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호] 게임에 SF장르 도입한 첫 성공신화
모두들 가망 없다고 말했다. 국내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MMORPG시장. 하지만 기존의 성공작들은 2가지 중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판타지와 무협류라는 게임의 배경이 그것. 물론 새로운 도전들도 적지 않았지만 대부분 개발을 중단하거나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미 실패가 검증된 시장.
하지만 CCR 윤석호(30)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게임의 배경보다는 게임성에 성공의 키워드를 맞추고, 신선함을 원하는 유저들의 성향을 파악, CCR의 모든 것을 건 모험을 감행한다. 그리고 그의 판단은 결과론적으로 옳았음이 입증된다.
SF블록버스터 ‘RF온라인’이 소위 대박을 쳤기 때문만이 아니다.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주요 3개국에 1,05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하는 쾌거를 연출했기 때문도 아니다. 무협과 판타지 일색이었던 국내 시장에 SF라는 신장으로에 대한 개척과 동시에, 고정관념에 대한 정면도전이었기 때문이다.
[박진환] 모바일게임의 한계 극복한 최초의 정액제 시행
모바일게임의 혁명이 일어났다. 바로 네오위즈의 박진환(33) 대표가 일으킨 무한정액제라는 이름의 돌풍이 그것. 네오위즈는 지난 11월 14일 SK텔레콤과 함께 자사가 개발한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 ‘피망 맞고’에 국내 최초의 무한정액제를 도입했다.
부담이 적은 월 2천원의 정액제. 이에 대해 모바일 게이머들은 이번 네오위즈의 결정에 환영 이상의 전폭적인 지지를 하고 있다. 내장형이나 다운로드 방식이 아닌 왑(WAP) 형식의 모바일게임은, 정보이용료라는 거대한 벽으로 인해 그 동안 유저들이 게임에서 얻는 즐거움보다 부담감이 앞서왔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히 정보이용료의 월 정액제뿐만이 아니라 데이터 패킷 사용료까지 통합한 과금체제를 도입할 계획인 만큼, 향후 수많은 모바일게임들을 무한정액제로 방향을 선회시킬 첫 신호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박사장의 정액제 바람이 태풍 이상의 즐거움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정영희] 신념 하나로 자존심 회복한 옹고집의 여왕
“소프트맥스도 이제 한물 갔지”. PC패키지로 제작된 롤플레잉 게임 ‘창세기전’의 신화로 국내 게임사에 한획을 그었던 소프트맥스. 하지만 얼마 전까지 그저 한물간 1세대 개발사로 분류될 만큼 난항을 겪어온 것이 현실. 야심차게 기획, 개발한 ‘창세기전’의 정통 후계작 ‘마그나카르타’가 ‘버그나카르타’라는 불명예와 함께 리콜 사태를 맞으며 붙게 된 수식어다.
그러나 이 같은 인식을 한번에 종식시킨 인물이 있었다. 소프트맥스의 수장 정영희. 그녀는 한번 실패했던 타이틀에 다시금 도전, 개발자들의 자존심을 회복시키고, 나아가 회사의 명예까지도 드높였다. 실패든 성공이든 그 당시 개발 과정의 노하우가 어디가겠냐며 오랜만에 미소를 짓는 정영희 대표.
그녀가 미소짓는 이유는,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이 일본 시장을 재패해서도, 올해의 좋은 영상물에 선정돼서가 아닌, 아직도 소프트맥스는 국내 대표 개발사임을 스스로 입증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박지영] 한국 모바일게임시장의 자존심
모바일게임 전문기업 컴투스가 환경경영시스템인증인 ISO14001을 획득했다. ISO14001은 기업 등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조직이 환경을 보호하면서 경영할 경우 받는 것으로 이는 게임업계 최초의 인증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중심엔 컴투스의 당찬 20대 여성리더 박지영(29) 사장이 있다. ISO인증을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할 인식인 동시에, 글로벌 모바일게임 전문기업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내세우는 박사장. 그녀의 포부는 이미 현실로 드러났다.
지난 2000년 해외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현재 아시아와 유럽, 미국 시장 등 총 40개국에 모바일게임을 수출하고 있으며, 작년 총매출 120억원 가운데, 50% 이상을 수출을 통해 이끌어냈기 때문. 이렇듯 수출 역군으로, 모바일게임의 선두주자로, 세계 모바일게임시장 정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컴투스의 박사장. 그녀는 말한다. 실패를 밥 먹듯 했지만 실패는 감당할 수 있기만 하면 된다고.
[우종식] 이웃사랑 몸소 실천하는 게임산업개발원 원장
문화관광부 산하단체인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달라지고 있다. KGC 2004 컨퍼런스 주최나 해외 각국의 업무협약 체결 등 해당 업무에서의 변화가 아니다. 살아남는 것 자체가 숙제였던 게임업체들에 사회환원이라는 모범을 보인 사례가 그것. 아직까지도 사회에 대한 인식이나 환원은 가뭄에 콩 나듯 너무나 적은 게임업계.
이에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나섰다. 타 산업에 비해 사회공헌활동이 부족했던 게임업계를 대변해 자선단체인 다일공동체와 함께 이웃사랑 실천의 모범을 보인 것. 물론 그 앞엔 우종식(48) 원장이 있다. 우원장의 사회공헌활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모금활동을 통해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게임업계와 프로게이머 등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함께할 수 있는 연간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정부부처가 해야할 일에 대한 명쾌한 해답. 우원장의 향후 행보를 더욱 기대케 하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김용서] 게임올림피아드 개최의 최대 주역
‘왜 대다수의 게임행사는 서울에서만 개최되는 것일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은 크게 2가지다. 우선 대다수의 게임업체가 서울에 포진했다는 사실이 그 첫째요, 서울의 높은 인구밀대에 비례하는 게임인구수가 그 둘째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서울로 입성해야만 하는 것일까. 여기 ‘아니오’를 외치며 그 해답을 내놓은 사람이 있다. 김용서(63) 수원시장. 그는 지난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총 3일간 수원시 주최로 ‘제 1회 게임올림피아드 수원 2004’를 개최했다.
그가 주축이 돼 진행한 ‘가자 수원으로’라는 주제의 이번 행사는 내실이나 규모면에서도 여느 대회 못지 않았다. 내실과 규모는 물론, 현지 주민들의 관심 창출과 지방 게임행사의 가능성을 연 결과에 앞서, 이는 지방과 서울은 거리 이상의 차이는 없다는 생각을 가진 그의 선구자적 용단의 승리임에 분명하다.
[오종민] 입는 네트워크 PC 국내 도입
과거 비대한 몸에 비해 하는 일은 거의 없던 PC의 최근 형태는 속도 등 내실뿐 아니라, 외형 역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일체형에서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점차 활용 분야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해온 PC. 이 같은 PC의 외형이 혁신이었다면, 사이버넛을 통해 새롭게 창조된 입는 네트워크 PC는 가히 혁명이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사이버넛에서 개발, 미 육군 등에서 일부 사용 중인 이 PC를 국내에 정식으로 들여온 사이버넛 코리아의 오종민 대표. 비록 직접 개발에 참여하거나 국내 기술로 제작된 것은 아니라하나, 이번 수입을 통해 국내 PC의 활용 범위가 상당 부분 넓어진 것은 사실이다.
눈에 신개념 출력장치 HMD를 장착하고, 좌측 손에는 키보드가, 엉덩이 부분에는 디스플레이 스크린이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입는 PC는 기존 PC의 한계를 뛰어넘어 걸어다니면서 즐기는 것이 가능한 온라인게임은 물론, 건설현장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보다 포괄적인 PC 사용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