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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탤런트] "게임기획자 되고 싶다"

  • 김수연
  • 입력 2003.01.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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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인시대> 50회에 나올 장면인데 극중 일본 형사 미와가 자살하는 장면을 보고 많은 걸 느꼈습니다. ‘저런 게 진짜 연기구나’ 하구요. 자살연기 하나에 묻어나는 카리스마와 혼을 담은 듯한 이재용 선배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었구요,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하는 혼신의 연기를 펼쳐보는 게 제 목표입니다.”

탤런트 김정민(27)은 인기리에 방영 중인 화제의 드라마 SBS <야인시대>에서 거지 ‘정진영’역으로 출연 중이다. <야인시대>의 정진영 역은 거지생활부터 김두한의 죽마고우로 훗날 공산주의 주먹의 총수가 되는 인물로, 공산주의자라는 인물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했다.

그 동안 엘리트라는 고정된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무던히 애쓴 김정민은 <야인시대>에서 이미지 변신을 꾀할 생각이었으나 이 마저도 ‘엘리트 거지’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예전부터 공산주의 사상을 가진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야인시대>에서 정진영이란 인물은 2부에서부터 공산주의 앞잡이로 활약하게 되거든요.” ||김정민은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고 공부도 잘했다.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은 고3이 되면서 의사로 바뀌었다. 그러나 컴퓨터를 좋아하는 김정민은 연세대 전산학과에 입학했다. 2학년 때 매니저의 눈에 띄어 연기를 시작한 그는 연기생활로 인해 수업에 빠지는 날이 늘어났다.

컴퓨터를 다루는 과 특성상 친구들과의 격차는 날로 벌어졌고 심지어 진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학업의 어려움을 겪게됐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휴학을 하고 ‘3류 배우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한 우물만 파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이때부터 부모와의 갈등도 심화됐다. 결국 집에서 쫓겨나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연기활동을 강행했다.

“처음엔 멋모르고 시작한 일이죠. 신인 때 제주도로 촬영을 갔던 적이 있어요. 섬 근처 바닷가였는데 분장을 하고 16시간을 버스 안에서 스탠바이를 했었는데 그때 이를 갈았죠. 제가 학업을 포기하고 연기자의 길을 선택한 것도 다 ‘오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김정민은 데뷔 때 깔끔한 마스크와 학벌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KBS 청소년 드라마 <스타트>로 인기몰이를 시작한 김정민은 쇼프로 MC로도 맹활약했다. 하지만 <카이스트>와 <덕이>가 끝나고 준비하는 작품마다 틀어지는 등 고비를 맞게 됐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지?’라며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됐고 연기 하나도 제대로 소화 못하면서 MC 영역까지 탐을 내는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제가 작품을 모니터링 해보니 제가 생각해도 제 연기가 어색하더라구요. 제 자신에 대한 한계에 부딪힌 거죠. 그때부터 예능 쪽으로의 활동을 접고 단대 연영과에 입학했습니다.”

연극과 영화를 체계적으로 공부하면서 연출자나 작가 입장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배웠다.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연기를 보는 새로운 눈이 생겼고 이제야 뭔가 알아 가는 느낌이 들었다. <야인시대> 촬영을 병행한 지난 4학기를 제외한 3학기를 모두 수석을 차지한 그는 이후,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고 그에게 있어 제2의 도약을 시작하게 됐다.||김정민은 어려서부터 몸이 너무 약했다. 그는 부모님도 밖에 나가기만 하면 다치는 아들을 걱정해 집 안에서만 생활하도록 했다. 그렇다보니 집안에서 노는 시간이 많아진 것. 그때부터 아버지께 선물로 받은 8비트 애플컴퓨터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컴퓨터 하나면 안 되는 게 없죠. 제가 좋아하는 게임도 할 수 있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들을 수 있으니깐요.”

방송 일이 참 외로운 직업이지만 컴퓨터 덕분에 전혀 외롭지 않다는 그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켠다. 연대에 다닐 땐 고대와 서강대 연합 레인보우식스 클랜을 결성해 활동한 적이 있다는 김정민은 게임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히어로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를 좋아한다.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영상산업과 애니메이션 부분도 함께 발전해 가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민은 추후 게임기획분야에서 일하고 싶단다. 현재 게임과 애니메이션 관련해 수집해 놓은 데이터베이스도 CD6~7백장 정도에 이른다고. 그는 앞으로 게임시장이 영회시장보다 더 클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블리자드에서 개발한 게임들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는 그는 블리자드가 게이머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블리자드만의 독창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수한 게임개발사라고 극찬한다.

반면 국산게임들은 기획력 부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개발단계에서 좀 더 투자를 늘려 캐릭터나 애니메이션에도 더 많은 비중을 두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닌텐도가 소니와의 경쟁에서 뒤쳐져 부도 직전까지 갔었지만 ‘포켓 몬스터’라는 캐릭터 하나로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아직까지 국내 게임산업은 소재와 기획력의 부족으로 게임산업을 다양한 영역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가 미흡한 점이 늘 안타까울 뿐입니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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