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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강:탤런트] "월드컵 4강으로 떴지만 연기력으로 인정받겠다"

  • 김수연
  • 입력 2003.03.3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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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강의 매력은 말 그대로 앵두 같이 앙증맞은 입술. 입가로 살짝 미소라도 지어 보이면 뭇 남성들은 애간장이 다 녹아 내린다. 조막만한 얼굴, 생기발랄한 모습의 그녀가 들어서는 순간, 사무실이 다 환해지는 게 아닌가.

드라마 속에서는 새침하고 도도한 때론 내숭으로 똘똘 뭉친 연기만 주로 해왔다. <인어아가씨>에서 내숭 100단의 ‘진경’ 연기를 리얼하게 해내면서 욕도 먹을 만큼 먹었다.
그러나 사강의 실제 성격은 털털함 그 자체다. 그녀는 저음의 중성적인 목소리와 터프한 성격 때문에 오히려 여성스러워지려고 무던히 애를 쓰고 있다.

보기와는 다르게 힘도 엄청나게 세다며 힘자랑을 늘어놓더니 선뜻 팔씨름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여자에겐 한번도 져본 적 없다며 자신만만하던 그녀가 연이어 두 판을 지고서 비통해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사강은 고등학생이던 1996년에 KBS 특별기획드라마 <머나먼 나라>로 브라운관과 첫인연을 맺었다. 이어 KBS 2TV 미니시리즈 <프로포즈> 출연을 끝으로 홀연히 사라졌던 그녀는 미국 이민생활 중 연기에 대한 욕심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새롭게 연기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베풀 ‘사’ 편안할 ‘강’의 뜻을 붙여 ‘사강’이라는 예명을 사용해 왔고 2002 월드컵을 계기로 이름 덕을 톡톡히 봤다.

“모두가 16강 기원을 외칠 때 저희 소속사에서는 4강 마케팅을 펼쳤어요. 처음엔 4강 진출이 꿈같은 얘기였잖아요.” 월드컵 열기가 무르익고 16강을 달성하면서부터 ‘4강은 바라지도 않는다 8강만 하자!’는 분위기였으나 결국 우리나라는 사강이 부르짖던 ‘4강’의 영광을 달성하게 됐다. 이내 사강의 이름을 ‘준우승’이나 ‘우승’으로 짖지 그랬냐며 핀잔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그녀의 눈부신 미모는 이미 학창시절부터 빛났다. 어느 날 언니가 “넌 좋겠다. 니네 학교 앤데 엄청나게 잘 생긴 애가 널 좋아한다더라”는 얘기를 전했다.
겉으론 도도한 척, 남자한테는 관심도 없는 척 했지만 사실 학교 내 킹카는 죄다 꾀뚫고 있는데 도대체 들어보지도 못한 이름이었다. ‘그 정도로 킹카라면 내가 모를 리가 없지’라는 생각으로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후, 매일같이 전화하는 그 친구에게 항상 틱틱거리기만 했다. 사강은 이미 학교에서 점찍어 둔 남자가 있었다. 멀리서 지나가는 모습만 봐도 가슴이 설레는 그런….
어느 날 사강은 짝사랑하는 남학생을 가까이서 지나치게 됐고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넋이 나간 듯 그 친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00이가 그렇게 좋으냐?”며 물었다.

사강은 깜짝 놀랐다. 짝사랑해온 그 친구가 바로 자신을 좋아한다며 매일 전화를 하던 그 애였다. 사강은 짝사랑해 온 남자애의 이름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등하교 시간에도 항상 붙어 다니며 친해졌다. 마치 순정만화 속 주인공 커플처럼….||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남자친구는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 지난 1년동안 거의 함께 어울려 지냈건만 어린 나이에 이별은 참으로 서글펐다. 3년 밤낮을 눈물로 지새웠을 정도로 애틋했다. 거의 전화통화로만 데이트를 즐겼다. 3년 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남자친구와의 재회를 맞았다.

그러나 순정 만화 속 주인공은 간데 없고 남자가 되어 돌아왔다. 사춘기를 보냈으니 변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 낯설어 한동안 예전처럼 쉽게 다가설 수 없었다. 그녀는 그 이후엔 정으로 2년 간의 만남을 더 유지해오다가 결국 헤어졌다. 떨어져있던 3년의 공백을 극복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7년 간 만나 온 친구인데 헤어지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더라구요. 너무 어렸을 때 만났고 오랜 시간 떨어져 있다 다시 만나게 되면서 ‘사랑’이 아니라 ‘정’이란 걸 깨닫게 된거죠.” 그녀의 이상형은 ‘은까(은근히 까다롭다)’다. 변덕스러운 성격 탓에 시시때때로 이상형이 변하지만 웃을 때 부드러우면서도 남자답고, 수수하면서도 섹시한 그런 남자가 좋다. ||“유치원 때 뮤지컬을 보면서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걸 느꼈어요.” 사강은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자주 뮤지컬을 보러 다녔다. 그래서인지 유치원 때부터 뮤지컬배우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고 어린 나이에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언니와 함께 동화책에 나오는 스토리를 재구성해 부모님 앞에서 연극을 하곤 했다. ‘소공녀 세라’가 대표작. 어린 나이에도 나름대로 뮤지컬 OST를 사서 음악공부도 했다.

사강은 태어나서 노력해도 안 되는 게 딱 두 가지 있다. 바로, ‘요리’와 ‘술 마시기’다. ‘마시면 는다’는 말에 작심하고 덤벼도 봤지만 역시, 술하고는 인연이 아니었다. 요리도 마찬가지. 그러나 운동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자신 있다. 당구는 집중력을 요하는 스포츠라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라는 그녀의 당구실력은 아마추어 당구대회 출전을 생각하고 있을 만큼 수준급.

이밖에 해양스포츠, 카레이싱, 해동검도(1단), 승마, 스키 등 다양한 스포츠에도 능하다. 활동적이고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 때문에 스포츠는 그녀의 취미생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연기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조만간 <흐르는 강물처럼>의 후속 SBS 주말드라마 <백수탈출(가제)>에서 발랄한 여대생으로 인사드릴게요.”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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