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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탤런트] "장나라 오빠가 아닌 진정한 실력자로 인정받겠다"

  • 김수연
  • 입력 2003.05.0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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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은 동생 장나라와는 달리 어렸을 때부터 대중 앞에 나서길 꺼릴 만큼 숫기가 없었다. 학창시절에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아 반 친구들에게조차 있는지 없는지 모를 조용한 학생이었다.

꿈도 소박했다. 초등학교 땐 자전거 페달을 밟고 달리는 ‘집배원’이 되고 싶었고, 중학생이 되어서는 조그마한 시골 분교의 선생님이 꿈이었다. 어려서부터 평화롭고 한적한 시골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나라가 타고난 연기자라면 저는 철저하게 노력에 의해 준비된 연기자라고 할까요?”

동생 장나라는 아주 어려서부터 끼가 다분했고 당연히 ‘스타’가 되리라는 확신을 갖고 자랐지만 장 씨는 달랐다. 물론 아버지의 영향으로 연기의 감각은 타고났을지 몰라도 연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단지 내성적인 성격을 조금이나마 고쳐보려는 의도에서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고 이후,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끼’를 발견하게 됐다.

“나라가 중학생이고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부모님 몰래 둘이서 노래방에 자주 다녔죠. 당시엔 1만원에 40곡이었는데 나라와 전 5천원을 내고 20곡을 불렀어요.”

곱상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목소리가 크고 우렁차서 방송 중에도 가끔 NG를 낸다는 장 씨는 노래를 좋아해 즐겨 부르지만 ‘가수’로의 욕심은 없다. 단지 앞으로 만나게 될 여자친구 앞에서 멋지게 세레나데를 불러줄 작업용으로 실력을 쌓아가고 있을 뿐이라고.||장성원은 불우하고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집안은 연극을 하셨던 아버지로 인해 생계를 꾸려나가기조차 힘들었고 그가 초등학교 때는 아예 3년 간 병석에 누워만 계셨다. 한번 마셨다하면 소주 스무 병이니 병이 안 생길 수가 없었다. 아버지의 병간호와 빚더미에 오른 집안 살림까지 꾸리시느라 하루하루 눈물로 보내시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한 구석이 저며온다.

“그 땐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우리 집도 싫었고 연극을 한답시고 술에 절어 살다가 병까지 얻은 아버지를 보며 실패한 인생이라고까지 생각했었습니다.”

장 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연기학원을 운영하시면서 장 씨네 가족에게 희망이 보였다. 형편이 조금씩 풀려가면서 그토록 원망하고 미워하던 아버지에게 ‘존경심’이라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연극인으로서, 자연인으로서 꿋꿋하게 자신의 영역을 굳혀갈 수 있는 아버지의 그 고집스러움이 존경스럽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터득한 노하우로 나라를 위해 헌신하시고 저만큼 ‘스타’로 만들어 놓으신 거죠.”||나만의 연기 색깔을 제대로 나타냈다는 평을 받은 KBS <광끼>, 장 씨에게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일깨워 준 <용의 눈물>에서 효령대군 연기도 좋은 평을 받았다.

그러나 장성원 씨가 군 제대 후 컴백한 이후로는 ‘연기자 또는 탤런트 장성원’이 아니라 ‘장나라의 오빠 장성원’으로 불려지고 있다.

물론, 국내 최정상에 오른 스타 동생을 둔 대가라고는 하지만 때때로 참담한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 과연 그 동안 연기자로 활동해 온 경력은 베일 속에 가려진 채, 장나라 오빠로 살아가야만 하는가 하는 고민도 했다.

“제 자신이 없어지는 기분이랄까요? 때론 자존심도 상하고 불안해지기도 했어요.”

이후,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고자 연극을 시작했다. 우연한 기회에 게임전문방송의 MC도 맡게 됐다. 그러나 MBC게임의 <포트리스 패왕전> 출연 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또 한번의 참담함을 맛보기도 했다. ‘장성원이 장나라 오빠?’ ‘장나라 덕분에 방송진행 맡았다’는 식의 비난의 글들이 연일 인터넷 게시판을 오르내린 것이다. 결국, ‘나도 필요한 만큼의 값어치를 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달래야만 했다.

“게임방송은 하면 할수록 욕심이 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여서 인지 편안한 마음으로 방송에 임할 수 있고 항상 즐거운 게 게임방송의 매력인 것 같아요.”
장 씨는 앞으로도 연기뿐 아니라 게임방송 MC로서도 진정한 실력자을 인정받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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