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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제라] 10년을 내다본 넥슨의 비밀병기 제라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2.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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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기간 3년, 제작비 100억, 개발자 80명이 투입된 대작
넥슨의 막강한 유저 DB활용한 성공 가능성 대두

넥슨으로서는 역사적인 순간임과 동시에 넥슨의 10년을 다시 이어갈 대작이 지난 2006년 2월 15일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 해 5월 30일 넥슨의 초대형 비밀프로젝트의 정체가 본지에 의해 단독 확인 된지 9개월만의 일이다. 프로젝트 ‘제라’. 이 게임 하나에 수많은 유저들과 전문가들은 최초 공개된 일러스트만으로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고, 미려한 그래픽에 놀라 일어섰으며, 방대한 퀘스트에 마침내 기립박수를 치기에 이르렀다. ‘넥슨이 만들면 다르다’는 모토에 철저히 부합하며, 기존 이미지에 일대 ‘혁명’과 ‘혁신’을 가할 초거대 프로젝트. 그것이 바로 ‘제라’라는 이름으로 귀결되는 넥슨 버전의 블록버스터 대작이다.

■ 제라 History : ‘제라’의 탄생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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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 | 내용 | 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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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6. | 프로젝트 G(3D | 가칭 ‘이모탈’로 시작, MMORPG제작 전문팀)팀에 의해 기획 | 직관적 인터페이스와 전투, 그래픽에 포커스
2002. 12. | 개발팀 12명으로 개발 착수 | 프로그래머 5명, 디자이너 5명, 기획자 2명
2003. 1. | ‘게임브리오’ 엔진 구입 | 채택이유는 엔진에 대한 | 분석이 용이하며 개발사와의 밀접한 교류 등 장점
2003. 4. | 본격적인 개발 착수 | 이슬기 그래픽 팀장 합류 등 팀 세팅 완료
2003. 12. | 프로토타입 완성 | 기본적인 게임 구현 가능
2004. 6. | 사운드 부문 아웃소싱 블루캡 스튜디오에 위임
2004. 10. | 개발진 인력 보강 및 디테일한 부분에 이르는 게임의 세부기획 완성 | 방대한 기획안 완성
2004. 12. | 1대 다 전투 시스템 완성 | 게임의 전반적인 기본시스템 확립
2005. 1. | 1차 사운드 샘플링 게임에 기본적인 사운드 이펙트 접목(효과음) 및 BGM 삽입
2005. 5. | ‘제라’ 공식 발표 | 게임 개요 공개
2005. 6. | 사운드 작업 완료 | 성우진의 목소리 샘플링 등 모든 사운드의 게임 내 접목
2005. 6. | 1차 클로즈베타 테스트 실시 | 넥슨의 분당 IDC센터를 통해 게임 운영
2005. 8. | 2차 클로즈베타 테스트 실시 | 필드와 기본적인 퀘스트 시스템 등 테스트
2005. 10. | 3차 클로즈베타 테스트실시 | 미로 형태의 건축물, 아름다운 정경을 지닌 호수 등의 새로운 지역이 추가
2006. 1. |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 안정적 서버운영 테스트
현재 | 오픈베타 서비스 진행 | 6. 상반기 중 정식 서비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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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10년을 걸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
‘제라’는 2002년 6월, 프로젝트 G팀에서부터 시작됐다. 개발인력은 단 12명, 3D MMORPG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만 출발한 팀이다. 넥슨의 MMORPG에 대한 집념은 1996년 세계 최초의 머그 게임 ‘바람의나라’를 필두로,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의 한 획을 그었다. 그 후 ‘어둠의 전설’과 ‘아스가르드’ 등 MMORPG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반향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엘리멘탈 사가’와 ‘택티컬 커맨더스’ 등의 게임은 서비스 포기라는 최악의 사태로 치닫을 만큼 넥슨의 자존심은 상처를 받기에 이른다. 오히려 캐주얼 게임의 성공과 함께 ‘넥슨=캐주얼 게임=저연령 게임’이라는 공식이 완성되기에 이른다. 이후 2004년 중순 ‘마비노기’를 통해 MMORPG 개발사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하기는 했으나, 국내 MMORPG시장의 판도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점차 잊혀져 가는 MMORPG의 명가. 결국 ‘바람의 나라’ 이외에는 걸출한 킬러 타이틀의 부재에 다다른 것이다. 이를 타파할 넥슨의 히든 카드. 그것이 바로 ‘제라’다.

■ 등급 위한 게임성 훼손 없다
현재 ‘제라’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5세 이용가’ 버전으로 등급 분류됐다. 이는 몬스터가 죽게될 때 시체가 훼손되는 부분에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 PvP 부분이 접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5세 버전이라는 점은, 자칫 성인 전용 게임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 이 분야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G팀은 이에 대해 ‘게임성을 훼손하면서까지 낮은 등급을 받을 계획은 없다’고 피력하고 실정. 되도록 ‘15세 이용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프로젝트 G팀의 목표와는 무관하게 게임 내 메스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최강 그래픽에 올인
‘제라’는 그 어떤 파트보다 그래픽에 많은 투자를 했다. 전유택 팀장은 “(‘제라’는)그래픽과 전투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밝혔다. 그래픽 파트의 최고 전문가로 통하는 이슬기 그래픽 파트장은 2003년 3월에 합류, ‘제라’의 모든 원화를 직접 디자인했다. 그는 “‘제라’의 그래픽은 ‘아름답다’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극상의 수준을 선보이기 위해 그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라’는 단순히 최신 3D기술을 활용했다는 선언적 차원에서 벗어나, 완성도 높은 비주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캐릭터의 미세한 표정 변화, 움직임부터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 등의 배경에 이르기까지 그래픽적인 면에 있어 조화와 절제 속에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그래픽을 구현해 냈다. 이 뿐이 아니다. ‘제라’의 그래픽은 회화적인 배경과 스타일리쉬한 움직임을 완성해 내기 위해 ‘제라’만의 무드를 만들어 냈고,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제라’의 느낌을 살려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제라’가 선보이는 그래픽만의 강점을 정리하자면 총체적인 완성도로 즐거움을 주는 모던하고 세련된 그래픽, 다양한 ‘미’적 관점에서 접근한 세련된 캐릭터, 장시간의 플레이에도 눈에 피로를 주지 않는 회화적인 배경,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화려함과 통쾌함을 주는 이펙트, 세련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몰입도를 높이는 영화 같은 연출 씬 등을 들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 퀄리티의 그래픽은 배경 일러스트 공개와 동시에 표절 파문으로 확산, ‘제라’의 명성에 먹칠한 바 있다.

게임 몰입 극대화를 위한 아웃소싱
‘제라’의 개발은 분업화를 통해 이뤄졌다. 각기 전문 분야에 충실한 것이 보다 나은 결과물을 도출해낼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제라’의 사운드를 맡은 영화 사운드 전문 제작 스튜디오인 블루캡 스튜디오는 게임 플레이의 재미를 극대화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CG영상, 플레이 영상을 위해서도 별도로 배경 음악 작업을 하여 게임 OST의 가치를 높였다.

OST작업에는 영화 ‘올드보이’, ‘겨울 연가’ 등의 작곡가로 참여한 바 있는 ‘이지수’씨와 영화 사운드 스튜디오의 대표격인 블루캡 스튜디오의 ‘고병욱’씨가 참여하였으며, 서태지 밴드 소속의 ‘PIA’ 등이 함께 하여 게임의 ‘듣는 즐거움’을 키웠다.

‘제라’는 최근 MMORPG들의 음악이 보다 장대하고 더욱 파격적으로 변화해 감에 따라 사운드 부분에 더욱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포스트 모던적인 정서를 보여주는 웅대하고 반항적인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제라’는 겨울연가, 올드보이, 태극기 휘날리며와 안녕, 형아 의 음악 감독인 이지수씨, 체코 프라하 필의 연주, 영국 에어스튜디오에서 믹싱한 대작 OST 는 기본이고, ‘제라’의 플레이 동영상 음악에는 서태지밴드 소속의 PIA가 참여하였다.

‘제라’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때로는 대형 볼룸에서 왈츠를 추고 있는 느낌이, 때로는 마치 홍대 클럽에서 몸을 부대끼며 춤을 추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제라의 사운드는 그만큼 탁월하고 파워풀하다. 젊은이들의 귀를 끌어당기는 맛이 있다.

획기적인 요금제 도입
넥슨의 마케팅 전략 중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정식서비스 후, 요금제 부분. 이미 ‘퀴즈퀴즈’를 통해 국내 최초 부분 유료화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던 넥슨은 이후, ‘마비노기’에서는 새로운 부분 유료화 모델을 선보이면서 국내 게임업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 ‘제라’에서도 새로운 요금체계를 도입해 그 명성을 이어나갈 예정이나 현재까지 확인된 바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적으로 확정된 바에 따르면, ‘제라’가 새롭게 선보일 과금제는 게이머들의 게임 플레이에 다소 부담을 주었던 기존의 정액제 모델과는 전혀 다른 모델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라’의 요금제는 게이머들의 자유로운 플레이를 최대한 보장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화려함을 배가시킬 것이며, 무엇보다도 보다 즐거운 커뮤니티 플레이를 지원하는 등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슈에 초점을 맞추게 될 예정이다.
넥슨 국내 사업총괄 민용재 이사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공개하기는 힘들지만, ‘제라’는 게임 업계에 대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빠르면 3월 이후에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유저 & 전문가군 평가
게임을 테스트 해본 유저들의 반응은 아직 반신반의. ‘제라’만의 큰 특징이 없는 것이 유저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테스트에 참여한 권화경(21)씨는 “플레이를 하면서 제라만의 특징을 꼭 집어 내지 못했다”며 “그래픽, 기획성에서 특출 난 것이 없는 게임 같다”고 밝혔다. 역시 스트레스 테스트를 즐긴 조영백(27)씨는 “그래픽이나 게임구성 모두 기존의 것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제라’만의 장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역시 좀 더 두고 보자는 입장. 게임 평론가 홍석민씨는 “아직 완전한 ‘제라’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업데이트 및 ‘제라’의 강점이 나타나는 시점에서 다시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게임 전문가 정제훈씨 또한 “아직 넥슨표 게임이라는 이지미가 와 닿지 않지만, 큰 반전이 있을 것이다”며 “‘넥슨’의 힘을 믿는다”고 전했다.

■ 현지화 버전 ‘초읽기’
넥슨은 ‘제라’의 기획단계부터 철저히 해외 수출을 염두해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화적인 요소를 비춰보더라도, 동일 버전으로 동서양 유저 모두에게 어필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를 밖에. 이에 넥슨은 ‘이스트’와 ‘웨스트’ 버전을 각각 개발, 동서양 유저들이 모두 호응할 수 있는 2가지 버전의 ‘제라’를 완성할 계획이다. 현재는 동양버전 완성에 매진, 향후 북미와 유럽 유저들이 만족할 만한 게임을 개발할 예정임이 확인됐다.

■ ‘제라’ 개발자 조직도
전유택 팀장(기획 및 프로그램 총괄PM) → 이슬기 그래픽 팀장(원화, 애니메이션, 그래픽 부문 총괄) →박경민 프로그램 팀장(클라이언트, 서버, 프로그램 총괄) /기타 마케팅 부문 넥슨 국내 사업 총괄 민용재 이사

※ 횡적인 구조로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특히, 팀장급들의 포진이 두터워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장점으로는 인원이동이 급하게 이루어줘도 충당이 가능하며 3년 동안 함께 해온 팀장들의 팀웍으로 대부분의 기획을 무리 없이 소화해 가고 있다. 하지만 횡적인 구조로 인해 의사소통 및 결정에 오랜 시간을 요한다. 그로 인해 개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수 있으며 기획추진을 할 때 수직적인 구조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 현재 총 80명 (그래픽파트 60% / 기획파트 20% / 서버 관련 및 프로그래밍 파트 15% / 운영파트 5%)

※ 개발상 조합으로 그래픽 파트 인원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서버 및 프로그래밍과 운영파트의 경우 넥슨의 노하우가 집약된 운영팀이 투입, 안정적인 서비스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 개발노트
‘제라’의 탄생을 알기 위해서는 넥슨의 개발 구조부터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넥슨은 총 5개에 달하는 개발군 내에 개발팀이 포함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들 개발팀들은 새로운 게임을 기획, 개발하며 3개월의 텀을 두고 내부 평가를 받게 된다. 살 떨리는 평가가 연일 이어지는 셈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살아남는 온라인 게임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제라’ 역시 그 중 하나의 프로젝트에 속한다. 오죽하면 전유택 총 개발팀장이 이러한 말을 했겠는가. 3개월만이라도 버텨내는 것이 최초의 목적이었노라고.

'제라’의 SWOT 분석
■ 외부적 요인
+ O(기회)
- 대작 MMORPG의 열풍으로 유저들의 기대 극대화 : 비슷한 시기에 각 개발사들의 대작 MMORPG가 서비스, 유저들의 기대치 최고조
- 이미지 광고를 통한 회사의 인지도 상승 : 지속적인 이미지 광고를 통해 넥슨의 인지도가 기존 게이머를 넘어 일반인에까지 확산. 넥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제라’ 역시 이런 인지도를 업고 상회할 확률이 높게 점쳐짐

+ T(위협)
- ‘넥슨=캐주얼게임’이라는 공식 : 그 동안 서비스 한 캐주얼 게임들의 강세로 ‘넥슨=캐주얼게임’이라는 공식이 유저들의 머릿속에 깊숙이 박혀있는 상황에서 MMORPG의 강세로 전환여부가 불투명
- 베타테스트까지 강한 인상이 없다 : 타 대작 MMORPG와 함께 비교되면서 큰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테스트를 마치고 오픈 베타에 돌입한 점

■ 내부적 요인
+ S(강점)
- 넥슨의 네임밸류 : 국내 2위 게임업체로 이미 수많은 게임들을 개발, 퍼블리싱 한 노하우로 성공적인 게임안착에 든든한 후원자 역할 가능
- 10년 차 MMORPG개발 : MMORPG 10년차 베테랑 개발사로 그 동안의 D/B 및 분석 자료 등 보유
- 넥슨 유저 D/B 극대화 활용 : 1000만 회원 가입 게임만 2개, 넥슨의 유저 D/B는 ‘제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 W(약점)
- 3D MMORPG 경험부족 : ‘바람의나라; ,’어둠의전설’ ,’아스가르드’ 등 클래식 MMORPG를 개발 및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실제 최근 3D MMORPG를 만든 것은 카툰 랜더링 방식의 ‘마비노기’뿐. 3D MMORPG에 대한 취향 및 서비스 부분 경험부족
-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힘의 분산 :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의 양이 워낙 많고 신규 게임에 대한 런칭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라’에 전력을 쏟아 부을 수 있을지 의문

김상현 기자 | AA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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