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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까프 오즈 프로게임단 창단] 화승, ‘르까프 오즈(OZ)’ 프로게임단 창단!!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06.04.03 09:20
  • 수정 2012.11.2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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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스포츠 용품, 의류 업체인 화승(대표 나은택)이 23일 서울 역삼동 리츠 칼튼 호텔에서 프로게임단 ‘르까프 오즈(OZ)’의 창단식을 가졌다. 이에 화승은 ‘로얄로더’ 오영종을 보유한 Plus팀을 인수, 자사 브랜드인 르까프의 명칭을 따 국내 대표 스포츠 용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e스포츠 마케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IT관련 업체가 e스포츠 분야를 지원해 왔으나 스포츠 용품 업체가 프로게임단을 창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화승은 창단 이전부터 자사 브랜드인 K·swiss를 통해 팀 유니폼과 용품 지원, 듀얼토너먼트 후원등 지속적으로 e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이번 창단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창단식에는 화승의 나은택 대표를 비롯, 문화관광부, 한국 게임산업 개발원 간부 및 한국 e스포츠 협회 제훈호 이사 등 100여명의 정·재계 인사가 참석했으며 선수단과 감독 및 코칭스태프, 11개 게임구단 감독, 대표선수가 한자리에 모여 이번 창단을 축하했다. 선수단 구성은 팀의 수장인 조정웅 감독을 비롯, 한상용 코치, ‘사신토스’ 오영종과 김성곤, 이학주, 김정환, 최가람 등 프로게이머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게임단 운영은 구단주에는 나은택 대표가, 단장에는 르까프 총괄 본부장인 김용기 이사가 각각 맡고 회사의 광고판촉팀이 사무국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팀명인 ‘OZ’는 꿈과 모험을 상징하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따온 것으로 ‘One & Zero’의 약자로 하나와 O(無)을 뜻하기도 한다. 0과 1의 조합인 게임 프로그램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 내듯이 시작은 미약했지만 이루고 싶은 모든 것을 성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포한 이름이다. 또한 진취적이고 활기찬 선수단의 이미지와 모든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르까프 사업부의 전승봉 대리는 “팀 명을 구상할 때 전 직원이 투표방식을 거쳐 4개를 선별한 뒤 구단주와 감독님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번 창단에 대해 350개 전국 직영점 및 사내 직원들의 관심과 호응도가 뜨겁다”고 귀띔했다.

팀 연봉은 조정웅 감독이 3년간 3억 3천만 원을 받게 될 전망. ‘So1스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오영종의 경우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승자에 걸 맞는 대우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선수단 숙소로 반포동에 위치한 건평 110평 규모의 최고급 빌라를 지급하는 한편, 11인승 스타크래프트 밴(시중가 1억원 가량), 선수 성적에 따른 100% 인센티브 지급, 유망선수 발굴·영입 등 연간 15억 원 이상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나은택 구단주는 창단 축사를 통해 “이번에 창단한 프로게임단이 게임에 열광하는 신세대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르까프 오즈의 게임리그 참여로 국내 게임산업과 e스포츠 분야가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르까프 오즈 프로게임단의 공식홈페이지(www.lecafoz.co.kr)는 4월 중순경에 오픈할 계획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신념 아래 ‘오즈의 꿈’ 이뤘다
“어머니, 이젠 단칸방에서 나오십시요.” 창단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조정웅 감독은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식장 어느 곳을 둘러봐도 눈물을 훔치지 않는 사람이 없을 만큼 숙연한 분위기였다. 특히 조 감독이 Plus팀에서 르까프 오즈 팀으로 창단하기까지 어떤 시련을 헤쳐 왔는지 알고 있는 지인들은 그 자리에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작년 12월 29일,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이 봉천동에 위치한 Plus팀 숙소를 찾았다. 국회의원이 e스포츠 선수단 숙소를 찾은 것은 처음. 24평짜리 연립주택에서 9명의 선수들은 우풍과 깨진 창문으로 칼날 같은 바람이 스며드는 추위를 감수하며 게임에 매진하고 있었다. 귀한 손님이 오신다기에 내온 음식은 오렌지 주스와 감귤 한 접시. 10평 남짓한 방에 쭉 들러 앉으니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럼에도 정장을 갖춰 입고 맹 의원을 맞은 조정웅 감독은 그 자리에서 비기업팀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또박또박 언급했다.

“월세 15만원이 없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숙소에 남아있을 선수들을 위해 밤새 아는 선배며 친구에게 돈을 빌리러 다녔습니다. 선수가 없으면 e스포츠도 없습니다.” 11개 팀 가운데 가장 열악한 팀 환경을 지닌 Plus. 2003년, 임요환이 떠난 IS를 접고 Plus란 이름으로 재창단했을 무렵 케이텍을 후원사로 얻어 출발은 순조로왔다. 하지만 케이텍은 6개월 만에 자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스폰을 포기해버렸다. 이후 팀의 성적은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스카이 프로리그 2,3라운드 탈락, 팀 전원 스타리그 본선 진출 실패, 주축 선수의 이적요구 등 2005년 초까지 조정웅 감독은 자신은 감독 자질이 없다고 자책하며 몇 번이고 ‘그만둘까’라고 마음먹었다. 그 때마다 조 감독의 발목을 붙잡는 건 6년이란 시간동안 자신만 믿고 프로게이머에 입문한 선수들이었다. “연습생 단 한 명이라도 제 곁에 남아 게이머의 길을 걷겠다면 이 곳을 떠날 수 없다고 다짐했죠. 다시 한 번만 더 도전해보자는 각오로 작년 한 해를 뛰었습니다.”

그 의지를 조 감독과 함께 다진 한 선수, 오영종이 있었다. 스타리그 4번 시드를 움켜쥐며 내로라하는 스타 프로게이머들을 무섭게 치고 올라온 오영종의 질주는 거침없었다. 마치 짠 듯한 빌드오더, 물량전으로 지친 e스포츠 팬들에게 오영종의 플레이는 신선하기 그지 없었다. 유닛의 적절한 활용, 기발한 전략, 침착한 승부 근성으로 2005년 가장 상대하기 두려운 선수로 상대 선수들이 벌벌 떨었다. 마침내 지난 11월 5일 인천에서 열린 So1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오영종은 ‘테란의 황제’ 임요환을 꺾고 스타리거 최고의 영예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스타리그 데뷔부터 우승까지 한번에 올라간 5번째 로얄로더로 등극한 것.

오영종이 우승을 확정짓자 조감독은 무대 위로 뛰어올라가 선수를 끌어안고 펑펑 울었다. 그의 가슴 속에 응어리 진 ‘단돈 15만원’도, 떠나간 선수들도, ‘단칸방’ 어머니도 한 순간에 녹아내렸다. 이 날 우승으로 최약팀으로 지목받던 Plus는 단숨에 각종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조 감독은 바쁘게 움직였다. 오영종의 이미지 메이킹을 만드는 한편, Plus라는 이름을 통해 팀을 알릴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창단 준비에 몰입했다. 연말에는 네티즌들이 선정하는 네이버 포털 사이트를 통해 e스포츠 최대 이슈로 ‘로얄로더’ 오영종을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위기도 찾아왔다. 어머니의 건강악화, 선수 이탈 등 내외적인 문제가 현실 앞에 직면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진심을 다해 해결하려고 애썼다. 마음이 여려 눈물도 많고 속마음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는 자존심 강한 성격이지만 Plus와 그것을 꿋꿋하게 지켜가는 선수들이 있는 한 다 버릴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이게 제 좌우명입니다. 앞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에 두려움은 없습니다. 몇 번이고 최고가 되고 싶지만 최선이라는 단어 앞에 더 큰 박수를 받을 수 있기에 ‘오즈’의 비상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Side Story] 르까프 오즈 창단 이모저모
① 숨은 공로자, 한빛스타즈 이재균 감독
한빛스타즈 유니폼 협찬을 받았을 때부터 화승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던 이재균 감독. 화승의 기업 이미지와 Plus의 팀 이미지가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던 이 감독은 비기업 게임단 가운데 가장 먼저 조정웅 감독에게 이번 창단의 다리구실을 해줬다. 창단식에서 조 감독은 “이재균 감독에게 연신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이번 창단이 비기업 팀 창단에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며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② 사주대로 ‘딱 들어맞은’ 팀 창단
본 지에서 특별기획을 준비했던 프로게이머 신년 사주를 통해 창단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던 당시 상황을 고려, 게임단 감독 가운데 유일하게 조 감독의 사주를 봤다. ‘2월 안에 창단이 확실시 된다’고 언급했던 사주 선생의 말에 따라 단 하루를 남긴 상태에서 창단 발표가 이루어졌는데. 덧붙여 사주 선생은 조 감독의 올해 운세에 대해 “명장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전투병으로 키워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나무(선수)와 물(감독)이 만나니 이보다 더 풍요로울 순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연 르까프 오즈의 활약이 얼마나 두드러질지 기대되는 대목 중 하나.

③ 화승의 기업정신, 창단의 ‘Plus’ 효과
기업팀 창단이 쉽지 않은 이유는 투자비용과 맞물린 창출효과 때문. e스포츠를 통해 기업이 가져갈 이익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설득하는 것이 조정웅 감독의 숙제였다. 창단 건의를 앞둔 마지막 브리핑을 앞두고 화승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 그 해답이 있음을 깨달았다. 외래 시장이 폭넓게 차지하고 있던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화 제조업체 가운데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섰지만 IMF로 좌절, 다시 일어선 화승의 개척정신을 Plus의 도전정신과 맞물린 것. 비록 ‘스타’로 구성된 팀은 아니지만 ‘스타’로 만들어낼 자신이 있다는 조 감독의 진심어린 각오에 감동한 나은택 대표, 바로 OK 사인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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