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제라’ 개발에 100여명(직간접 참여 포함)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했으며, 올 연말까지 100여억원의 개발비를 쏟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사로서는 게임 개발에 사상최대 인원을 투입했다는 설명이다. 이 핵심에 전유택 개발팀장이 있다. 서울대학교 물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물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전 팀장은 2002년 넥슨에 입사했다. 제라는 그의 첫 작품이다.
■ 10년 역사의 넥슨이 준비한 MMORPG치고는 흥행에서 부족한 느낌이 든다.
≫ 현재 ‘제라’는 완성작이 아니다. 목표를 향해 조금씩 정진 중인 미작이다. 판단은 게임이 완성된 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한가지 확실히 밝힐 수 있는 것은 ‘역시 넥슨이 만든 게임이다’라는 말이 나오게 할 것이다.
■ ‘넥슨 답다’라는 컨셉과 ‘제라’는 괴리감이 있는 것 같은데.
≫ ‘넥슨 답다’라는 것의 정의가 ‘캐주얼’에 치중된 것 같아 안타깝다. 물론 넥슨이 캐주얼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최초의 MMORPG, ‘바람의나라’를 개발한 회사가 넥슨 임을 인지해 줬으면 좋겠다. MMORPG시장에서도 완성된 게임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고 기술력 또한 타 개발사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완성도가 있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넥슨에서 추구하는 게임이고 ‘제라’ 역시 그런 지향점을 가지고 개발 중이다.
■ 유저들의 연령층을 조금 높게 잡은 것 같은데. 타겟 유저는 어떻게 잡고 있는가?
≫ 일단은 15세 이상가로 잡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아니 될 수 있으면 12세까지도 내리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되도록 많은 유저가 쉽게 즐겼으면 좋겠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 중이다.
■ 요즘 MMORPG의 대세로 ‘미들 코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제라’도 그 대세에 편중한 게임인가?
≫ ‘소프트 코어’, ‘미들 코어’, ‘하드 코어’ 3가지 정의가 확실히 정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발사들이 자신의 게임을 특징을 집어내는 과정에서 파생된 말이라고 본다. 구지 ‘미들 코어’를 지향해야겠다고 개발에 착수하진 않았다. 차라리 구분을 꼭 해야 한다면 ‘소프트 코어’에 연출이 플러스된 게임이라고 봐줬으면 좋겠다.
■ 그 동안 해왔던 마케팅과 ‘제라’는 상충된 면이 있을 것 같다. 개발을 하면서 마케팅 부분도 생각을 해봤는가?
≫ 마케팅을 고려했다고 봐야 하나. 개발을 하면서 시장에 대한 수요와 이 게임이 어떻게 컨셉을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긴 한다. 하지만, 그 부분은 나 혼자 고민하고 답을 내는 문제는 아니다. 마케팅 부서에서 훌륭하게 해결해 줄 것으로 믿고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
■ MMORPG의 제2의 부흥기가 온 것 같다. 그 동안 숨죽였던 대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들과 경쟁에서 이길(WIN) 자신이 있는가?
≫ 특별히 시장 경쟁을 의식하지는 않는다. 개발팀 역시 게임들이 나오면, “와 잘 만들었네”, “좋다”라는 반응을 보이지 ‘이 게임과 우리게임이 어떻게 다르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이것이다’라고 규정짓지 않는다. 경쟁은 우리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유저가 결정하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시나리오 측면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던데.
≫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부분이 게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경험을 줄 수 있는 판타지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시나리오는 그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전개되는 내용은 아직 일급 비밀이라 밝힌 순 없지만, 독특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 이 부분만은 놓치지 말고 봐달라 하는 부분이 있다면?
≫ 아직 많은 것이 구현이 안된 상황이다. 완성하면서 어떤 부분은 좋고 어떤 부분은 나쁘겠는가. 그래도 꼭 한가지만, 집어서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앞에서 말한 연출 부분이다. 기존의 MMORPG에서 느끼지 못한 부분을 시나리오 진행 및 연출에서 느끼게 될 것이다.
■ 향후 오픈 베타 일정은?
≫ 아직 모른다. 위에서도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길 원하기 때문에 개발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생각이다.
■ 2차 클베 후 유저들의 불만 사항은 체크하고 고치고 있는가?
≫ 물론이다.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서 새로 다 엎은 시스템도 있고 최대한의 편의를 봐주고 개발에도 참고를 하고 있다.
사진=김은진기자|ejui77@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