우주선의 잔해로 가득한 무중력 우주 공간에서의 비주얼 역시 만족스럽게 표현됐다. 특히, 게임플레이 내내 이용자들을 압박할 네크로모프의 모습은 그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비주얼을 대폭 강화한 채 주인공 아이작 클라크를 반긴다.
전투를 포함한 시스템 부문의 개선도 눈길을 끈다. 각종 무기류의 밸런스가 조절돼 이용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났으며, 스테이시스 모듈의 활용도 역시 확장됐다. 사지절단 및 무력화라는 네크로모프 대응 수단 역시 건재한 만큼, 이용자들의 플레이에 따라 원작 대비 매우 다채로워진 전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PS5 버전 플레이 기준 듀얼센스 햅틱 피드백 및 적응형 트리거의 체감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다만, 일부 이용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변화도 존재한다. 네크로모프들의 등장 방식이 대표적인 예시로, 원작과 달리 이미 지나갔던 구간을 돌아가거나 사망 시 다시 해당 구간을 진입하는 등 여러 행동에 따라 네크로모프들의 등장 패턴이 변화하게 된다.
물론 이는 게임 내 전개를 다각화하는 확장 요소에 해당하나, 잦은 점프 스케어 패턴을 선호하지 않는 이용자들이라면 해당 변화가 높은 피로도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게임 내 각종 설정, 배경 스토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다수의 서브 퀘스트가 추가된 가운데, 게임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앞서 클리어한 구간을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다수라는 점도 이들 피로도 증가의 요인 중 하나다. 물론 ‘데드 스페이스’ 특유의 공포와 잔혹함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이용자들이라면 연이어지는 전투가 반가울 수도 있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바라본 ‘데드 스페이스’는 분명 호평을 얻기에 부족함이 없는 게임이며, 원작의 강점과 매력을 재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분명 ‘데드 스페이스’는 스토리 전환, 시스템 대폭 개편 등을 시도한 리메이크 타이틀과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지닌 게임으로, 이른바 안전한 길을 택한 리메이크라고도 볼 수 있다. 화려한 변화와 진화 등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으나, ‘데드 스페이스’가 보여준 명작의 리메이크 성공 방정식은 분명 향후 이어질 각종 리메이크 타이틀에도 일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