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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령 : 가수] "만능 엔터테이너 보다는 노래 잘하는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

  • 김수연
  • 입력 2003.07.1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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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남들 앞에 나서서 춤추고 노래하길 좋아했어요. 동네 아주머니에게는 인기절정이었죠!” 혜령의 구수한 트로트 한 자락이면 여기저기서 용돈이 쏟아져 나올 정도였으며, 초등학교 때도 학예행사마다 빠지지 않고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재주꾼이었다.

혜령의 이런 끼는 바로 시립합창단 단장까지 하실 만큼 빼어난 가창력을 가진 활동파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한때 가수를 꿈꿨던 어머니는 각종 노래자랑에 참가해 그 상품으로 집안 살림을 늘려갈 정도로 노래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당신이 못다 이룬 꿈을 혜령이 대신했다는 뿌듯함에 그녀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밀어주시는 분도 바로 어머니다. 서태지의 광 팬이었던 혜령은 서태지 콘서트를 보기 위해 부산에서 새벽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기도 했는데 어머니께서 직접 바래다주시곤 했다.

혜령은 고등학교 때부터 성악을 시작했지만 활동적인 그녀에게 고전적인 클래식이 왠지 부담스러웠다. ‘차라리 대중가요를 해볼까’ 도 고민했다.

그녀는 고3때 부산에서 <그리스>라는 뮤지컬 공연을 관람했다. 온몸에 전율이 흐르듯 뮤지컬의 매력에 흠뻑 취한 곧장 연기학원을 등록하고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워왔다.||“그 당시 허탈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지난해 4월 그룹 ‘씨클로’의 리드싱어로 나서 가수로 변신한 섹시스타 정양의 립싱크 파문으로 가요계가 떠들썩했다. 정양은 음반 녹음작업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채 무대에서 입만 뻥긋거린 것. 당시 정양의 측근은 그녀의 립싱크 사실을 인정하고 목소리의 주인공이 데뷔 준비중인 ‘최혜령’임을 밝혔지만 그 외의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후, ‘최혜령’이라는 이름은 잊혀져 갔고 그녀가 데뷔한 이후에도 굳이 ‘정양 립싱크’ 앨범의 실제 목소리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이는 이 같은 이슈로 주목받기보다 당당하게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서였다.

정양의 립싱크 파문의 시작은 국민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던 그녀가 같은 과 친구를 따라 작곡과 작업실에 놀러가면서부터다. 혜령은 그 자리에서 가수제의를 받았고 신인가수 ‘씨클로’의 곡 작업에 참여했다.

비록 TV에 얼굴이 비춰지진 않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었는데... 뒤늦게 자신의 목소리가 립싱크 된 것을 알고 한동안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그 일을 계기로 가수의 길을 걷게 됐으니 어쩌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것일 수도..||“댄스가수들의 무대를 보면 절로 어깨가 들썩여요. 하지만 댄스가수는 가창력과 댄스실력뿐만 아니라 비주얼적인 조건들이 뒷받침 되어야하지만 전...”
그녀는 ‘사진발’이라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듣지만 사진으로나마 예뻐 보일 수 있다는 건 ‘복’이라며 웃어 넘긴다.

혜령은 선천적으로 성대가 약하다. 앨범작업을 할 때도 금새 목이 쉬어 병원 치료를 병행해가며 녹음을 마쳤다. 데뷔 후, 모든 스케쥴을 라이브로 소화하다보니 성대에 무리가 따르는 건 당연한 일. 무대에 올랐을 때 목이 쉬어 뜻대로 목소리가 나와주지 않을 때 가장 속상하다.

혜령은 노래 잘하는 라이브 가수이고 싶다. 요즘은 만능엔터테이너를 선호, 쇼·오락프로그램에서는 노래가 아닌 개인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기에 있어서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끼로 똘똘 뭉친 그녀이지만 쇼·오락프로그램 출연은 자제하고 있다. ‘가수’로 데뷔한 만큼 음악성으로 승부해 얼굴은 잘 알려지지 않더라도 노래 잘하는 가수라는 평을 듣고 싶기 때문이다.||혜령은 활발하고 남자다운(?) 성격. 고무줄을 끊고 달아나는 남학생들을 끝까지 따라가 기어이 응징하고야마는 정의로운 그녀는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여자 후배들의 선물과 편지 공세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선수활동까지 했을 만큼 육상 배구 탁구 배드민턴 등 못하는 운동이 없었고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만능재주꾼이었기 때문에 그녀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만만치 않았다는데...

하지만 남자 앞에만 서면 순종적인 여성상으로 탈바꿈한다. 혜령은 친구들에게 ‘바보’라며 놀림을 받을 정도로 남자친구에게 헌신적인 스타일이다. 타이틀곡 <바보>가 바로 그녀의 주제곡인 셈.

혜령의 첫사랑은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다. 엄밀히 말하자면 짝사랑. 혜령은 중국음식점 딸이었다. 옆집에서는 노부부가 영양탕 집을 하고 있었는데 방학 때마다 부산에 있는 손자가 다녀가곤 했다. 예쁘장하고 귀여운 외모, 뽀얀 피부가 눈이 부실 정도였던 그 사내아이에게 첫 눈에 반해버린 것이다. 또래쯤 되어 보이는 그 친구와 어떻게든 함께 놀고 싶은 생각에 종일 영양탕 집 앞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할아버지·할머니께 협조요청(?)을 구하기도 했다.

그렇게 친해져서 매번 방학 때마다 그 친구와 어울려 놀았다.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꼭 한번 찾아보고 싶은 친구라고.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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