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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춘자] “상상불허, 춘자의 반란이 시작된다!”

  • 김수연
  • 입력 2004.11.2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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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에는 유관순, IMF때는 박세리가 그러했듯 침체된 2004년을 대변할만한 이름이 바로 ‘춘자’다. 춘자는 이 시대에 억눌려 지내는 모든 여성들에게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주고 대리만족을 선사해주는 여성 리더를 자처했다. 언더 활동을 할 때 불리던 닉네임이 춘자였다.

“논다는 기준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지만 성인이 되어서 경험할 일들을 20세 전에 다 해봤죠. 어설프게 놀면 오히려 미련이 남지만 놀만큼 놀았으니 이제 후회는 없어요!” 학창시절 싸가지 없고 못됐기로 유명했다는 춘자. 초등학교 때부터 남자 녀석들과 주먹다짐을 하며 자란 선머슴이었다.

중·고 시절의 행적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자신을 ‘쌈꾼’이라 칭할 만큼 죽을 만큼 맞아보기도 하고 때리기도 많이 때려봤다고. 고등학교는 3번이나 옮겨 다닌 것도 모자라 1년을 꿇었다. 사고만치는 딸 때문에 부모님은 늘 뒷수습하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놀 것 다 놀아봤으니 이제 정신 차려야죠. 덕분에 주변 사람들이 일찍 철이 들었다고들 해요. 지금은 부모님 말씀이라면 죽는시늉이라도 하는걸요.” ||“성격요? 지랄 같죠.” 맺고 끊는 게 분명한 그녀의 사전에 ‘예의상’이란 건 없다. 무엇을 권할 때 두 번 묻지 않는다는 것. “좋으면 좋은 거고 싫으면 싫은 거지 괜히 척하는 건 딱 질색이에요.” 솔직하고 표현이 강한 편이라 애꿎은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을 포장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려하는 솔직함과 자유로움이 춘자의 매력.

“인기를 얻기 위해 겉모습까지 포장하고 싶진 않거든요. ‘쟤 알고 보니 그런 애였더라’, ‘뜨고 나더니 싸가지 없어졌다’는 소리를 듣느니 차라리 처음도 끝도 변하지 않고 싸가지 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엽기와 파격, 당당함을 지닌 지금의 춘자도 ‘컨셉’이 아닌 전혀 가공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다.

그녀의 별명은 ‘욕쟁이할머니’. 워낙 개구쟁이 같아 욕을 해도 밉지 않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춘자는 연애도 지겨울 만큼 해봤다. 그러나 연애는 화끈녀, 결혼은 조신녀를 선호하는 남자들의 이중성에 번번이 질려버렸다. “이상형요? 엉덩이와 손발이 예쁘고 나와 코드가 잘 통하는 ‘볼매(볼수록 매력 있는)’ 스타일이 좋아요.”||고등학교 졸업 후 이발소를 다니며 주~욱 관리해 온 빡빡머리와 늘씬한 팔등신 몸매, 또렷한 이목구비. 춘자는 ‘예쁘다’는 말보다 ‘잘생겼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춘자는 어릴 적부터 끼가 많았다. 학예회 때마다 브레이크댄스나 노래로 관중을 사로잡았고 중학교 때부터 각종 가요제에 나가 수상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주요 클럽을 돌며 DJ로 일약 이름을 날렸다. 스무 살 때는 난영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홍대 등지에서 언더 공연을 갖는 등 오랜 시간 탄탄한 기본 기를 쌓아 왔다. 남희석이 감독을 맡은 자신의 뮤직비디오에서는 놀랄만한(?) 연기력까지 선보였다.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어요. 연기에도 꽤 관심이 많거든요. 주제곡까지 함께 부르게된다면 더 좋겠죠.”

춘자는 돈을 많이 벌어서 크지 않은 빌딩을 한 채 살 생각이다. 그 곳에 무의탁 노인들과 고아들을 위한 무료 시설을 만들어 순수하게 정을 베풀며 살고 싶다는 것. “공수래공수거라는 말처럼 인간은 끝내 알몸으로 갑니다. 무조건 1등만 향해 달리기보다 욕심을 버리고 베풀면서 살고 싶어요.” 팔뚝과 옆구리에 새긴 천사 문신처럼 선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게 그녀의 바람이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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