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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개그맨] “개그는 내 인생의 히든카드”

  • 김수연
  • 입력 2003.12.0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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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머리의 원조 개그맨 김병조를 떠올렸다면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토실토실한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웃음, 넉넉한 풍채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양배추가 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다양한 계층의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양배추의 인기비결은 SBS <맨투맨>을 통해 본 심각한 건강상태(?) 때문. 각종 질병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건강보고서 <맨투맨>은 연예인들이 참여해 특별진단을 받아 건강상태를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전 제 몸이 이렇게까지 심각한지 몰랐어요. 평소 그냥 지나치던 것들의 원인을 알아가면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후 그의 건강을 걱정해주는 팬들이 부쩍 늘어났다. 길거리를 지나치던 아주머니들도 “건강은 어떠냐”며 안부를 물어온다.

“무엇보다 내 몸에 대해 알게되어 많은 도움을 받았죠. 또 시청자들이 저를 걱정해 주며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이었습니다.”||“이상형요? 호감을 보이는 여자라면 다 좋죠. 내 일을 이해해준다면 더 고맙겠죠. 하지만 제가 고를 입장인가요? 그저 날 ‘이뻐라~’ 하면 감지덕지죠!”
개성이 넘치는 개그맨 양배추는 나서기를 좋아한다. 다만 여자 앞에서는 유난히 낯을 많이 가린다.

양배추의 본명은 ‘조세호’다. 이렇듯 멀쩡한 이름을 두고 양배추 캐릭터를 설정하게 된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대학 1학년 때 개그맨 시험을 앞두고 영화 <신라의 달밤>을 본 그는 극중 이원종을 보고 파마머리 컨셉을 떠올렸다. 실기시험 전날 과감히 보글파마, 일명 아줌마 파마를 하고 시험장에 나타난 것. 반응은 좋았다.

대상을 수상한 뒤 개그 프로그램에 투입되었을 때 선배 남희석이 ‘양배추’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파마머리와 한 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이름 ‘양배추’. 그렇게 그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잠잘 때 눌리는 것말고는 관리하기도 수월해요. 제가 양배추로 기억되는 동안은 스타일 변신은 없겠지만 군대에 가면 잘라야겠죠?” ||양배추는 1남 2녀 중 막내로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5살 때부터 4년 동안 일본에서 생활했다. 당시 양배추의 우상은 ‘시무라겐’과 일본 애니메이션 주인공 ‘도라에몽’.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개그맨 ‘시무라겐’을 보면서 개그맨을 꿈꿔왔다.

양배추의 별명은 ‘또라이’. 엉뚱하고 특이한 성격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어느 무리에서든 꼭 선두에 나서길 좋아하고 남들을 웃길 때가 가장 행복하다. “누군가가 나보다 더 웃기다고 생각되면 못 견디는 성격인데 아무래도 유전적인 영향이 큰 것 같아요.”

그의 가족이 모이면 한 편의 시트콤이다. 부모님과 두 누나, 외삼촌까지 합세하면 진지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유쾌한 개그천국이 된다고.

양배추는 남을 웃기는 재주 외에 또 하나의 재주가 있다. 바로 게임이다. 일본에서 생활할 때부터 슈퍼마리오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좋아했다.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위닝일레븐 시리즈’와 이중격투기 게임인 ‘프라이드’. 틈만 나면 소속사 연예인들과 플스를 즐기는데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한다. ||학창시절부터 교내 장기자랑을 모조리 휩쓸고 다녔던 양배추는 전주 예원대 코미디 연기학과에 입학했다. 성적이 썩 나쁜 편도 아닌데 굳이 지방대, 그것도 코미디를 전공한다고 하니 처음엔 부모님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그의 오랜 숙원은 오로지 개그맨이 되는 것.

기숙사 생활을 하던 그는 틈만 나면 친구들과 전주 시내로 나갔다. 연기실습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소매치기 역을 맡아 스타킹을 뒤집어쓰고 전주 시내를 달렸다. 길 가던 사람들까지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곤 했다.

“일본에선 가수나 탤런트보다 개그맨의 인기가 더 대단해요.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그는 싫증 나지 않는 편안한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 길을 고집한 이유는 이 길이 내 인생의 히든카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신인이라 현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거라는 걸 확신합니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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