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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개그맨 "프로게이머 겁 안난다. 한판 붙자"

  • 김수연
  • 입력 2002.09.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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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SBS 공채5기로 개그계에 입문한 김준호는 2000년 KBS 2TV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 <코미디 세상만사>로 왕성한 활동을 시작했다.

KBS 개그콘서트에서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 그는 ‘바보삼대’에서 능청스런 바보 연기를 통해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봉숭아학당의 ‘이장님’ 역할은 충청도 출신 김씨의 능청스러움이 진가를 발휘, 막 논을 매다 온 촌스러운 시골 이장의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해 내며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김 씨는 봉숭아학당에서의 이장님 연기를 하면서부터 주변에서 그의 나이를 서른을 훨씬 넘게 본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개그맨이라는 직업을 택한 것을 한번도 후회해 본적 없다는 김 씨. 그러나 때때로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가식적으로 비춰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땐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일주일간 준비한 레파토리가 반응이 썰렁할 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만큼 당황스럽죠. 어떻게든 최악의 분위기를 모면해 보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할 때가 가장 속상해요.” ‘개그’이외에 김 씨 생활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한가지가 있다. 바로 게임이다.

연기면 연기, 개인기면 개인기, 모두를 갖춘 가능성 있는 개그맨 김준호는 개그콘서트 멤버들 사이에서도 이미 ‘카운트스트라이크(카스)’ 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아예 게임을 전혀 모르던 이병진, 이태식까지 ‘카스’ 광팬으로 만들 정도로 그의 위력은 대단하다.

김 씨는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인 강성범, 김대희, 이병진, 이태식을 멤버로 개그콘서트 약자인 GC라는 이름으로 ‘카운트 스트라이크’ 클랜까지 결성했다. 개그콘서트 아이디어 회의는 주 5일 동안 계속 이어진다. 때문에 출연자들은 개그콘서트 팀을 아예 ‘개콘대학교’라고 부른다.

회의가 끝나면 4시나 5시정도. 카스 5인방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KBS 별관 앞에 있는 사이버리아 게임방으로 향한다. 전용석, 선예약, 음료수 서비스 등 이들 5인방을 위한 게임방의 각별한 배려가 엿보인다.

김 씨는 기본이 하루 2시간 정도며, 거의 몇 일 밤을 새다시피 게임을 하고 일을 할 때도 많다. 새벽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로 또다시 게임방을 찾는 열정은 오직 ‘카스’가 있기에 가능하다.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등 다른 게임들도 해봤지만 ‘카스’만큼 매력적인 게임은 없다고 말한다. “우선 고해상도에 그래픽이 뛰어납니다. 게임을 한다기보다 직접 현장에 뛰어든 것처럼 리얼한 박진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카스’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김 씨는 프로게이머로 구성된 ‘카스’ 클랜과 대전을 치르더라도 꼭 승리할 수 있을 거라며 자신한다.||김 씨에게는 사귄 지 1년 6개월 정도 된 두 살 연상의 여자친구가 있다. 연예인을 애인으로 둔 사람이라면 바쁜 스케쥴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쯤은 다들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겠지만 김 씨의 경우는 다르다. 방송 스케줄이 없는 시간엔 거의 게임방을 지키고 있으니 여자친구로서는 불만일 수밖에 없었다.

게임 때문에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기자 김 씨는 여자친구에게 게임을 가르쳤다. “실력이 떨어져 대전 상대는 못되고 깍두기로 끼워서 함께 게임을 합니다.” 김 씨가 그 동안 만나 온 여자친구들은 모두 연상이었다. 왜 굳이 연상만을 사귀느냐는 물음에 김 씨의 대답이 재미있다.

“20대 초반엔 돈이 없어 만났고, 20대 중반엔 연상에 길들여져 만났고, 지금의 여자친구는 이해심 많고 푸근해서 좋아”서란다.

유치하지 않고 작품성이 있는 코미디 영화를 제작해 보고 싶은 게 행복한 웃음의 메신저 김 씨의 꿈이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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