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집 ‘프라나’는 음악작업과 밴드리허설에 중점을 두어 13개 트랙을 만들어 내는데 2년, 녹음기간만 10개월이 걸렸다.

키보드를 빼고 내츄럴한 느낌을 강조한 것이 이번 앨범의 특징이다. 여기에 곡마다 80년대의 화려했던 팝록의 선율과 90년대의 얼터너티브록의 개성, 2000년대 모던록의 느낌을 더했다. 특히, ‘살’이라는 곡에서는 인도악기인 ‘시타르(Sitar)’를 사용해 신비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미했다. ||타이틀곡 ‘Cry’는 전반부의 속삭이듯 노래하는 부분과 후렴구의 애절함, 중반부의 웅장함이 마치 한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다. 타이틀을 고르느라 고심한 ‘내귀에 도청장치’는 우리 음악과 대중의 시선을 고려해 대중적 코드에 가장 잘 맞는 ‘Cry’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프라다’는 인도어로 ‘기(氣)’를 뜻한다. “이번 앨범은 ‘내귀에 도청장치’만의 특별한 색깔의 기를 담은 앨범입니다. ‘프라다’로 가슴이 불끈 솟아오르는 에너지를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행에 따라 묻어 가는 것이 아니라 밴드만의 색깔을 표현하기 위해 굳이 장르를 구분 짓지 않았다. 틀에 얽매이는 것은 ‘락’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에서다.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2년이라는 기간을 투자했지만 앨범이 늦어진 데에는 숨은 사연이 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 때문이다. ‘내귀에 도청장치’에서는 ‘스타’를 못하면 왕따 당한다. 특히 ‘정재훈’은 1집 준비 때 유일하게 ‘스타’를 못하는 멤버로 갖은 구박을 받으며 지냈다.

테란으로 ‘스타’를 시작한 그는 벙커를 고치라며 메딕을 강제 어텍 하는가하면 벙커가 공격당할 때 마린이 불타 죽을까봐 전부 밖으로 빼내는 등 황당한 플레이를 일삼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혁에 이은 팀 내 NO2로 급부상했다고.

“질럿이 되는 꿈을 자주 꿔요. 산에 올라가려고 셔틀을 찾기도 하고 커세어 조종사가 되어 오버로드를 사냥하기도 하죠.”

2:2 음료수 내기로 주로 게임을 즐기며 ‘스타’를 하면서 음악작업을 게을리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혁 정재훈 황의준 이주원은 각각 임요환 김동수 강민 홍진호의 열성 팬이다.||■ 이혁(보컬)
이혁(27)은 꼼꼼하고 섬세하며 리더답게 추진력이 강하다. 생각이 자유롭고 의사표현이 확실하다. 별명은 구영탄, 록키. 상대의 특징적인 부분을 캐치해 말투를 흉내내는 재주를 가졌다. 청소년기에 반항심을 표출하고 해소할 수 있는 출구로 강한 락음악에 심취했다.

■ 정재훈(드럼)
정재훈(25)은 단순 무식한 투덜이라 불린다. 순수하며 둔한 감각의 소유자로 귀가 얇은 게 단점. 정이 많고 뒤끝이 없으며 쉽게 감동을 받는 성격이다. 중1 때 교회에서 드럼을 치기 시작하면서 밴드활동을 꿈꿔왔으며 고등학교 때부터 락음악을 시작했다.

■ 황의준(베이스)
황의준(25)의 별명은 모건프리먼과 둘리에 등장하는 ‘마이콜’. 활발하고 유순한 성격으로 팀의 분위기 메이커. 황의준을 통하면 어떠한 관계나 상황도 부드러워진다. 때문에 팀 내 갈등을 순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과장된 손동작, 감탄사의 연발 등 표현력이 뛰어나다.

■ 이주원(기타)
이주원(22)은 털털한 개구쟁이다. 별명은 도우넛. 대부분의 기타리스트들은 성격이 예민하고 모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주원은 서글서글하고 여유 있는 성격. 고교 때부터 청소년가요제에서 수상하는 등 행사 러브콜을 받으며 쏠쏠한 돈벌이를 해왔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