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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연 : 개그우먼] “나는야 개그계의 몸짱! 엽기 목소리가 최대 무기”

  • 김수연
  • 입력 2004.02.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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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이 쇼킹하게 망가지는 걸 즐겨요.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주변 사람들이 웃어줄 때가 가장 행복하거든요.” 학창시절부터 콤플렉스였던 괴상한(?) 목소리가 이제 그녀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심지어 최근 들어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졌다’는 주변의 반응에 자신감을 얻어 뒤늦게 말문이 틔었다. 이제는 목소리로 먹고사니 목소리 보험을 들어야겠다는 우스갯소리도 스스럼없이 내뱉는다.

“어릴 때 울 부모님이 깜짝 놀랐잖아요. 내 우는 목소리에…” 괴상한 목소리 때문에 내시경 검사도 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머니와 목소리가 비슷해요. 그런데 유전적 영향이라는 의견에 대해 어머니는 ‘죽어도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하세요. 사실 개그맨 기질 또한 어머니에게 물려받았어요.”

1남 1녀 중 장녀인 그녀는 충남 천안 출생으로 부모님은 고향에서 추어탕 음식점을 운영하신다. “인터뷰 때 ‘논골 추어탕’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부모님은 식당 홍보에 한 몫 했다고 더 좋아하시더군요.” ||무용으로 다져진 몸매와 19인치의 잘록한 허리, 매혹적인 눈, 그녀는 어딜 가나 ‘퀸카’였다. 적어도 그녀가 입을 열기 전까지는…. 입만 열면 폭탄취급을 받던 그녀. 방송에서 등장하는 ‘봐봐봐…’도 실제 그녀의 말버릇이다.

대학 때 첫사랑을 만나 2년 6개월 간 열애를 했다. 남자친구는 자칫 트러블이 생겨 싸움을 할 땐 성경책을 읽어주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 그러나 그 역시 그녀에게 상처를 남겨준 장본인이다.

“남자친구 모임에 나가 입만 열면 주변 사람들이 다 도망가요.” ‘창하는 애냐’, ‘도대체 뭐 하는 애 길래 목소리가 저 모양이냐’는 식이었다고.

“이후 남자친구는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꼭 필요할 때 대답하는 것 이외에는 말을 못하게 했어요. 그땐 정말 상처가 컸죠.” 보수적인 성격의 남자친구와는 결국 방송활동이 문제가 되어 헤어졌다.

“이상형요? 날 좋아하는 남자라면 다 좋죠. 우선, 제 목소리를 수용하고 감당해 낼 수 있는 사람이 첫 번째 조건이에요. 그리고 키가 크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남자다운 카리스마, 과묵하고 담배 안 피는 남자……” 당분간은 남자친구 만나기 힘들 듯.(^^)||그녀의 꿈은 현모양처와 국내 최고의 안무가가 되는 것. 22살이 되면 결혼해 자녀들을 키우며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는 현모양처의 꿈은 이미 물 건너갔다. 그러나 안무가의 꿈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리듬체조를 시작해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다. 불가리아 리듬체조 코치로부터 러브 콜을 받았을 정도로 재능은 물론 신체적 조건 또한 남달랐다. 그러나 중학교 때 운수업을 하시던 아버지의 사업 악화로 결국 리듬체조를 포기했다. 현대무용으로 진로를 바꾼 그녀는 장학금을 노리고 지방대에 진학했다.

돈을 벌며 무용을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 끝에 방송 무용을 선택, 2000년 MBC 무용단원에 수석으로 선발됐다. 수 차례 가수 제의를 받기도 했다.

주변사람들에게 “참 특이하다”는 평을 들어 온 그녀는 2002년 개그우먼으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단번에 개그맨 시험에 통과했어요. 무명시절을 겪으며 고생한 분들에 비해 운이 좋은 거죠. 제가 인복이 많거든요.” ||<코미디 하우스>에서 ‘라이브의 여왕’으로의 첫 무대는 MBC방송국을 뒤집어 놓을 정도로 화제를 일으켰다. 백지영의 ‘새드 살사’ 립싱크와 현란한 웨이브를 선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의욕만이 앞서는 듯한 과감한 라이브 실력으로 진가를 드러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열정적이고 엽기적인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예능국 PD들이 모두 모여들어 포복절도할 그녀의 무대를 감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방송이 나간 뒤 ‘엽기가수냐’, ‘어떤 음악 프로에서 볼 수 있느냐’, ‘소속사가 어디고 앨범은 출시되었나’ 등의 문의로 게시판이 북새통을 이뤘다.

그녀가 섹시한 컨셉으로 TV에 등장하자 주변에서는 “원래 노래나 목소리가 엽기적인 건 다 아는 사실이지만 섹시컨셉이 더 엽기적이다”는 반응이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바로 ‘독종’이라는 말이다. 일단 시작한 일에는 끝장을 보는 성격 때문.

“영화배우를 해보고 싶어요. ‘조폭마누라’ 같은 액션배우요. 멜로도 자신 있는데…(웃음)” 개그계의 ‘몸짱’임을 자부하는 그녀가 내년에는 깜짝 놀랄만한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니 기대해 달란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그녀의 새로운 시도에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듯 싶다.

사진 = 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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