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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성] "게임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 김수연
  • 입력 2002.07.1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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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상치 않은 신인 탤런트 장태성(22)이 스타로의 급부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고등학교 시절 오디션을 거쳐 부산 청소년 극단에 입단했다. 매년 청소년 연극제에서 될성싶은 떡잎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하면서 진정한 연기자로의 꿈을 펼쳤다. “연극은 좋아했지만 방송생활은 아예 꿈조차 꾸지 않았습니다.” 연예인이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저 연기하는 것이 즐거웠고 그의 무궁무진한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무대에서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대학에서 그는 연기뿐만 아니라 연극에 관련된 부수적인 일들을 도맡아 거의 1년 간을 학교에서 생활했다. 조명 셋트를 다루는 일 또한 그의 몫이었다. 그렇게 교내에서도 그의 활약은 두드러졌고 어디를 가든 눈에 띄는 명물이 됐다.
“대학 1학년 때 학과 교수님이 KBS에 모PD를 찾아가 보라고 하시더군요” 교수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치른 장씨는 KBS <학교3>로 브라운관에 첫 선을 보였다. 방송 출연을 부모님에게조차 비밀로 했다는 장 씨는 아직도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게 쑥스러울 뿐이라고 말한다. 영화 <신라의 달밤>에서 이종수의 꼬붕으로 출연한 그는 사투리 디렉터로서의 역할로 경주가 주무대인 영화 에서 자연스러운 경상도 사투리 연기로 한 몫 했다. <신라의 달밤>의 김상진 감독은 스텝 자막에 SD(사투리 디렉터) 장태성을 추가했을 정도였다. 이 후, KBS 2TV <동양극장>과 <햇빛사냥>에 연이어 캐스팅 되면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왔던 그는 SBS 청춘 시트콤 ‘오렌지’를 통해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는 3년 간 사귀어 온 여자친구가 있다고 스스럼없이 얘기한다. 동대 연영과에서도 소문이 자자한 CC라고. 동갑내기인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거침없고 직선적인 성격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녀의 솔직함과 당당해 보이는 모습이 매력으로 다가왔고 이내 마음을 빼앗겼다고. 부산 사투리에 무뚜뚝한 여자들만 겪어왔던 그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애교가 듬뿍 담긴 그녀에게 ‘뻑’ 가 100일을 따라다녔다. 한없이 잘해주고 보살펴줬건만 그녀는 생각해 보겠다는 대답으로 번번이 그의 데쉬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비장한 각오로 그녀의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 00이랑 사귈 수 있게 좀 도와주세요!” 경상도 사나이의 박력 있는 모습에 그녀 역시 항복하고 그의 사랑스런 반쪽이 되어 주었다. 여자친구와 사귀고 있는 중에도 주위에서는 언젠가는 장씨가 차일 것이라며 악담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3년 넘게 이들의 사랑전선은 ‘이상 무!’다. 장 씨가 방송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오히려 여자친구가 차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바뀌었지만 애교 만점 사랑스러운 여자친구자랑을 입이 마르게 늘어놓는 장씨는 3천 궁녀가 부럽지 않다는 표정이다.||<학교3>를 하면서 ‘디아블로2’를 시작했다. 원래 게임을 좋아하는 성격이긴 하지만 친구들과 16시간 이상을 PC방에서 게임만 하기는 처음이라고. 잠도 제대로 안자고 거의 폐인의 경지에 이르자 여자친구와의 다툼도 잦아졌다. 전화 상으로 아이템 현금거래에도 적극 가담했던 그는 카드로 현금서비스까지 받아가며 아이템들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가운 하나에 50만원을 주고 구입한 적도 있다. 그것도 ‘리니지’에 비해 싼 가격이라며 만족스럽게 구입한 것이라고. 더 이상 망가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여자친구에게 굳게 맹세한 그는 ‘디아블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디아블로’를 끊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의 아이템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급하게 정리하느라 반값밖에 못 받았다지만 그 금액은 1백만원 정도. 자신의 결심을 각인시켜주는 의미에서 아이템 판매금액을 여자친구 통장으로 입금시켰다고 한다.
“‘디아블로’는 매달 요금을 지불하는 롤플레잉이 아니라 게임 내 문제점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잦은 서버다운에 결국 밤을 새며 게임을 하게 만들었죠.” 그는 ‘포트리스’ ‘금달’에 ‘스타크래프트’ 실력도 수준급이지만 요즘은 한게임에서 포카나 고스톱으로 게임에 대한 목마름을 달랜다.
“부산에서 몸뚱아리 하나 가지고 서울로 상경해 이 한 몸 연기에 불사를 만반의 준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그는 욕심이 많다. 예전에는 돈벌어서 PC방 사장이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정말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외모에서 풍기는 포근함을 자신의 매력으로 꼽는 장태성은 웃음 속에 철학과 슬픔이 담긴 진정한 배우가 되어 10년 후쯤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는 게 소원이라고. 마지막으로 그는 어머니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며 덧붙였다. “어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빨리 돈벌어 목욕탕 차려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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