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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정 : 신인 탤런트] “연기자 된건 게임쟈키 활동 덕분”

  • 김수연
  • 입력 2004.02.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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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어려서부터 미술, 성악, 피아노, 웅변, 서예, 태권도 등 못하는 게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했다. 이 모든 게 숫기 없고 내성적이었던 그녀를 위한 어머니의 배려였다. 덕분에 학교 대표로 남들 앞에 설 기회가 많아졌고 예능방면의 끼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그녀는 미대진학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1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잡지 모델로 선발됐다. 잡지사 기자가 그녀의 사진을 찍어 전속모델에 응모한 것. 그러나 학교측의 반대로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활동했다. 간간이 잡지모델로 활동하며 꿀꽈배기, 삼성 모니터 CF를 찍은 것이 전부.

이를 계기로 그녀는 고3이 되던 해 과감히 진로를 바꿨다.

대학 진학을 문턱에 두고 미대진학을 포기하고 연극영화과에 가겠다면 폭탄선언을 한 것. 어머니는 10여 년 넘게 해온 미술을 포기하기엔 너무 아깝다며 미대에 진학해서도 충분히 연기활동은 할 수 있다고 그녀를 만류했다.

“어릴 때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잖아요. TV를 보면서 연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많이 망설였어요. 그러던 중 잡지모델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었어요.” 그녀는 01학번으로 상명대 영화과에 진학, 현재는 휴학 중이다. ||“제가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건 모두 2년 넘게 몸담아 온 게임쟈키 활동 덕분이에요.” 지인의 소개로 처음 게임방송 일을 시작한 건 대학 1학년 때다. 공중파 활동으로 바쁜 서민정이 온게임넷 <온라인시티>를 중도 하차해 급하게 대타가 필요했던 것.

“처음 하는 진행이라 실수투성이었어요. 3개월 후 방송이 없어졌는데 저의 어리숙함 때문에 프로그램이 폐지된 것 같아요(웃음)” 당시 담당 PD에게 미안할 뿐이라는 그녀. 이후 그녀에게 데일리로 진행하는 겜티비 <생방송 겜비존> 섭외가 들어왔다.

“1년 가까이 <생방송 겜비존>을 진행하면서 방송 일을 많이 배웠어요. 제게 게임쟈키로서의 역량을 키워 준 방송이죠.” 게임쟈키로 많은 욕심을 부리진 않았다. 여러 개 방송에 겹치기 출연하기보다 방송 하나 하나에 충실했다. 그녀는 가식 없는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의 소유자다.

“처음 만나면 야무지고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보는데 저의 본성을 알게되면 제가 얼마나 덤벙대고 어리버리한 아인지 금새 눈치 채시더라구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자신의 방송에 출연하는 게스트들과 눈조차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숫기가 없는 그녀. 하지만 방송 큐 사인이 떨어지면 무섭게 돌변한다. 이를 두고 방송체질이라 하나보다. ||“하나님의 뜻에 맡기고 매일 새벽 5시에 새벽기도를 다니며 기도했어요.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지만 제가 이 길을 걷게될 운명이 아니라면 아예 떨어지게 해달라고요. 하지만 몇 백 명의 지원자 중 제가 선발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6년 만에 KBS에서 공채 신인 탤런트를 선발한다는 공고를 접했다. 과 친구들이 단체로 응시원서를 제출했지만 결국 4차 관문을 통과한 행운의 주인공은 그녀뿐이었다.

1차 서류심사에 통과하고 2차 연기테스트에서는 대학진학을 위해 잠시 배웠던 마임과 지정대본인 장희빈을 연기했다. 3차 관문은 카메라 테스트를 비롯한 자유연기. 물론 심사위원들의 다양한 주문연기까지 소화해 내야하는 까다로운 관문이다.

“대기실이 온통 울음바다였어요. 모두들 청순 가련형의 눈물 연기를 준비해 왔고 그들과 차별화 되지 않으면 승산이 없을 것 같았어요. 저도 우는 연기에 자신이 있어 밤새 준비했지만 즉석으로 발랄한 표정연기로 바꿔 귀여운 척 깜찍한 척 연기를 했어요.”

급하게 준비한 연기라 오버해가며 굵고 짧게 끝냈다. 이어 특기로는 게임방송 진행 오프닝 멘트를 선보였다. 그녀의 연기를 지켜 본 심사위원이 “진행을 참 잘한다. 아나운서 시험을 봐야겠네”라며 칭찬했다.

그녀의 탁월한 말재주는 응시 후보자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고 연수 중에도 20여명의 최종 선발자 중 단골로 인터뷰 대표가 되기도 했다. “제 꿈이 이루어졌어요. 이젠 게임방송으로 팬들을 만날 순 없지만 대신 좋은 연기로 보답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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