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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몽: '피플크루' 멤버] "엽기 · 발랄 입담이 나의 컨셉"

  • 김수연
  • 입력 2003.09.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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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크루’의 멤버인 MC몽이 최근 방송가의 재담꾼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솔직하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한 그의 입담은 방송사고까지 불사한다.

그러나 솔직하고 다소 거친 그의 엽기적인 행각이 오히려 팬들을 열광시킨다. 방송 관계자들조차 “너 같은 녀석은 첨 봤다”며 경악할 정도다.

이렇듯 마냥 제 멋대로 인 MC몽도 가슴 한 구석에는 과거의 아픈 추억을 담고 있다.||“나도 갑자기 우울해질 땐 울기도 하고 극도로 슬퍼져 잠이 들 때가 있어요.” TV나 실제 생활에서 보여지는 생기·발랄·엽기적인 MC몽이 눈물을 흘리고 슬퍼하는 모습은 도저히 상상이 가질 않는다.

MC몽은 초등학교 때까지 작은 체구에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아이었다. 그러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키가 부쩍 자라면서 그의 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의 그 순둥이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부도를 맞으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된 것도 그가 엇나간 이유 중 하나다. 나이를 속이고 여고생들과 만나기도 하고 오토바이가 타고 싶어 중국집 배달원 일도 했다.

그의 장래희망은 빵집주인이나 목욕탕집 주인.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떼돈을 벌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에서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돈에 대한 유달리 집착이 강했던 것.||학교에 등교하는 날보다 결석하는 날이 더 많았다. 결석했다는 이유로 형에게 몇 시간씩 두들겨 맞아도 그 때뿐. 그의 방황은 쉽게 막을 내리지 못했다.

고등학교 땐 힙합에 흥미를 붙였다. 음악과 춤은 물론 랩을 흥얼거렸고 연예인을 꿈꾸며 매니지먼트사를 찾아다니며 오디션도 치렀다.

부모님은 ‘돈이 있으면 엉뚱한 짓을 한다’며 용돈 한푼 안 주셨기에 손수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연예인의 꿈을 키웠다.

고1 때는 친구와 함께 목욕탕 때밀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목욕탕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고2 때는 두 달 동안 공사장에서 ‘막노동일’을 했다. 그때 지은 건물이 일산 현대백화점이란다.

여름이 되면 강릉·낙산·속초 등 해수욕장을 돌아다니며 민박집 ‘삐끼’로 일했고, 커피숍 종업원에 이르기까지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였다.||드디어 모 기획사에서 앨범을 내주기로 했다. 신화의 멤버인 김동완과 함께 3인조로 음반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지부진해지고 허송세월만 보냈다. 연예인이 되겠다고 발버둥치던 MC몽은 제풀에 지쳐 ‘더러워서 더 이상 못해먹겠다’며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학교에서는 연예인이 된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언제 TV에 나오냐’ 며 묻는 선생님과 친구들 보기에도 창피했다. 그럴수록 더 깊은 방황으로 빠져든 MC몽은 이후 또다시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일신여상 앞에서 스티커 사진 가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 그 때 힙합그룹 ‘피플크루’를 결성한다며 제의가 들어왔다. 꿈에 그리던 가수로 데뷔하게 된 것이다.

당시 ‘피플크루’의 멤버는 10명. 팀의 막내로 맏형들의 구박에 수난을 겪기도 했지만 MC몽은 프로젝트 앨범 <2000 대한민국>에 참여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피플크루 2집 활동을 시작하면서 MC몽에게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케이블 음악채널 m·net의 <What’s up yo> VJ로 활동하게 됐다.

거침없는 말투와 엽기적인 진행으로 케이블 채널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대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공중파의 러브콜이 줄을 이었고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 인지도를 넓히기 시작했다.

친구들 앞에서 웃기는 일은 쉬운데 막상 방송에서는 전문 MC들의 말재간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주눅이 들어 오히려 소극적이 되어 가는 자신을 발견한 MC몽은 대본에 애드립 칠 부분까지 세심하게 메모하기도 했다.

이제는 어떠한 방송에서도 결코 기죽지 않는다. 너무 솔직해서 탈이라는 소릴 들을 만큼 농도 짙은 애드립을 구사해 제작진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일도 다반사. 그러나 팬들에게는 그의 지나친 솔직함이 크게 어필했다.||이젠 원하는 만큼의 돈을 벌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MC 몽은 “3대째 물려받은 빚 갚느라 벌어 논 돈도 없다”며 반박한다. 그러나 수입은 어머니께 고스란히 드리는 효자다. 이제는 돈에 대한 욕심보다 이 만큼 유명해 졌다는 게 큰 재산이라고 말하는 MC몽.

신인 때는 ‘네가 무슨 연예인이냐?’ ‘피플크루가 누구야?’ ‘연예인이 왜 나보다 돈이 없냐?’ ‘길가는 사람들이 너를 못 알아본다’며 비아냥거리던 친구들도 이제 그를 인기 연예인으로 인정해 주기 시작했다.

MC몽은 “아직도 내가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고 말한다. ‘너무 솔직하고 와일드한 성격이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다’며 걱정하는 여론도 없진 않지만 방송생활 5년 동안 그가 터득한 한가지 좌우명이 있다. 그 좌우명은 바로, ‘나는 내 뜻대로 산다’라고...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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