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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탐희: 탤런트] "악역 이미지 벗고 연기에 몰입할 터"

  • 김수연
  • 입력 2003.08.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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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탐희는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탐스런 미소만큼이나 그녀가 자신 있어 하는 부분은 바로 화장기 없는 얼굴. 여자라면 누구나 화장발로 자신의 미모를 한층 더 과시하길 바라겠지만 그녀는 다르다. 짙은 눈썹과 또렷한 이목구비는 화장기가 전혀 없이도 충분히 아름답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누구에게나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지만 한번 열린 마음은 누구보다 깊고 따뜻하다. 특히 <인어아가씨>의 ‘수림’은 실제 그녀에게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모습이다. 혼자 있을 땐 주로 성경 말씀을 읽거나 ‘테트리스’나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을 즐긴다.||“평생 먹을 욕 한꺼번에 다 먹었어요~” MBC <인어아가씨>에서 주왕(김성택)을 유혹해 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는 수림역으로 출연한 이후, 그녀에게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녀는 <인어아가씨>를 마치고 강원도 양양의 시골 교회로 사역을 갔다. 목사님은 그곳 마을 사람들에게 탤런트인 그녀를 소개했는데 동네 할머니들은 따가운 눈초리로 그녀를 쏘아보는 게 아닌가. 누구 한사람 악수를 청하기보다 ‘그렇게 살면 못쓴다’라며 인상을 찌푸리기까지 했다.

그녀의 악역연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KBS <당신 옆이 좋아>에서 문희(하희라)를 괴롭히는 직장 동료로 출연하는 등 이미 악역 전문배우로 낙인찍혔다. 주위에서는 리얼한 연기 덕분이라며 위로했지만 ‘못된 여자’의 이미지로 굳어질까봐 내심 걱정이 앞선다.||박탐희는 2남 3녀 중 셋째 딸로 태어났다. 딸만 둘이라 ‘아들’을 기대했지만 세 번째 역시 딸, ‘박탐희’였다. 아버지는 그녀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않으셨다. 그러나 막내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그녀가 자라면서 차츰 커져갔다.

아버지를 쏙 빼어 닳은 ‘붕어빵’인 그녀는 몸이 많이 약해 병치레가 잦았다. 아버지는 두 남동생보다 그녀를 더 지극히 여기셨고 이를 시샘하는 두 언니의 괴롭힘이 끊일 날이 없었다. 몸이 약한 그녀는 또래 친구들에 비해 마르고 작은 체구였으며 친구들은 그녀를 ‘공포의 이쑤시개’라고 불렀다.

차를 못타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항상 아버지와 함께 학교엘 다녔고 친구들과 소풍을 간 것도 6학년 때가 처음이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는 혼자 버스를 타고 다니는 일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고등학생이 되면서 건강하고 소탈한 성격을 찾게됐다.||박탐희는 12살 때 배우·모델 전문에이전시 MTM에서 실시한 신인연기자 공모에 응시해 1등을 차지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건 중 3때다.

집 근처 맥도날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한국지사에서 최초로 제작하는 CF에 자사 직원 모델로 선발돼 모델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고등학생이 된 그녀는 하이틴 잡지에 등장하는 모델들을 보면서 괜시리 심통이 났다. 모델들이 하나같이 자신보다 못생겼다는 게 그 이유.

그녀는 잡지책을 뒤져가며 가장 많은 글을 쓴 기자에게 “나도 잡지모델을 하고 싶다”며 전화를 걸었다. 기자가 대뜸 “예뻐요?”라고 물었고 당찬 그녀는 “직접 보시면 알아요”라고 답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잡지모델 활동을 시작했고 데뷔 6개월만에 표지모델이 됐다. 이후 그녀는 잡지와 CF모델로 주가를 올리기 시작했고 광고계가 탐내는 모델로 손꼽히게 됐다.||“처음 목표는 연기자였는데 도중에 삼천포로 자주 빠졌죠.” 박탐희는 데뷔 경력만 치자면 중견배우에 가깝지만 사실 그녀가 원하던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꼬박 10년이 걸렸다. 물론 틈틈이 공백기간도 많았다.

모델유망주였던 그녀는 <업타운>의 3집 앨범으로 가수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각종 쇼프로그램 MC와 시트콤연기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그녀에게 ‘전직가수’라는 타이틀은 가장 잊고 싶은 기억. “연기자의 길로 가던 도중 버스를 잘못 탄 것”이라고 말한다.

연기활동을 준비하던 중 소속사의 제의로 잠시 가수로 활동했을 뿐, 그녀의 꿈은 오로지 ‘연기자’였기 때문이다. 혹시 ‘가수가 연기를 한다’라는 말을 들을까봐 자신이 업타운 멤버였다는 사실조차 숨기고픈 심정이라고.||그녀는 신앙심으로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내 자신이 언제나 은혜받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방송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신앙심이 변치않는 것이 가장 큰바람이다.

그 다음은 연기자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굳혀 나가는 것이다. “어떤 연기든 맛깔나게 소화해내는 연기파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학창시절엔 라디오의 매력에 푹 빠진 경험이 있어 라디오 DJ도 꼭 해보고 싶다고.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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