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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지] 게임전문 MC "탱고 리듬에 몸을 맡기면 행복하다"

  • 김수연
  • 입력 2002.10.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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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은·지’ 이름 석자 모르는 사람이 없다. 게임전문MC는 물론 ‘피파’ 프로게이머로도 활동한 경력도 있는 최은지를 위한 인터넷 팬사이트 10여 개 정도로 가입회원만 1만 4천 여명에 달한다. 이쯤 되면 여느 인기 연예인 못지 않다.

게임전문MC로 게임방송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최은지는 공중파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빼어난 미모, 타고난 음색, 7년 간의 방송 경력이 밑받침되어 이제는 더 이상 게임계만의 스타가 아닌 그녀는 〈겜비씨〉의 ‘잊혀진 왕국’, 〈MBC〉 ‘줌인게임천국’, 〈SBS〉 ‘기분전환 수요일’에 출연 중이며 지난 월드컵 시즌에는 〈KBS〉에서 아나운서를 대신해 경기 일정과 결과를 알려주는 일을 맡아 진행하기도 했다.

게임전문여성MC 최은지(26). 그녀의 이름 앞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는 ‘국내 최초’, 내지는 ‘제1호’ 게임전문여성MC다. 그러나 그녀가 처음부터 게임방송 MC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울산이 고향인 그녀는 방송이나 연기를 공부하고 싶었으나 교육자이신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법학도의 길을 선택했다. 어머니 역시 얌전히 대학을 졸업해서 시집 잘 가는 게 여자로서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대학생활 중에도 방송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그녀는 울산 〈MBC〉 리포터 시험에 응시했고 그토록 원하던 방송인의 길을 걷게 됐다.

그녀가 처음 맡은 프로그램은 의학정보를 전달하는 ‘건강도우미’였다. 방송 큐 사인이 떨어지면 능숙한 진행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그녀는 말 그대로 방송체질이었다. 리포터로 출발한 그녀가 전문 아나운서를 제치고 아침 생방송 MC자리까지 떡 하니 차지하는 행운을 거머쥐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용돈이나 벌어 볼 생각으로 경인방송 프리랜서 MC 시험을 치렀고 무난하게 테스트에 통과했다. 보도국 기상 캐스터로 배정을 앞두고 있던 어느 날, 새롭게 ‘열전 게임챔프’라는 게임프로그램이 신설되면서 ‘게임’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 당시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스타)’ 한 두 번 해본 경험이 전부였어요. ‘스타’, ‘피파’,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등 요일별로 각각 다른 게임으로 방송을 해야했기 때문에 우선 게임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죠."

프로게이머들이 모여있는 게임방을 드나들며 ‘스타’를 전수 받았다. 그 밖의 게임들은 인터넷을 통해 길드에 가입하고 길드마스터에게 부탁해 직접 게임을 배우기도 했다. 이후 속속 등장한 게임관련 인터넷 방송국이나 케이블 채널에서 출연 섭외가 쇄도했고 그때부터 게임전문MC라는 신종 타이틀을 얻게 됐다.||고등학교 때 일이다. TV에서 한 연예인이 아르헨티나에서 직접 탱고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보고 부러워했던 적이 있다.

“나중에 남자친구가 생기면 꼭 함께 탱고를 춰야지 하고 생각 했었죠.”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오랫동안 그 바램을 간직해 왔다. 그러던 그녀가 한달 전부터 ‘탱고’를 추기 시작했다. ‘라틴 속으로’라는 인터넷 동호회에서 4.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정식 회원이 된 것.

주 1회 하루 4시간 정도의 강습으로 이젠 웬만큼 파트너와 호흡을 맞출 수 있을 만큼 실력을 쌓았다. 운전 중에 도로가 막혀도 탱고 음악을 틀어놓고 있으면 전혀 짜증스럽지 않다.

“탱고 음악에 몸을 맡긴 채 리듬에 맞춰 춤을 춘다는 게 마냥 신기하고 행복해요.”

댄스화를 신고 탱고를 추는 그 순간은 구름 위를 날아다니는 듯 몸이 가뿐해진다는 그녀는 이제 남자친구를 구해 그 동안 갈고 닦은 탱고 실력을 선보이는 과제만 남은 셈이다.||최은지는 욕심이 많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 나름대로 패션 경향을 짚어보고 컨셉을 정할 만큼 뛰어난 패션감각을 가지고 있다. 웬만한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은 거의 스크랩해 놓고 프로필은 꾀 뚫고 있는 그녀는 스타일만 봐도 어느 디자이너 작품인지 알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패션 관련한 일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무엇보다 그녀가 가장 원하던 일은 바로 라디오 DJ다. 아직은 2년 전 착용한 치아 교정기 때문에 발음이 부정확해 올해 안에 교정기를 빼면 라디오 DJ에 가장 먼저 도전해 볼 생각이다.

“내년엔 언론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도 계속할 생각이구요, 탱고 열심히 춰서 훌륭한 ‘땅게라(스페인어로 탱고를 추는 여인을 칭함)’가 되고 싶어요!”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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