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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 황은정] “방송출연으로 잠시 외도중”

  • 김수연
  • 입력 2004.05.1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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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정이라는 이름 석자 앞에 붙일 수식어가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뮤지컬 배우, 리포터, 개그우먼, 신인탤런트? 그러나 중요한 건 그녀는 방송계가 주목할만한 재목이라는 점이다. 그녀의 가능성을 감지하고 방송계로 인도한 이가 바로 개그맨 김진수.

김진수는 신동엽 표인봉과 함께 뮤지컬 <가스펠>을 연출할 당시 그녀를 만났다. “방송을 해보지 않겠냐고 물으시는데 이 얼굴로 무슨 방송이라며 사양했어요.” 그러나 <가스펠> 공연 중에 신동엽을 보기 위해 공연장으로 몰려든 관객들을 보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KBS 장미의 전쟁 <산장미팅>이 첫 출연작이다. 하나같이 빼어난 미모의 여성 출연자들 사이에서 주눅이 든 것도 잠시, 그녀만의 엽기적이고 코믹스런 행동들로 폭소를 자아냈다. 작가들은 아예 “은정이 넌 장미 받을 생각말고 그냥 웃겨라!”고 주문했을 정도다.

이후 SBS <웃찾사>에 출연해 개그에도 도전장을 내 밀었다. “비록 ‘숨은 그림 찾기’ 수준의 출연이었지만 제 성격에 잘 맞아 즐겁게 일했어요.” 그녀는 <대한개그만세>라는 개그공연에도 참여했다.

그녀의 진가가 발휘된 건 MBC <찾아라 맛있는 TV>에서 ‘대동맛지도’ 리포터로 활약하면서부터다. 개그맨 김진환과의 더블 리포터로 호흡이 척척 맞아 떨어져 스캔들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방 곳곳을 다니며 맛깔스런 음식들을 소개하는 이 코너에서 그녀는 능청스런 연기(?)로 인기를 끌었다.

“인지도가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방송활동을 하면서 인지도를 높히고 언젠가는 다시 뮤지컬 무대로 돌아올 수 있으니까요.” 결국 1년 6개월의 뮤지컬 배우의 길을 잠시 접고 방송으로 그 영역을 넓혀갔다. ||대구가 고향인 그녀는 고등학교 때 연극반활동을 하면서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보수적인 경상도 집안이라 아버지는 물론 목사인 할아버지의 반대가 거셌다. 허락을 받아내기 위해 석 달 동안 어머니께 편지를 썼다. 결국 학교를 결석하고 무작정 가출을 시도해 단 하루만에 허락을 받아냈다.

그녀의 첫사랑은 고2때. 옆 학교 동갑내기 남학생을 짝사랑하던 중 친구에게 졸라 첫 만남이 성사됐다. 안경에 치아 교정기를 한 그녀에게 “안경 벗어봐라! 니 당장 렌즈끼라!”고 말하던 박력 넘치는 모습에 또 한번 반했다.

그러나 사귄 지 두 달만에 어이없는 사건으로 이별했다. “으슥한 골목에서 교복이 구겨질 정도로 격렬한(?) 첫 키스를 하던 중 제 치아 교정기에 입술이 찢겨져 피를 흘리더라구요.” 그 날로 헤어져 두 번 다시 그를 만나지 못했다.||방송에 출연하는 여자연예인들은 하나같이 작은 얼굴의 미인들 뿐. 어머니는 행여나 딸이 기죽을까봐 “우리 딸래미 얼굴이 젤로 커서 화면에 젤로 잘 빈다(보인다)!”며 격려해 주셨다. 현재 황은정은 MBC TV 아침드라마 <열정>에 출연 중이다. 가수를 꿈꾸는 스타일리스트로 가수 테이와 경쾌한 해프닝을 만들어내는 인물.

“뮤지컬 연기가 몸에 익어 자꾸 오버하게돼요. 뮤지컬에서는 목소리와 액션을 크게 취하는데 반해 드라마 연기는 자연스러움이 가장 중요한데 아직 감이 잘 안 와요” 노래는 물론 탭댄스나 플라맹고 등 댄스실력도 일품인 그녀. 기회가 된다면 가수로의 도전도 생각하고 있다.

“가수의 욕심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지만 최종 목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배우가 되는 게 꿈입니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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