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창간3주년 특별기획 Connecting People 6> 2004 게임계 선도한 창조적 엔터테이너 33인 ⑤

  • 윤영진·기자 press@khplus.kr
  • 입력 2004.12.27 22:49
  • 수정 2012.11.27 12:0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윤] 미답의 영역에 대한 과감한 도전
‘한 우물만 파라’. 이 말도 이젠 옛말이다. 빠르게 변모하는 게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저들을 따라가기 보단, 유저들을 이끌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패의 요인 보다는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고, 이를 과감히 실행에 옮길 결단력이 있어야만 한다.

위의 2가지 최소공약수만 마련된다면 판타그램과 같은 성공 신화를 재창조 하는 일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터. 판타그램의 이상윤(33) 사장이 국내 최초의 X박스 타이틀을 개발할 때만 해도 모두들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이 사장은 과감히 도전, 성공을 이끌어 냈다.

전작이 별다른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이미 ‘킹덤 언더 파이어: 더 크루세이더’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의 높은 판매량과 동시에 대한민국 게임대상이라는 상업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쾌거를 이룩했다. 또한 모바일게임으로의 개발과 수출 전선 확대의 성공신화는 이사장의 노력만큼이나 더욱 확대되고 있다.

[권준모] 모바일 최초의 전략시뮬레이션 개발
액션과 퍼즐, 보드 게임 일색이었던 모바일게임에 변혁의 물결이 일고 있다. 그 변혁의 선봉장에 우뚝 선 엔텔리젼트의 권준모(41) 사장. 실제 그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최초의 전략시뮬레이션은 ‘삼국지 천하통일’이 출사표를 던짐과 동시에 단일 게임으로는 가장 많은 수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공에 놀라기에 앞서, 권사장의 성공은 그 동안 모바일게임 시장이 얼마나 협소했는가에 대한, 얼마나 장르의 편식이 심했는가에 대한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기존에 선보였던 대다수의 인기 모바일게임들은 해외 유명 게임들의 단순한 모바일 버전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그러나 ‘삼국지 천하통일’은 명실상부한 국내 창작게임이요, 세계최초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기에 그 성공엔 반가움이 앞선다. 모바일게임장르의 벽을 허물고 한단계 더 높은 획기적인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개발. 개발사가 갖춰야할 기본 자질인 동시에 눈물겨운 노력의 산실이 거둔 승전보가 아닐 수 없다.

[이대영] 국내 최초로 서버다운 단행한 배짱의 달인
국내 온라인게임업계 사상 유래가 없는 서버다운이 감행됐다. 주인공은 이미르엔터테인먼트의 역작 ‘메틴2’. 온라인게임에 있어 서버다운은 생명력을 건 위험한 모험이다. 그것도 15일간의 서버다운. 그를 아는 모든 이들도 반대했다. 게임성이 떨어지면 패치를 통해 게임성을 높이면 될 것이라 만류했다. 밸런스가 문제면 고쳐나가면 될 것이라고 막아섰다.

하지만 그의 뚝심은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이대영(48) 대표. 유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거품이라 단언하고, 실제 고객들이 될 예비 유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 결과, 밸런스나 게임성의 여러 문제들을 확인하게 됐다. 제대로 시작하지 않을 바엔 시작조차 않겠다는 그의 배짱은 결국 서버안정화와 밸런스를 위해 전대미문의 서버다운으로 이어졌다.

비록 그 결과는 좋지 않지만 성공에 앞서, 수년을 서비스할 온라인게임의 게임성을 위해 15일을 과감히 버릴 줄 아는 그의 선견지명식 안목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야 시작일 뿐이라고.

[이한창] 일본시장 역수출로 활로 개척
올드 유저치고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이끌어냈던 ‘싸이쿄(Psikyo)’의 슈팅게임 ‘스트라이커즈 1945’를 모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게임이 일본에 역수출 됐다는 사실을 아는가. 국내 개발사 윈디소프트는 ‘스트라이커즈 1945II’와 ‘건버드+’ 등 총 4종의 게임 컨텐츠를 일본에서 수입, 모바일게임으로 제작해 원제작사인 싸이쿄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해외 컨텐츠를 수입해, 해당 게임의 인지도를 활용한 역수출. 놀라고도 신선한 일임에 틀림없다.

이같은 수출 계약의 성과는 단순한 이식이 아닌, 모바일의 특성에 맞춘 게임성으로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기에 만족도는 배가 된다. 이번 역수출은 작게는 윈디소프트가 향후 해외 수출의 기반을 다지는 주춧돌로서, 크게는 국내 게임계가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도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한창(41) 사장의 세계를 무대로 한 역수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전현] 유저 권익 외치는 온라인소비자연대 대표
유저들은 결코 봉이 아니다. 게임업체의 실질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는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게임업체의 실수에 의해서건, 게임의 프로그램 오류에 의해서건 상용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유저의 권익이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이제는 유저를 무시한 듯한 처사는 상당부분 사라질 전망이다. 게임업체의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일어 선 전현(32) 대표와, 그리고 뜻을 같이한 120명의 유저들이 함께 온라인소비자연대를 만들고 유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5월 14일 국내 대표적인 게임업체의 운영 서비스에 대한 부당성 등을 골자로 한 내용증명서를 발송했고, 현재는 해당 게임업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잘잘못이나 결론에 앞서, 스스로의 권익을 보호하고 나아가 게임업체에는 일침을 놓는 이들이야말로 전체적인 게임업계의 발전을 가져올 토대가 됨을 구태여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 “우리에게 시련은 없다”
2004년 한해 동안 게임업계에도 수많은 사건들이 발생했다. 개중에는 물욕으로 인한 업체간 반목이나 갈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몸소 펼쳐보이는 봉사활동의 아름다움과 국내 개발업체들의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도전, 모바일게임의 도약 등 미소짓게 만드는 다양한 사건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수많은 사건의 이면에는 시련을 극복하고, 새로움에 대해 도전한 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 날의 게임계는 이 만큼 발전했고, 이들의 노력을 초석으로 또 저만큼 발전할 것이다.

게임업계를 이끈 리더들. 그들이 강조하는 것은 많지 않다. 당장의 결과물이 없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 것. 그리고 결코 도전엔 조건이 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끊임없는 노력이다. ‘하면 된다’고 했던가. ‘할 수 있다’고도 했던가. 그 일례는 위에 열거한 33인과, 더욱 많은 게임계를 이끈 인물들이 보여준 결과물에서 충분히 확인하고도 남음에 있지 않을까.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