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창간3주년 특별기획 Connecting People 6> 2004 게임계 선도한 창조적 엔터테이너 33인 ①

  • 윤영진 기자 press@khplus.kr
  • 입력 2004.12.27 22:48
  • 수정 2012.11.27 12:0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 했던가. 국내 게임시장이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도 보완되고 발전되야할 부분들은 산재해있다. 이처럼 미답의 영역으로 치부되던 게임 영역에 당당히 도전, 2004년 게임계의 발전을 이룩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해온 33인이 있다.

개중에는 자녀의 게임학과 진학을 위해 게임관련 소식을 스크랩하는 어머니부터, 게임과 관련된 지적재산권 법률 정의에 젊음을 바친 학자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위업을 치장하거나 겉으로 드러내는데 결코 집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정한 2004 게임계의 히어로들. 그들을 소개한다.

[윤선희] 게임 지재법 정립에 젊음 바친 법학과 교수
지난 9월 21일 코엑스에서 열린 ‘게임산업의진흥에관한법률제정 공청회’에 의외의 인물이 입법 배경 및 취지를 설명했다. 그가 바로 한양대 법학과의 윤선희 교수(48)다. 윤교수가 이날 입법 배경의 발표자로 선출된 까닭은 그의 연구 논문과 관련이 있다.

게임 지적재산권법(이하 지재법)의 연구. 그는 이 부분에 있어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통한다. 지재법이란 의미조차 생소하던 1978년. 당시 특허의 한 범주였던 지재법에 대한 연구의 절실함을 느낀 윤교수는 지난 17년간 오직 지재법 연구에 젊음을 바쳤다. 현재까지도 국내 열악한 연구 환경에도 불구하고 미래게임포럼과 게임전문가회의를 창설하고 국내외 게임 분쟁 사례집과 기술적, 법접 재개정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누구도 걷지 않았던 거친 땅. 제대로 된 정부 차원의 지원조차 없음에도 묵묵히 그 위에 길을 만들고 있는 윤교수. 이것이 그가 이 시대에 절실한 이유이며 또한 그가 진정 아름다운 이유가 아닐까.

[강영호] 게임전문 법조인으로 나선 M&A전문 변호사
국내 게임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규모 또한 커져가고 있다. 이 같은 시장 규모의 확대는 게임의 순기능 외에 역기능 역시 부각시키고 있다. 사회적 문제의 단골손님으로 자리잡은 게임.

시민단체와 게임업계간 힘겨루기나 게임회사 간 마찰 또한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었던 지난 수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 대한 전문 법조인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사실은 모순 이상의 의구심이 일게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게임을 잘하는 것보다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고 게임관련 법규 역시 완벽하게 마스터한 법조인이 필요한 이 때. 게임으로 말미암아 사법고시까지 낙방할 뻔 했다는 강영호 변호사가 국내 최초의 게임전문 법조인으로 나섰다. 아직까지 그가 이룩한 업적은 뚜렷이 없다. 하지만, 이 분야 불모지에 도전한 강영호(32) 변호사의 행보는 이미 게임업계에 미세하지만, 큰 울림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조현철] 세계 최초 철권대회 창시한 학원버스 기사
지난 1992년 우연히 마주한 격투게임 삼매경에 빠져 오락실에 살다시피 해온 사람이 있었다. 특유의 심리싸움이나 게임 스타일에 꼬박 3년의 시간을 할애한 사람, 절정고수에 오른 뒤에는 또다시 새로운 라이벌 찾기에 목말라했던 사람. 그가 조현철(35)이다.

이후, 진정한 최강자를 찾고 은둔 고수들을 만나보기 위한 그의 노력은 세계 최초의 철권대회를 주최하는 배경이 된다. 이름하여 ‘철권’ 팀배들. 사비를 털어 진행한 ‘철권’ 대회를 총 3회까지 개최했지만 결국 팀원들의 군입대로 인해 활동을 중단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철권4’는 단타의 싸움. 팀의 부활을 미룰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 ‘철권5’를 맞아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서 세계 최대의 게임대회를 개최하고 자신의 팀을 1위로 올려 세우기 위해 준비중이다. ‘철권’에 대한 그의 끝없는 애정과 도전은 이제 국내가 아닌 세계를 무대로,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새로운 도전의 발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동수] 면접 서적 집필한 게임업체 마케팅팀장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전략적 활동. 이것이 액토즈소프트 정동수(34) 팀장이 말하는 마케팅이다. 사랑이 깊어 연애가 생활이 되듯,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되면 마케팅은 ‘누워서 떡 먹기’처럼 쉽다는 그의 지론은, A3를 브랜드 마케팅의 주역으로 떠오르게 만드는 밑바탕이 된다.

사실 그의 저서 ‘면접 딱풀’은 게임 마케터로서의 10년 세월에 대한 회고록에 가깝다. 게임 마케터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혜안과 그만의 기발한 발상들에 마케팅적 해석을 첨가해 풀어내 비전문가라해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 한국통신의 코넷 쌈장 이기석편을 만들기까지의 과정과 뉴욕 광고페스티벌에서의 수상의 영예를 차지하기까지, 그리고 ‘A3’에 자신만의 독특한 마케팅적 기법을 활용한 일례까지.

정팀장과 게임과의 늦깎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게임업체에 취업하려는 이들에게, 게임마케터로 성공하기 위한 후배들에게 유일한 게임 관련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하다.

[이동훈] 베타족 권익 외치는 휘트니스 클럽 대표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함에 있어 이제는 의례 하나의 과정으로 정착된 베타테스트. 이는 보다 완벽한, 보다 재미있는 게임을 제작하기 위한 준비의 기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실제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는 테스터들에 대한 권익은 게임 내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현실.

하지만 무료인 만큼 이 같은 처사는 당연시 돼왔다. 그러나 모두가 이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무작정 서울에 상경해 자수성가한 이동훈(33) 대표. ‘쪼잔이’라는 별명처럼 결코 돈을 내지 않고 게임만을 즐기는 전문 베타족의 표본이다. 그 또한 베타족인 만큼 제대로된 게임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베타족이야말로 테스트를 무료로 대행해주는 가장 대우받아야할 효자임에도 불구하고, 아울러 언제고 해당 게임의 정식 서비스를 신청할 준비된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배려나 서비스는 엉망인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현재 이사장은 베타족만을 위한 홈페이지 개장을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이준원] 게임 수출 1천만불 시대 연 해외 사업부팀장
국내 게임시장은 이제 포화단계에 다다랐다. 새로운 유저가 창출되기 보다는, 가히 유저 뺏기 게임을 방불케할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시점의 가장 이상적인 비상구는 해외 수출에 있다. 국내 최초로 1천만불 수출시대를 연 장본인. 그가 바로 써니YNK 해외 사업부의 이준원(31) 팀장이다.

물론 수출 조건도 나쁘지 않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선지급금 400만 달러에 향후 2년간 최소 보장금액이 600만 달러, 여기에 추가 러닝 로열티 30%가 보장된다. 이 같은 수출 쾌거의 열쇠는 무엇일까. 이팀장이 강조하는 수출 키워드는 되레 단순하기까지 하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접근과 철저힌 시장조사. 그리고 수출액에 앞선 현지 회사의 마인드와 역량 판단이 중요하다. 오늘도 해외시장 개척과 현지 사업자의 서포터를 위해 1년중 9개월 이상을 해외에 체류 중인 이팀장의 노력은 또 하나의 신기록을 위한 밑바탕이 되고 있다.

[심순화] 자녀의 꿈을 위한 21세기형 맹모삼천지교
게임을 좋아하는 1남 1녀의 중학생 자녀를 둔 전업주부 심순화(41) 주부. 그녀 역시 여느 부모들 마냥 게임에 빠져사는 아들이 못마땅했다. 하지만 게임을 못하게 하면 못하게 할수록, 더욱 게임에 몰입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무조건적인 금지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느꼈다.

게임을 사이에 두고 아들과 사투를 벌이기 3달여. 과연 게임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왜 이토록 열정적으로 접근하는가. 답변은 ‘재미있기 때문’이라는 단답형이었다. 단순히 말뿐인 이해가 아닌 근본적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 그녀는 결국 아들이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헌신한다.

각종 정보를 스크랩하고 자료 수집에 열을 올리며 게임을 자녀와의 의사소통 창구로 이용하고, 자신 역시도 게임이라는 신문물을 즐길 줄 아는 혜안을 지닌 21세기형 주부 심순화. 그녀가 게이머로서가 아닌, 게임의 순기능을 이해하는 대모로서 진정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