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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성인남녀 각각 100명에게 물었다] "크리스마스, 연말 이 게임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5.12.2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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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올 크리스마스에는 꼭 하늘에서 눈이 내리게 해주세요. 크고 딱딱하고 뾰족한.” 솔로들에게 가장 힘든 계절이 돌아왔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는 뉴스보도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여우목도리와 늑대목도리를 외치기도 잠시 거리에 다정스러운 연인들을 보면 저주를 퍼붓는 솔로들. 컴퓨터 앞에서 인터넷을 뒤지며 ‘솔로부대 패러디’ 포스터에 꼬리말을 다는 이들에게도 희망은 있다. 온라인 게임이 그 탈출구. 게임 안에서 만난 여성 혹은 남성과 달콤한 로맨스를 꿈꾸기도 하고 꼭 로맨스가 아니어도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어 연말, 크리스마스가 두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말하는 이 계절 추천게임은 무엇인지 설문을 통해 알아봤다.

설문은 지난 12월 12일과 13일 양일 간 ‘MSN메신져’를 통해 솔로 성인 남녀 각각 100명씩 총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신뢰도 95%에 표본오차율 2.87%이다. 솔로(solo)란 이탈리아어로 ‘단독으로’의 뜻이다. 음악에서 독창 연주 혹은 무대에서 홀로 연기하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이 대중속으로 파고들면서 ‘독신’, ‘애인이 없는 사람’를 뜻하게 됐다. 솔로란 말이 사이버공간에서 크게 유행한 것은 한 사이트에 솔로들의 애환이 담긴 패러디 포스터가 공감을 사면서부터. 연인이 없는 청춘남녀를 뜻하는 ‘솔로부대’는 디지털카메라 포털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의 게시물에서 유래된 유행어를 중심으로 ‘솔로부대’와 ‘솔로당’이란 이름을 내건 카페(cafe.daum.net)만 10개를 넘어서고 있다. 사이버공간에서 솔로들이 말하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난 이런 커플을 보면 정말 짜증난다'
1위 공공장소에서 보기 민망한 스킨쉽을 하는 커플 46%(92명)
2위 버터 바른 음성으로 닭살스럽게 통화하는 커플 21%(42명)
3위 음식점에서 서로 다양한 대화를 하며 서로 먹여주는 커플 13%(26명)
4위 자신들이 닭살스럽다고 인지 못하는 커플 11%(22명)
5위 기타 9%(18명)

첫 번째 설문은 ‘이런 커플들 짜증난다’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솔로들의 울분이 녹아있는 답변들이 많았다. 공공장소에서 진한 스킨쉽을 하는 커플들로 전체 인원의 46%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바퀴벌레’라는 MSN아이디의 학생은 “굳이 저런 진한 스킨쉽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지 의문이 간다”며 “공공장소란 의미를 다시 배워야한다”고 말했다. ‘칸타나’라는 아이디의 직장인 “사랑이란 것이 꼭 표현을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진솔한 사은 정신적 교감이다”고 충고했다.

2위를 차지한 ‘닭살스런 멘트’에 대해서 ‘이쁜쩡아’라는 아이디의 학생은 “그런 통화는 나가서 해도 되는데 꼭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한다”며 “애인이 있다고 자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위는 음식점에서 커플들의 행동에 대한 지적으로 전체 인원의 13%가 대답했다. ‘코나와’라는 아이디를 쓰는 직장인은 “밥을 먹다가도 그런 커플을 보면 식욕이 싹 가신다”고 말했다. ‘KJ’라는 아이디의 학생 역시 “식당도 공공장소임을 인지해야 한다”며 그런 커플은“둘만의 공간에 차단시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위는 닭살을 떨면서도 자신들의 행동에 무지한 커플들이 뽑혔다. ‘연금술사’라는 아이디의 학생은 “뻔뻔한 행동들을 해놓고도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했냐는 식으로 오히려 처다 볼 때 가장 황당하다”고 말했다. 5위 기타 의견으로는 “커플들은 무조건 짜증난다”, “커플티를 입고 사람 많은 곳만 찾아 활보하는 연인들”, “개구리 올챙이 생각 못하는 커플들(자신이 솔로였었음을 너무 빨리 자각하는 커플)” 등의 의견이 있었다.

■ '크리스마스, 연말 이렇게 보낼 것이다'
1위 동병상련, 같은 친구들과 함께 33%(66명)
2위 술과 함께 31%(62명)
3위 온라인 게임과 함께 25%(50명)
4위 가족과 함께 6%(12명)
5위 기타 5%(10명)

‘크리스마스, 연말 솔로로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으로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함께 보내고 싶다’라는 의견이 총 인원 중 66명이 대답해 1위를 차지했다. ‘싸이벌레’라는 아이디의 학생은 “동병상련이라고 같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술을 먹던지, 게임을 하던지 서로를 위로하면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혀니’라는 아이디의 직장인은 “솔로라고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같이 어울려서 의미 있게 보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다”며 “연인들을 위한 날이라고 규정짓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2위는 ‘술과 함께’라는 의견으로 31%가 응답했다. ‘사랄라’라는 아이디의 직장인은 “아직 정확한 계획은 없지만, 술은 꼭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 왜~’라는 아이디의 학생 역시 “크리스마스나 연말 솔로들에게 빠지지 않는 것은 술”이라며 “술자리에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희망했다.

3위는 ‘온라인 게임과 함께’라는 의견으로 총 응답자 중 50명이 뽑았다. ‘똘순이’라는 아이디의 직장인은 “특별한 계획도 없고 친구들도 다 바쁠 것 같아서 집에서 게임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천규’라는 아이디의 학생은 “크리스마스, 연말 게임사들의 이벤트가 풍성할 것”이라며 “애인이 없어도 나에겐 게임이 있다”고 말했다. 4위는 ‘가족과 함께’라는 의견이 6%의 지지를 얻었다. 5위 기타로 “친한 커플들 만남에 따라가서 방해하기”, “사이버 공간에서 솔로부대들이 함께 커플 저주하기” 등의 재미있는 의견이 나왔다.

■ '크리스마스, 연말 이 게임을 추천한다'
1위 카트라이더 28%(56명 -50명 여 -6명 남)
2위 스페셜포스 24%(48명 -40명 남 -8명 여)
3위 로한 21%(42명 -31명 남 -11명 여)
4위 프리스타일 20%(40명 -20명 남 -20명 여)
5위 기타 17%(34명 -3명 남, -11명)

솔로들이 선택한 크리스마스, 연말 게임에서 1위는 카트라이더가 차지했다. 여성 응답자의 50%가 대답한 반면 남성 응답자는 6%로 나타났다. ‘태풍짱 동건짱’이라는 아이디의 학생은 “특별히 게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꼭 한다면 카트라이더를 하고 싶다”며 “웬지 우울할 것 같은 기분을 스피드와 함께 발려버릴 것 같아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삶’이라는 직장인은 “여성으로서 가장 쉽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고 조작감 또한 어렵지 않아 평소에도 카트(카트라이더)를 즐긴다”고 이유를 밝혔다.

2위는 스페셜포스로 남성 응답자가 40%, 여성 응답자가 8%가 선택했다. ‘그루브’라는 아이디의 직장인은 “우울한 연말 스포(스페셜포스)와 함께라면 두렵지 않다”며 “적들은 다 커플로 생각하고 열심히 게임하겠”고 말했다. ‘치키차카’라는 아이디의 학생 역시 “스트레스를 푸는데는 스포만한 것이 없다”면서 “제발 게임 안에 커플들이 들어오길 기도한다”며 개인적 감정을 나타내기로 했다.

MMORPG로 유일하게 ‘로한’이 3위로 뽑혔다. 남녀 선택 비율은 31%, 11%로 나타났다. ‘치루치’라는 아이디의 직장인은 “MMORPG를 즐겨서 하는 편이 아닌데 ‘로한’은 참 정감이 간다”며 “크리스마스, 연말도 이 게임과 함께라면 남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쇼쿄’라는 아이디의 학생은 “PVP 방식도 마음에 들고 연말 비록 혼자지만, 판타지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4위는 ‘프리스타일’이 차지했다. 남녀 선택 비율은 각각 20%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5위 기타 의견으로는 ‘리니지’, ‘리니지2’, ‘와우’ 등 MMORPG가 많았다.

설문조사 결과 솔로 남녀들은 ‘혼자서’보내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사이버상 혹은 게임 내에서라도 누군가와 같이 지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플에 대한 적대심은 있지만, 속내로는 부러워했다. 표본 집단이 적어서 선택된 게임들의 남녀비율이 정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예전처럼 게임이 남성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이번 크리스마스, 연말 게임 안에서 새로운 인연을 기대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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