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빈우:탤런트] "만능 엔터테이너가 최종 꿈···MC·가수로도 도전하고파"

  • 김수연
  • 입력 2003.05.26 18:4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마는 지훈 오빨 많이 미워하세요. 당신의 딸에게 실연의 아픔은 준 사람이니 오죽하겠어요?”

이지훈에게로 향한 일편단심, 그리고 실연의 아픔까지... 그녀를 스타덤으로 이끈 프로그램이 바로 KBS 2TV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의 코너인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이다.

이후, 그녀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다음 팬카페 ‘알럽천사빈우(cafe.daum.net/vinwoolove)’의 회원 수는 이미 10만 명에 이른다.

김빈우는 데뷔전부터 가수 이지훈의 팬이었다. 이미지 관리를 위해 애써 속마음을 숨기기보다 털털한 평소 성격에 걸맞게 적극적으로 대시, 과감한 애정표현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결국 이지훈의 최종선택을 받지 못하고 눈물로 마지막 방송을 마쳤지만 끝까지 절개(?)를 지킨 그녀에게 팬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될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김빈우는 어려서부터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끼’가 넘치는 소녀였다. 춤추고 노래하기를 좋아해 중·고등학교 축제 땐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패션모델’이 꿈이었던 그녀는 고 2때 무작정 모델학원으로 찾아가 등록을 마치고 잡지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모델연수를 마친 2001년 11월 슈퍼모델선발대회에 출전한 그녀는 본선 무대에는 올랐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173센티미터의 키로 패션모델의 꿈을 펼치기엔 다소 무리임을 깨달은 그녀는 ‘이젠 뭘 해야하지?’라는 고민에 빠졌다. 점점 짜증만 늘어가고 방문을 걸어 잠근 채 4개월 동안 두문불출했다.

당시 슈퍼모델대회가 끝나고 유명 매니지먼트사나 언론으로부터 끈임 없이 러브콜을 받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패션모델이 아닌 방송 활동을 하더라도 자신을 히든으로 키워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빈우는 3녀 중 막내딸이다. 뒤늦게 아들인줄 알고 낳았더니 또 딸이었던 것. 중학교 때까지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다섯 식구가 단칸방에 생활했다.

부모님은 일하시느라 늘 바쁘셨고 10살 차이가 나는 큰언니도 친구들과 어울리길 좋아해 집에서는 항상 작은 언니와 단둘이 있는 날이 많았다. 작은 언닌 유난히 몸이 약해 오히려 그녀가 언니를 챙겨주기에 바빴다. 지금도 작은 언니가 술을 마시거나 늦게 들어오면 김빈우의 잔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여자들 속에 둘러 쌓여 기 한번 못 펴시는 김빈우의 아버지는 과묵하신 편이다. 요즘도 촬영 스케쥴을 마치고 늦은 시간 귀가하면 ‘누구야? 밥 먹었냐? 자라!’ 딱 세 마디 말만하신다.

“제방은 아침마다 온갖 옷들로 난장판이 되어 있는데 저녁 때 들어가면 깨끗이 치워져 있더라구요. 알고 보니 아버지께서 다 치워 주시는 거였어요.”
평소 무뚝뚝하신 아버지에게서 20여 년 동안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김빈우의 모교인 분당 태원고등학교는 남녀공학이다. 서글서글하고 꾸밈없이 소탈한 성격 탓에 남녀를 불문하고 친구들이 많았던 그녀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일이 가장 신나고 즐거웠다.
시험기간에는 독서실에 간다고 거짓말하고는 친구들과 과일가게에서 수박서리(남학생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망보는 역할?)를 하기도 하고, 자율학습은 ‘땡땡이’치는 날이 더 많았다. 물론 모델학원을 다니던 고2때부터는 공식적인 ‘땡땡이’였다.

김빈우는 늘씬하고 예쁜 친구들로 구성된 멤버들과 늘 함께였고 자신들만의 아지트 만들기를 좋아했다. 상가건물 옥상에 자리를 잡아 조명도 달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고 친구들과 모여 밥도 해먹고 책도 보곤 했다.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더듬어보면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한가지 더 있다. 바로 고등학교 3년 내내 담임이셨던 선생님. 유난히 김빈우를 아낀 선생님은 3년 동안 그녀를 이끌어 주신 분이다. 몰래 그녀를 불러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그녀가 잘못했을 땐 혹독하게 꾸짖어 주신 분이다.

“매를 드시고는 꼭 약을 발라주시곤 하셨어요. 말썽도 많이 부렸는데 항상 따뜻하게 감싸안아 주신 분이시라 늘 죄송하고 감사한 분이세요.”||“지금은 탤런트 김빈우로 불려지지만 앞으로는 전문 MC로도 영역을 넓히고 싶어요!”

MBC 아침드라마 <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에서 가정교사로 열연하고 있는 김빈우. 처음 도전하는 연기라 많이 서툴고 어려웠지만 감독으로부터 ‘빈우 넌 참 잘 건졌다’는 극찬을 들은 이후로는 자신감이 붙었다.

MC가 매력적이라는 김빈우는 가수에도 도전해 보고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춤이라면 자신이 있고 노래실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에서는 극구 말리는 분위기라고.

패션모델의 꿈에 미련이 없는 건 아니다. ‘SFFA’나 ‘서울 콜렉션’ 시즌 때마다 패션쇼 무대에 오르는 모델 친구들을 보면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미련이 남을까봐 아예 패션쇼 현장에 발을 끊은 지 오래다.

“지금은 제 생활에 만족해요. 오히려 패션모델이 아닌 탤런트 김빈우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있구요.” 방송활동을 하면서 변화된 생활 패턴은 그녀의 가치관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다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간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겸손한 마음가짐’이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