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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 김성진(게임평론가) harang@gmail.com
  • 입력 2011.07.1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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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게임 보다는 오히려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본다. 온라인게임은 오토 프로그램으로 돌리고 다른 창으로는 불법으로 다운받은 영화를 감상한다. 그렇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온라인게임 보다는 편리하고 쉽고 간편하지만 친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한다. 그리고 그러한 유저들의 성향이 오늘 날 중국 온라인 게임들의 색깔을 결정짓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 나라의 PC방 역시 개발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공하고 있다.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게임성을 선호하는 국내 유저들은 어설픈 콘텐츠와 비주얼에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에서 신작으로 이사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매력이 있어야만 한다. 특별한 재미를 찾지 못하면 지금 접속하고 있는 게임에서 벗어날 이유가 전혀 없다. 친구들도 모두 여기에 있는데 혼자 떨어져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선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게임들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 개발자들이 자꾸만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창조하려는 노력도 PC방을 중심으로 한 유저들의 보수적이지만 생각은 매우 진보인 까다로운 눈높이를 맞워야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국내 유저들은 어려운 사람이다.


게임 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다 보면 PC방이 걸림돌이자 디딤돌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PC방을 온라인게임만 즐기는 장소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가면 PC방 문화는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변화지 않는다. 다시 말해 시간이 지날수록 신작의 진입이 어렵다는 소리이다.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는 게임들 외에 신규 런칭을 하는 프로젝트가 성공할 확률은 0%에 근접한다. 하나의 산업으로 보면 투자 가치가 거의 없는 분야가 아닐 수 없다.


또 PC방을 문화 공간으로 창출하고 여러 연령층이 모일 수 있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도록 하지 않으면 정부 규제만 계속해서 심화될 것이다. 지금이야 금연과 셧다운제 등이 이슈가 되지만 후에는 플레이 시간 자체를 논의하게 되지 않을까. 경마장이나 도박장 처럼 신분증을 제시하고 일정 이상의 금액은 결제가 되지 않도록 하게 될 지도 모른다.


사회의 저변을 확대하고 인식 전환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PC방 문화부터 지금과 다르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게임산업의 선두 업체들이 사회에 기부하고 봉사 활동에 참여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정치적 이슈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극히 소수를 위한 눈가림 정책 말이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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