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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수:개그맨] "게임은 올바른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 김수연
  • 입력 2003.04.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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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곳으로의 도전을 꿈꾸며 살아온 윤정수는 어려서부터 삶의 목표가 뚜렷했다. 바로, 남들이 말하는 ‘스타’가 되고 싶었던 것.
그저 연예인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아니라 돈과 명예를 한 손에 움켜쥐고 싶었기 때문이다.

윤정수는 ‘성룡’ 같은 영화배우가 돼 유명해지면 돈도 많이 벌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살아왔다. 94년도에 친구들 따라 개그맨 시험에 응시하고부터 그의 인생은 그동안 꿈꿔오던 삶의 목표와 가까워지게 됐다.||지난 3일 KBS 2TV <행복채널>에 출연한 윤정수를 보고 많은 시청자들이 눈시울을 적셨다. TV 속 그의 모습은 늘 유쾌하다. 시청자들에게 해맑은 웃음을 선사해주는 그의 유쾌함 뒤에 크나큰 시련이 있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었다. <행복채널> 출연 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그의 팬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에게로 향한 팬들의 애정은 비단 청각장애인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자 윤정수를 향한 동정심만은 아니다. 사람 냄새 풀~풀~ 나는 그의 진실되고 인간적인 모습이 잔잔한 감동으로 와 닿았기 때문이다. 방송가에서 윤정수의 효심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윤정수의 효심이 지극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의 어머니는 아주 어렸을 때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청각장애를 얻었고 언어장애까지 갖게됐다. 결혼 후, 윤정수를 낳고 일년만에 이혼을 하셨고 그는 어머니와 함께 강릉에 있는 외가댁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상경해 방송활동으로 자리를 잡은 윤정수는 어머니를 모셔와 함께 살고 있다. ||윤정수의 어머니는 온전치 못하신 몸에 2년 전부터 뇌에 생긴 종양 때문에 치매증상까지 보이고 있다. 때문에 윤정수 혼자 몸으로 그것도 방송활동까지 해가며 어머니를 돌보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촬영이 늦어지기라도 하면 방송 중간에라도 꼭 집에 들렀다 와야만 마음이 편하다. 화상전화라도 있다면 모를까 어머니는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기 때문에 전화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어머니의 건망증이 날로 심해져 가스 불을 켜놓고 냄비를 까맣게 태운다거나 수돗물을 잠그지 않아 하루 종일 물이 넘치는 등의 위기만반의 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일찍이 이혼의 아픔을 겪어서인지 어머니의 치매 증상은 벽을 보고 무언가를 한참을 중얼거리시거나 한밤에 벽과 바닥을 두들기시는 등의 행동들이 잦아져 이를 지켜보는 일이 가슴 아프다. 윤정수가 한창 유행시킨 사랑의 총알 쏘기도 사실 어머니에게서 전수 받은 것이다. ||16비트 컴퓨터 시절부터 게임과 친숙했던 윤정수는 한때 게임을 하면서 밤을 새는 일이 낙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특히, 호러게임은 심야에 즐기는 묘미가 있다. ‘바이오 해저드’를 좋아해 매일 밤을 지새던 그 시절엔 엄청나게 살이 찌기도 했다. 밤새 게임을 하려면 체력이 뒷받침돼야 했기에 항상 입에 달고있던 야식 때문이다.

요즘에는 스케줄에 얽매여 좀처럼 게임을 즐길 여유가 없지만 ‘반지의 제왕’ 같은 어드벤처게임이나 스포츠게임인 ‘위닝일레븐’은 잠들기 전 한시간씩 꼭 플레이한다. 플레이스테이션1(PS1)부터 비디오게임 매니아였던 그는 PC게임은 유일하게 ‘스타크래프트’만 한다.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 게임과 실제생활이 엄연히 다르다는 것만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게임이 결코 어른들이 생각하는 만큼 해로운 문화가 아닙니다. 올바른 눈으로 게임을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면 ‘중독’에 빠질 염려도 없으니까요.”||연예계의 마당발 윤정수는 의리의 사나이다. 빡빡한 방송 스케줄 못지 않게 그의 수첩을 장식하고 있는 건 동료들의 대소사. 동료들의 대소사까지 일일이 챙기는 그의 마음 씀씀이가 바로 인간 윤정수를 연예계의 ‘마당발’, ‘의리파’로 규정짓는 이유다.
윤정수가 정의 내리는 ‘의리’나 ‘우정’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기쁨을 함께 나누는 건 쉬운 일이죠. 하지만 정말 힘들고 어려울 때 옆에 있어주는 것이 진정한 ‘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미식가를 자처해온 윤정수는 지난 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레스토랑과 로바다야키를 접목한 퓨전음식점 ‘안(安)’을 오픈하고 사업가로서도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우선은 제 주변 챙기기에 여념이 없지만 좀 더 여유가 생기면 남을 도우면서 살고 싶습니다.”
분주한 삶 속에서도 ‘인생에 대한 여유’만은 잃지 않겠다는 개그맨 윤정수. 그가 나 아닌 타인을 배려하고 아낄 줄 아는 따스한 마음씀씀이도 다 그 ‘여유’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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