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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수:개그맨] "엽기개그로 게임을 파헤쳐보겠다"

  • 김수연
  • 입력 2003.03.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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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수씨는 ‘개그맨’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사실 ‘개그’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재미있는 MC나 재미있는 리포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물론 그의 꿈은 ‘개그맨’으로 성공하는 것이었다.

군대 제대 후, ‘개그맨’으로의 꿈을 확고히 굳혔지만 늦은 출발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고민 끝에 그는 치열하고 냉정한 이 세계에서 현명하게 살아 남을 수 있는 그만의 방식을 찾게됐다. 한방으로 홈런을 바라지 않고 롱런으로 8회 말까지 가자는 계획이다.

“코미디TV 공채 1기로 입사하고 전 76개 전 채널을 다 석권하고 공중파로 뜨겠다고 결심했는데 결국 성공했습니다!” 76개 전 채널에 다 등장했다고 호언장담하는 그의 앞에서 감탄사를 내뱉자 그의 대답은 “잭 필드 광고에 출연했는데 당시 그 광고 안나오는 채널이 없었다”며 실소를 자아냈다. ||학창시절부터 ‘괴짜’로 불릴 만큼 그의 ‘끼’는 다분했다. 기타를 둘러메고 등하교를 하는가하면 여학교 축제 때마다 섭외가 끊이지 않을 만큼 유명했다. 특히, 틈만 나면 대학로에 나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고 언제나 그의 주위로는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다. 개사를 하고 나름대로 나레이션이나 코믹스런 멘트까지 맛깔스럽게 곁들이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대학 때 레크레이션 동아리 활동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레크레이션 강사로도 활동해 온 그는 가수 일기예보 코러스, 건설회사에서 총망받는 대리, 만리포 민박집 운영, 아이디어 상품 판매, 중고자동차 수출업까지 참으로 다양한 직업을 경험해봤다. 또한 어머니 노래교실 강사, 정신병동 레크레이션 강사, 백혈병 환자돕기 자선콘서트 등 그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는 활동들도 끊임없이 해왔다.

그러던 중 그의 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계기가 바로, IMF였다. 건설회사에 다닐 땐 최 단기간 대리진급을 했을 정도로 인정받는 회사원이었다. 회사가 IMF 때문에 문을 닫게 되고 3년 간 몸담아 온 직장을 잃게 되자 그는 그토록 염원해오던 ‘개그맨’의 꿈을 다시 펼치게 된 것이다.||‘테트리스’ 실력 하나는 신의 경지에 다다랐다는 박범수 씨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는 기본이다. ‘리니지’ 레벨은 47이며 최근에는 ‘프리스톤테일’ 재미에 푹 빠졌다.

건설회사를 그만둔 IMF 한파 이후, 그의 게임 실력은 부쩍 늘었다.
당시 국내에서는 서비스되지 않았던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도 미국에 사는 친구를 통해 시디키를 입수해 며칠밤을 새워가며 게임을 즐겼다.

100% 영문판이라 퀘스트 하나를 수행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항상 영어사전을 옆에 끼고 게임을 했고 플레이하는 시간보다 사전을 뒤적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처음엔 혼자서 레벨 올리기에 전전긍긍했지만 이후 미국 교포들과 친해지면서 함께 무리 지어 다니며 작전도 세우는 등 지칠 줄 모르고 게임을 했다.

요즘도 일과가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습관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는다. 특히, 하루 4∼5시간 정도는 베타서비스 중인 새로운 온라인게임들을 접한다.||지난 30여 년간 그가 몸으로 직접 부딪히고 경험한 화려한 과거의 추억들은 그의 방송활동에 있어 소중한 자원이다.
“개그로 방송에 입문했지만 개그 빼고는 다 경험해 볼 생각입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몫이 따로 있는 법, 개그맨으로 성공한 선후배들을 보면 부럽고 존경스럽지만 이젠 제 영역을 새로이 넓혀나갈 생각입니다. 앞으로는 시트콤이나 영화 출연도 꼭 해보고 싶습니다.”

게임방송에서의 입지도 더욱 굳건히 다져나갈 계획이다. 이미 벌려놓은 굿판에서 흥을 돋우기보단 새로이 펼쳐질 굿판에서 자신의 색깔을 입혀나가는 것이 더 좋다는 그는 첫 방송 된 온게임넷 <별난대결! 포3 패왕전>에서 이미 그 진가를 충분히 발산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일색인 게임 방송에서 스타방송만 뜬다는 고정관념을 불식시키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그는 정해진 형식을 탈피하고 엽기적인 형식으로 게임대회를 진행해 눈길을 끈다. 말 그대로 ‘별난대결’이다. <별난대결 포3 패왕전>이 성공을 거두면 다양한 게임들로 별난대결을 시리즈로 이어나가는 것이 박범수 씨의 바람이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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