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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리그 그랜드 파이널 우승SKT] SKT, 통합리그 ‘트리플 크라운’ 등극!!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6.03.0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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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기 리그에 이어 그랜드파이널 우승컵 가슴에 안아
‘T1’에서 프로리그 최강자로 ‘우뚝’

‘T1 행복날개를 달다’ 사상 첫 통합리그인 ‘스카이 프로리그 2005’ 그랜드 파이널이 SK텔레콤 T1(구단주 김신배)의 우승을 장식하며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2월 25일 오후 6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그랜드 파이널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은 ‘이통사 라이벌’ KTF 매직엔스(구단주 남중수)를 4대 2로 물리치며 우승의 영광을 가슴에 안았다. 이로써 SK텔레콤은 전·후기리그에 이어 그랜드 파이널 결승전까지 우승컵을 차지하며 한 해 동안 최고의 메이저 대회인 프로리그 3대 리그를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초 이 날 경기는 SK텔레콤이 프로리그 최강자로 ‘우뚝’ 서느냐, KTF가 ‘무관의 설움’을 털어내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후기리그 부진 이후 그랜드 파이널 포스트 시즌에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 KTF의 드센 반격이 예상된 가운데 양 팀 감독의 엔트리 발표부터 기 싸움이 대단했다. 기선제압을 먼저 당한 쪽은 SK텔레콤. 알 포인트 맵의 최강자 임요환을 선두로 내세운 SK텔레콤은 1세트부터 KTF의 숨겨진 용병 이병민을 상대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승부는 막상막하였다. 이어 벌어진 2세트에서 SK텔레콤은 찰떡 호흡을 과시하는 팀의 막내 고인규-윤종민을 앞세워 KTF의 양대 기둥인 강민-홍진호 조합을 가볍게 쓰러뜨리는 위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3세트에 출전한 최연성은 여유 있게 조용호를 따돌렸으나 4세트에 들어서서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되었다. 경기 직전 상대팀의 모든 엔트리를 다 맞추며 우승의 분위기를 이끌어간 KTF가 SK텔레콤에게 분위기를 빼앗겨 버린 시점은 바로 그 다음 경기부터 시작됐다. SK텔레콤의 ‘악마토스’ 박용욱은 5세트 네오레퀴엠에서 변길섭을 상대로 자신감 넘치는 경기력을 발휘하며 팀의 승기를 가져간 것.

이 기운을 넘겨받은 전상욱-성학승은 말 그대로 ‘누워서 떡 먹듯’ 상대에게 압도적인 물량을 퍼부으며 KTF의 GG를 받아내고 말았다. 마침내 승부를 확정짓는 대형 축포가 터지자 SK텔레콤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감격의 순간을 맛봤다. 반면, KTF는 전기리그 준우승에 이어 다시 한 번 ‘2인자’ 꼬리표를 떨쳐내지 못하고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이번 우승으로 SK텔레콤은 우승상금 5천만 원을 챙겼으며 준우승 팀에게는 천 5백 만 원의 상금이, 3위 팀 GO에게는 8백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한편, 이 날 경기의 MVP는 SK텔레콤의 박용욱이 선정돼 상금 200만원을 거머쥐는 행운까지 누렸다.

■ 스카이 프로리그 2005 그랜드 파이널 결승결과
SK텔레콤 T1 우승 vs KTF 매직엔스
+ 1경기 : <알포인트> : 임요환(T) vs 이병민(T) 승
+ 2경기 : <우산국> : 고인규(T),윤종민(Z) 승 vs 강민(P),홍진호(Z)
+ 3경기 : <러시아워2> : 최연성(T) 승 vs 조용호(Z)
+ 4경기 : <루나더파이널> : 김성제(P),윤종민(Z) vs 이병민(T),조용호(Z) 승
+ 5경기 : <네오레퀴엠> : 박용욱(P) 승 vs 변길섭(T)
+ 6경기 : <철의장막> : 전상욱(T),성학승(Z) 승 vs 박정석(P),홍진호(Z)
+ 7경기 : <네오포르테> : vs

'T1'에서 팀 퍼스트(Team 1st)가 되기까지
2004년 4월 1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국내 최고 이통사인 SK텔레콤의 프로게임단 창단식이 열렸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 최연성, 박용욱 등이 포함된 SK텔레콤 T1이 탄생한 것. ‘T1’은 유일무이한 최고의 팀이라는 '더 원(The One)'과 팀워크를 우선으로 하는 첫 번째 팀이라는 의미의 '팀 퍼스트(Team 1st)'를 내포한 팀명이다. ‘말로만 내세우지 않고 행동으로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T1 주훈 감독의 출사표처럼 창단 2주년을 약 한 달 앞두고 이들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전 소속팀이었던 4U시절부터 T1의 가능성은 충분히 점쳐졌다. 최강의 프로게이머 임요환이 소속돼있는 팀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부족했다. 팀의 수장이었던 주 훈 감독의 면밀한 선수 분석 능력, 최연성, 박용욱, 김성제 등 당시 걸출한 신예들이 속속들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특히 2003년 온게임넷 KTF EVER컵 프로리그 우승에 이어 창단 직전 LG IBM MBC게임 팀리그 우승으로 프로게임단 가운데 가장 먼저 ‘팀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기까지 T1에게도 배고픈 시절은 있었다. SK텔레콤의 팀 창단이 이뤄지기 직전 무소속 게임단으로 활동하던 3개월 동안 팀 해체 위기가 찾아올 만큼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현 프로게이머 가운데 최고의 연봉을 받고 있는 임요환이 은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던 시기도 바로 이 때였다. 창단인가, 해체인가의 극단적인 상황에서 이들이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희망’과 서로 간의 ‘믿음’이었다.

당시 임요환은 창단식 행사장에서 “소속사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주장으로서 팀원들을 어떻게 다독여야하는 지 부담이 컸다”면서 “힘든 현실에 대한 내색 없이 게임에만 몰두해 준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년 4월에는 최연성의 이중계약 건으로 전기리그 출장정지라는 위기가 다시 한번 찾아왔지만 T1은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전기리그 결승전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뒤 주훈 감독은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자만하지 않는다. 최연성 선수의 몫을 나눠가진 선수들의 일치 단결한 모습이 더 새로운 강한 힘을 만들어냈다’ 이것이 바로 ‘팀 퍼스트’로 올라서는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프로리그 그랜드파이널 결승전 이모저모
■ 정치인들 현장 방문 줄이어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을 비롯, 원희룡 의원 등 정치인들의 현장 방문이 눈에 띄었는데. 이 가운데 서울 시장 예비 후보인 맹 의원은 평소 e스포츠에 높은 관심을 표명해왔다. 하지만 맹 의원, 자칫 선거 유세를 위한 방문으로 오해될까 염려한 듯 VIP석이 아닌 일반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 눈길.

■ SKT 연봉 협상 ‘청신호’
프로리그 대회에서만 총 1억 5천만원의 우승 상금을 챙긴 SK텔레콤 T1. 후기리그 우승에 그랜드 파이널 우승까지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는 약 1억 +a. 여기에 비시즌 동안 해외 포상휴가는 물론 재계약 때에도 두둑한 연봉을 기대하라는 게 CEO의 말.
프로게이머 강도경, 공로상 수여
본격적인 경기 시작에 앞서 얼마 전 공식 은퇴를 선언한 프로게이머 강도경의 공로패 수여가 있었다. 이 날 수여식에는 양팀의 대표선수인 임요환, 홍진호 등이 꽃다발을 전하며 동료 선수와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특히 강도경은 ‘팀 우승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해 팬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 경기보다 치열한 양팀 응원전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착석한 양 팀 응원단은 체육관을 뜨거운 열기로 펄펄 끓게 만들었는데. 야구나 축구에서만 볼 수 있었던 치어리더를 대동하는 한편, 각종 치어풀과 응원도구, 응원가를 준비해 경기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Interview] SK텔레콤 T1 주훈감독 | “2006년 목표는 명문구단 ‘T1’ 만드는 것”
■ 우승 소감을 말해 달라.
≫ 최초의 통합리그에서 전·후기를 포함해 그랜드 파이널 우승까지 2005년 시즌을 마무리해서 기쁘고 감격스럽다. 그동안 고생해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회사 측의 배려에 감사드린다. 여기서 끝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지난 프로리그를 되돌아본다면.
≫ 힘들었던 순간이 너무 많아 기억할 수 없을 정도다. 전기리그에서 후기리그로, 그랜드 파이널까지 넘어올 때마다 한 시도 마음을 놓은 적은 없다. 후기리그 초반부에 1승 4패를 기록하며 팀의 위기가 찾아온 적이 있다. 아찔했지만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팀웍을 강조하며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전기리그 결승전을 준비했던 지난 시간이 가장 멋지고 기억에 남는다.

■ 전·후기 우승과 비교한다면.
≫ 그랜드 파이널은 가장 부담스러웠던 경기였다. 전기리그 때는 도전자의 입장이었고 후기리그 때는 삼성전자의 기세가 높았지만 질 것이라는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랜드 파이널 결승 상대로 KTF가 확정되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이미 두 개 대회를 석권했지만 라이벌로 통하는 KTF에게 이번 결승을 지면 전 대회 우승의 의미가 없어질 것 같았다.

■ 2006년 목표는.
≫ 많은 분들이 큰 목표를 너무 일찍 이뤘기 때문에 자칫 허탈감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언젠가 인터뷰 중간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T1이 명문이 되고 누구나 오고 싶어하는 구단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우승을 바라기보다는 ‘팀웍’을 강조하고 선수 간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갖춘 후에 어느 팀과 상대해도 결코 두렵지 않은 T1이 되도록 단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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