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량경(양갱이) : 연기자] “망가지는 연기 자신있다”

  • 김수연
  • 입력 2004.03.01 18:0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녀의 꿈은 개그우먼.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녀는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개그우먼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과감히 서울행을 결심한 것.

집안 사정이 넉넉치 못해 고교 3년 내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당시 개그맨 공채 응시자격이 전문대 졸 이상이었기에 직접 돈을 벌어서 대학에 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3년 만에 1천만원을 모아 인덕전문대에 진학했으나 허탈하게도 그 해 학력제한이 폐지됐다. 대학 1학년 때 코미디 프로그램 방청객 아르바이트를 간 곳에서 컬트3총사의 개그를 보고 개그우먼의 꿈이 더욱 더 확고해졌다.

그러나 의욕만 앞섰던 탓일까? 개그맨 시험에 응시했으나 번번이 참패를 맛봤다. ||대학생활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그녀는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로 결심했다. 첫 직장은 유아 학습지 외판. 서글서글한 성격 탓에 인맥 없이도 좋은 실적을 올렸고 3년 만에 우수 영업사원 상을 수상, 어린 나이에 부장에까지 진급했다.

그러나 그녀의 상승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회식비 등으로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았고 몇 백 만원의 빚을 안은 채 새로이 화장품 외판을 시작했다.

이른 아침에는 지하철역 근처에서 전단지 돌리기, 저녁에는 버스정류장에서 아이스크림 노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다. 몸은 고단했지만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리던 때가 바로 이 시기다.

이후 친구 소개로 평화방송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일하기도 했다. 비록 인형 탈을 쓰고 출연했지만 그녀 생애 처음으로 방송을 탔다.||외판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중 알고 지내던 평화방송 PD로부터 FD 제안을 받았다. 그녀는 출연자의 분위기를 북돋워주는 감초 역할을 했다. 그녀의 꿈이 방송인임을 안 PD가 그녀를 위한 코너까지 만들어주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었기 때문.

2002년 1월. MBC <타임머신> 시청자 배우로 출연기회를 얻었다. 평화방송에서의 경험 덕분에 시청자 배우답지 않은 연기를 선보였다. 1회성 출연이었기에 일단 튀고 보자고 결심한 그녀는 이마로 박을 깨는 연기도 자청했다.

오버연기 때문에 이마에선 피가 흘렀다. 놀란 PD가 병원에 갈 것을 권유했지만 그녀는 “괜찮아요. 문제없어요. 대신 다음에 한번 더 불러 주세요!”라고 대답했다. ||여자라면 누구나 예쁘게 보이고 싶은 법. 그녀도 예외는 아니다. 누군들 20대 초반에 억척스런 아줌마, 할머니, 날나리 여고생, 임산부 역할을 하고 싶겠는가. 그러나 그녀의 생각은 다르다.

“못생기고 특이한 캐릭터가 생기면 꼭 저를 불러 주세요. 재연배우를 하면서 다양하게 많이 망가졌죠. 7~8분 짜리 프로그램에서 저의 개성을 열정적으로 다 쏟아낼 수 있었던 귀한 경험이었어요.”

개그우먼의 꿈을 안고 험난한 서울생활을 해온 지 9년째.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KBS <폭소클럽>에 출연하게 된 것.

“드디어 제 꿈을 이루게 된 것 같아요.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는 일이라면 코미디, 시트콤 가리지 않고 제 끼를 발산하고 싶어요. 특히 이문식 선배님처럼 감초 연기자로 성공하고 싶어요.”

이제 재연배우라는 고정된 이미지 탈피를 위한 그녀만의 노력을 시작한다. 그녀의 꿈인 개그우먼으로서의 성공과 맛깔나는 감초역할로 인정받는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