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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지후니’ 서지훈의 스타일기 <3>

  • 김수연 기자 jagiya@kyunghyang.com
  • 입력 2005.02.1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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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중앙동에서 원정오락(?) 즐겼다
지훈은 어릴 적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다.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가전제품대리점은 지훈의 신나는 놀이터였다. 하루종일 뜯고 조립하기를 수십 번. 대리점에 한 가득 놓여진 전자제품들은 모두 지훈의 놀이감이었다.

지훈이 7살 때다. 아버지는 지훈에게 가게에서 판매하는 컴퓨터를 선물해 주셨다. 이때부터 지훈의 관심사는 컴퓨터가 되어 버렸다. 컴퓨터 관련 서적을 사다가 독학으로 도스와 베이직을 공부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엔 컴퓨터학원을 다니며 워드자격증도 땄다. 지훈은 나중에 크면 꼭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리라 결심했다.

지훈은 초등학교를 세 번이나 옮겨 다녔다. 안산에 있는 원곡초등학교에 입학한 지훈은 2학년 때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를 가면서 덕성초등학교로 전학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서울 군자초등학교로 옮겨 6학년을 마쳤다. 지훈은 사교성이 좋고 명랑해 잦은 전학에도 적응력이 빨랐고 친구들도 많았다. 태권도를 배우며 품띠를 땄지만 친구들 앞에서는 힘 자랑 한번 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싸울 일이 없었어요. 놀 거리들이 얼마나 많은데 싸울 시간이 어딨겠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서울에 있는 군자초등학교로 전학가면서 부 반장을 맡았을 정도다.

지훈이 안산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집 근처 오락실은 구멍가게 수준이었다. 지훈은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자주 중앙동으로 나갔다. 자전거로 40여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다. 중앙동에 있는 오락실에 가면 당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3D게임들도 즐길 수 있었다.

지훈이 좋아했던 게임은 ‘버츄얼파이터’와 직접 운전대를 잡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레이싱 게임들. “동네 오락실은 100원이지만 중앙동에 있는 오락기는 최고 500원까지 했으니깐 엄청나게 비쌌죠. 자전거를 타고 먼 곳(?)까지 갔는데 달랑 한 두 판 하고 돌아올 순 없었어요”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을 꼬박꼬박 다 모아도 중앙동 원정 오락을 즐기기엔 늘 부족했다. 아버지의 잔심부름을 하거나 어머니 잔돈 주머니에서 동전들을 슬쩍 해서 게임비를 조달했다. 그렇게 돈이란 돈은 짬짬이 자전거에 실어(?) 오락실로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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