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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 정용국] “상상을 깨는 개그로 승부할 것”

  • 김수연
  • 입력 2004.06.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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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발상이 곧 개그다!”SBS <웃찾사>에서 '빡빡이'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개그맨 정용국. 그는 고정관념을 깨고 빗나간 발상을 일깨우는 것이 곧 개그라고 말한다.

“개그맨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고 창작의 고통을 늘 수반하는 직업입니다. 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운 건 없습니다. 다만 늘 접하는 소재들을 어떻게 포장해 내는가가 관건이죠.”

개그맨 경력 4년 차인 그의 개그철학이다. 지난 2000년 MBC 개그맨 공채 11기로 데뷔한 정씨는 당시 한창 유행이던 드라마 <허준>에 등장하는 임현식 흉내로 큰 호응을 얻었다.

“개그맨 공채시험에서 제 개인적으로 흉내를 잘 냈다 싶었는데 은상까지 발표되는데도 제 이름이 없길래 떨어졌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금상 발표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됐고 마음으로 꼽은 한 사람(개그맨 장재영)이 대상을 수상했다.

“서울대생도 재벌도 부럽지 않을 만큼 세상을 다가진 기분이었어요.” 이후 그의 웃기는 인생이 시작됐다.||“네가 웃긴 게 아니라 네가 개그맨이 된다는 사실이 웃긴다.” 개그맨이 되겠다는 그의 말에 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으셨다. 집안 대대로 방송국 근처를 오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어디 할 테면 해 보라’는 식이었다.

정씨는 아주 어릴 적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TV에서 우연히 무명개그맨의 사연을 접하고 연예인이라고 다 뜨는 게 아니라는 현실을 직시했다. 무명의 아픔이 싫어 일찌감치 개그맨의 꿈을 접은 것. 지나치리만큼 현실적인 정씨는 대학을 휴학하고 군대를 다녀왔다. 그의 전공은 기계과. 복학 후 전공에 대한 회의가 느껴졌다.

“공부도 하기 싫었지만 제 적성이 아니라는 생각에 학교를 그만두고 현실적으로 제대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구상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그러나 아버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대학 졸업장은 있어야 어딜 가든 인간 대접받는다는 것. 정씨는 학교를 그만 둘 궁리를 생각하다 어릴 적 꿈인 개그맨이 떠올랐다.||정씨는 무턱대고 모 방송사 개그맨 시험에 응시했다. “아무리 봐도 별로 어려운 것 같지 않은데 떨어지더군요.” 조금만 준비한다면 문제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재도전했다. 놀고 있는 친구 한 명을 끌어들여 커플개그를 준비해 MBC 개그맨 시험에 응시했다. 그러나 90:1의 예선을 거쳐 정씨만이 본선 행 티켓을 따냈다.

“난감했죠. 커플인 친구도 떨어지고 개그맨 중 아는 선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참가번호가 1번이었어요.” 그러나 똑같은 대본을 한달 동안 달달 외우다보니 용기가 불끈 솟았다. 결국 금상을 수상했다.

정씨는 MBC<코미디하우스>에서 110Kg이나 되는 동료를 들어 올리는 ‘율동개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허리에 이상이 생겨 한의원을 수도 없이 들락거리며 봉침(벌침) 시술까지 받았다.

“막노동하는 사람인줄 알았던 한의사가 어느 날 TV에서 저를 보고는 당장 그 일을 그만두라고 혼을 내더라구요. 그러다 장가도 못 간다구요.”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이었다.||“내 자신이 즐거워야 남도 웃길 수 있어요.” 때문에 그의 인생은 늘 유쾌하다. 잘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항상 웃는 인상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귀엽다는 소릴 자주 듣는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잖아요. 많이 웃고 살려고 노력하죠.”

사진=유영민 기자 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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