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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와 소니의 선택

  • 김성진(게임평론가) harang@gmail.com
  • 입력 2011.06.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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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E3는 게임산업의 도약을 다시 한번 알리는 이정표가 될 듯하다. 닌텐도와 소니는 각각 차세대 콘솔 게임기를 발표했고 유수의 스튜디오와 퍼블리셔들은 대작 위주의 라인업을 선보이며 지난 몇 년동안 주춤했던 게임산업에 대한 의혹을 한 순간에 불식시켰다.


이번 E3를 통해 나타난 콘텐츠의 특성은 한 마디로 강력한 액션과 연출의 비약적인 발전이다. 과거엔 일차원적인 공간 활용과 캐릭터의 한정된 움직임이 당연시됐으나 앞으로 이러한 게임 디자인은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될 여지가 더욱 커졌다. 스케일과 공중에 대한 확장성은 연출에 박진감을 불어 넣고 유저의 눈을 현혹시켜 더욱 짜릿한 액션 체감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 같은 콘텐츠들이 온라인에 어떤 형식과 방법으로 접목될 수 있는지 당장 예측하긴 힘들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결국엔 합의점이 도출된다.


또 차세대 게임기의 등장은 매우 주목해야 할 포인트이다. 닌텐도는 Wii U를 들고 나왔고 소니는 PS Vita를 발표했다. 이번에도 양사는 고유의 철학을 유지하면서 여러 경쟁사들의 장점을 흡수해 향후 게임기 시장의 결전을 예고했다.


닌텐도는 TV를 독차지하는 콘솔게임기의 약점을 콘트롤러 자체에 화면을 담는 방법으로 해결했고 소니는 휴대용 게임기의 비약적인 기술적 발전을 선보였다. 소니는 아이폰 등 스마트폰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기의 우위를 선택한 것이다. 어차피 전화기 베이스의 전자제품은 게임기의 성능을 결코 따라 올 수 없다고 만천하에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터치UI가 넘을 수 없는 민감하고 세밀한 조작, 그리고 몇 단계 높은 그래픽으로 무장해 게임 유저에겐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닌텐도는 게임기 자체에 충실하면서 거실과 안방의 권력자 부모님에게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제품을 내놓았다. 매우 뛰어난 발상의 전환임은 분명하나 유저에게 어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차라리 NDS를 들고 다니는 편이 훨씬 편리하지 않을까 싶다. TV를 오고 가며 다른 가족들의 분위기에 맞춰 게임을 마음 편히 즐기기란 어려운 일이다. 게임 유저에겐 화면이 큰 콘트롤러를 들고 다니는 것 보다 작고 편리한 NDS가 유용할 것이다.


이처럼 닌텐도와 소니는 스마트폰의 거센 추격에 각기 다른 해법을 내 놓았다. 닌텐도는 Wii를 강화하고 보완하는 방향으로 잡았고 소니는 미래를 앞서 나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어느 회사의 정책이 올바른지는 먼 미래에 드러날 것이나 두 회사 모두 막강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의 단점을 커버할 능력도 충분히 지니고 있다. 승부가 금세 판가름 날 싸움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거대한 산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번 게임쇼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온라인게임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고만고만한 상태라는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별다른 포지션 혹은 상대적 비중이 계속해서 너무 낮다. 관심은 있으나 본격적으로 진입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식이 아직도 관계자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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