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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Punk)밴드 : 노브레인] 한국 펑크 록계는 우리가 접수했다!

  • 김수연 기자 jagiya@kyunghyang.com
  • 입력 2005.03.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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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발랄, 예측불허, 천방지축 제 멋 대로인 멤버들. 테이블 위에 떡 하니 발을 올려놓은 모양새며 제 개성을 살려 삐죽 솟구친 헤어스타일에서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거침없이 괴성을 질러대며 무대 위를 종횡 무진하는 펑크밴드 노브레인. 3.5집 활동으로 분주한 그들을 만났다.

강렬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재무장
“노브레인이라는 이름 때문에 뇌가 없는 멍청한 멤버들의 그룹이라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머리 나쁜 척 하는 천재라고 생각해 주세요. 바보 노릇하는 게 더 힘든 법이죠.(웃음)”

노브레인은 대한민국 인디의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켰다는 평을 얻을 정도로 인디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낸 펑크그룹이다. 단순하면서도 폭발적인 사운드와 분노·저항의 노랫말로 자유분방한 ‘펑크’ 장르를 선도해 나가는 노브레인은 최근 ‘스탠드 업 어게인(stand up again)’이라는 3.5집 미니앨범 활동으로 분주하다. 특히 경쾌하고 힘이 넘치면서 특유의 세련미를 한층 더한 타이틀 곡 ‘넌 내게 반했어’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금까지 노브레인 앨범 중에서 가장 잘나온 앨범이라고 자신합니다.” 이번 3.5집은 다시 일어서자는 노브레인의 소박하고도 강렬한 외침을 담은 앨범이다. 그 동안 노브레인 앨범의 작사를 도맡아 온 보컬 이성우는 매번 비슷한 노랫말에서 탈피, 새로운 시도를 꾀했다.

가사를 만들어 내는데 한계를 느끼던 중 신선한 시도로 지금까지의 노브레인 스타일에서 살짝 빗나간 듯한 ‘넌 내게 반했어’와 ‘나의 락큰롤’이라는 곡을 만들어 낸 것. “처음엔 노브레인답지 않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는데 지금은 새로운 시도가 성공을 거둔 것 같아요.” 여기에 한층 강화된 사운드와 세련된 스타일의 펑크 락을 탄생시키며 만족할만한 3.5집을 탄생시킨 것이다.

개성파 괴짜 4인방의 절묘한 하모니
노브레인에는 아주 제 멋대로 인 개성파 4인방이 모였다. 베이스 정재환(27)이 부모님의 긴급한 호출로 잠시 일본으로 건너갔기에 최근에는 3명의 멤버만이 활동 중이다.

‘불대갈’로 불리는 보컬 이성우(29)는 학창시절, 불량스러운 게 멋있어 보여 제멋대로의 청소년기를 보냈다. 고3 때는 아예 대포(대학포기)를 자처하며 학교에서는 잠만 잤다고. 목에 힘을 주고 껄렁거리며 한껏 불량스러움을 과시하는 게 인생 최고의 멋으로 착각하며 살아 온 그는 21살 때 음악을 알게되면서부터 개과천선(?)했다.

드럼을 담당하는 황현성(27)은 중학교 때만 해도 전교 4등 안에 들 정도로 모범생이었다. 짝꿍의 집에 갔다가 접한 전자기타만 아니었어도 서울대는 거뜬히 갔을 거라며 자신하는 그가 기타리스트가 아닌 드러머가 된 이유는 바로 저주받은(?) 몸매 때문. “어느 날 기타 치는 제 모습을 거울로 봤더니 짜리몽땅한 게 무지 추해서 충격 받았죠.” 당시 늘씬한 몸매에 짝 달라붙는 가죽 바지가 헤비메탈을 선도하는 기타리스트의 전형적인 모습이었기에 그는 과감히 드러머의 길을 택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락카로 온방을 도배하며 그래피티를 즐겨온 기타 정민준은 노브레인의 세션맨이었다. 지난 해 7월 뒤늦게 노브레인의 정식 멤버로 합류한 그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 만큼 큰 그래피티 작품 하나 만들어보고 죽는 게 소원인 괴짜다. 한때 반항아적 기질로 속된 말로 ‘문제아’로 낙인 찍혔던 이들 멤버들이 노브레인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되면서 비로소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억압받는 일상에서의 돌파구 ‘노브레인’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싶은 말도 많은 젊은이들에게 우리의 음악으로 가슴이 뻥 뚫릴 정도의 강렬한 돌파구를 찾아주고 싶어요.”

노브레인의 멤버들 역시 방황과 혼란의 시절을 겪으면서 마음 속 묵은 잡념과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통로로 음악을 선택했다. 노브레인의 공연을 즐기는 대중들에게도 자신의 음악과 함께 잠재된 내면의 욕망을 분출해 내는 장을 마련해 주고 싶은 게 노브레인 멤버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예전에 클럽공연 위주로 활동할 당시에 비해 최근 노브레인의 콘서트 현장을 찾는 팬들의 나이대가 한층 폭넓어졌다. “젊은 층들의 전유물로만 여기던 밴드 공연을 나이 든 세대들도 거리낌없이 즐길 수 있게 된데 대해 기쁘죠. 특히 저희 공연은 무대의 주인공이 따로 없어요. 다함께 뛰고 열광하는 축제라고나 할까요.”

노브레인의 경쟁력은 뭐니뭐니해도 폭발적인 무대매너다. 공연 무대에서 발산하는 에너지만큼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노브레인만의 매력. 노브레인 공연에서 하나가 되어 본 이들이라면 어김없이 그의 팬이 된다. “소리소문 없이 공연해도 몇 천명이 몰려드는 그런 밴드가 되는 게 저희 노브레인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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