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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이젠 고객 서비스 시대!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5.05.0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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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CS로도 성패 나뉠 수 있다
모든 게이머들이 한 번씩 겪어봤을 법한 사례 하나. 치명적인(?) 버그로 인해 내 캐릭터가 옴싹달싹 못하게 됐다. 속칭‘낀’것이다. 애타게 GM을 불러보지만 소용이 없다. ‘대체 이 서버에 GM이 있긴 있는 것이야?’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두 가지이다. ‘신속하고 정확한 처리’! 이것은 또한 게임 CS(Customer Service)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와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이의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용자에 비해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력이 부족할 때 일어나기 쉬운 현상이다. 최근에는 CS의 중요성을 깨달은 회사들이 기술 및 인력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게이머들의 만족도도 차츰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대작 온라인 게임들.

이들의 치열한 게임성의 경쟁 이면에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고객 서비스(CS)’인 것이다. 일단 게임을 접하고 지속적으로 유저들이 시간을 투자하는 상황이라면, 그 시간 동안의 ‘서비스 개념’이란 것은 어떤 것일까. 상향 평준화 된 브랜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CS의 퀄리티가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훨씬 잦아지고 있다. 이제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보다 구매 이후 얼마나 훌륭하게 관리를 해줄 수 있느냐가 소비자의 중요한 욕구로 자리잡은 것이다.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산업이다. 그리고, CS역시 게임의 일부분이다. 게임회사의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게이머들의 플레이를 통해 게임 속 세상이 계속 바뀌어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온라인 게임의 고객서비스가 중요한 이유이다. 최근에는 고객 서비스의 만족도에 따라 게임의 수명과 성패가 결정될 정도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라성 같은 환호를 받으며 국내 시장에 당당히 입성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부실한 사후서비스로 게이머들의 수많은 반발과 빈축을 샀던 사례가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대한민국 게임 CS, 어디까지 왔나?
국내 게임업계에 CS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그다지 오래 된 일이 아니다. 우선 국내 게임업계의 역사가 길지 않으며, 일회성 판매용인 패키지 게임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시장이 전환된 것 역시 오래 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의 패키지 게임이 판매 이후의 교환이나 환불, 패치 등을 통한 단발성 CS였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게임 회사들은 지속적인 CS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만 했다. ‘애들만 하는 게임’에서 ‘온 국민이 즐기는 게임’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게임 CS 역시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되었고, 현재는 어느 분야보다 철두철미한 관리를 요구하는 프로페셔널한 직업군이 된 것이다.

■ 엔씨소프트
게임CS 분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은 역시 ‘리니지’의 엔씨소프트. 고객서비스를 위해 업계 최초로 전화상담시스템을 도입하였다. 2004년 국가고객만족도조사에서 MMORPG부문 1위에 선정된 엔씨소프트의 고객 서비스는 실시간 진정서비스를 위한 GM, 고객상담센터(대면상담팀, 전화상담팀)의 세가지 파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98년 상용화한 ‘리니지’의 경우, 총 120명의 GM이 활동하고 있으며, 2003년 상용서비스에 돌입한 ‘리니지Ⅱ’가 150명으로 실시간 서버를 운영하고 있어 총 GM수만도 270명에 이른다. 또한 오프라인의 고객상담센터는 대면 상담팀이 11명, 콜센터가 82명으로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인력수가 고객 서비스를 위해 투입되고 있다.

■ 웹젠
‘뮤’의 웹젠은 2004년, 콜센터 전화연결 방식을 ‘IP 호환용 교환기’로 교체했다. 혼합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해 전화업무와 컴퓨터업무를 하나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전화 통합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CTI(Computer and Telephony Integration)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코카콜라, AT&T와 같은 유명 글로벌 기업에서 도입하고 있다. 이 CTI 콜센터로의 전환을 통해, 웹젠은 전화 이용시 민원 접수에서 처리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던 기존 서비스의 불편함을 많은 부분 해소하게 됐으며, 콜센터에 접촉한 모든 고객에 대한 정보관리가 가능해 보다 효율적인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웹젠은 2005년, 국가고객만족도조사에서 MMORPG부문 1위로 선정되었다.

■ 넥슨
‘카트라이더’로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넥슨. 넥슨은 2000년부터 ARS 장비 도입과 전화 상담 회선 대폭 확장 등을 시행하며 전문적인 고객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전화 상담과 인터넷 온라인 상담을 처리하고 있다. 게임별 콜센터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휴일 및 야간은 운영되지 않는다. 넥슨 CS의 특징은 게임 및 분야별로 철저히 세분화 되어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픈베타용 게임이나 보호자 동의를 위한 상담용 번호가 따로 있다는 것이 흥미를 끄는 부분.

■ 그라비티
‘라그나로크’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라비티는 E-mail을 통해 상담시간을 정한 뒤 원하는 시간에 상담원이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해주는 방식으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역시 휴일 및 야간은 운영되지 않는다.
또한 그라비티는 정기적으로 외부 강사를 초빙해 CS 예절교육을 하고 있다.

■ CCR
최근 기가3 업데이트로 재시동을 건 ‘RF온라인’의 CCR. 각 게임에 관련된 Q&A는 홈페이지, 혹은 E-mail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X2 GAMES’의 명칭으로 통일된 콜센터로는 개인정보 및 요금, 결제에 대한 문의만 가능하다. PC방 고객상담은 별도이다.

+ 게이머 100명이 대답했다. 'CS를 받아본 경험이 있나?
- 있다 86%
- 없다 14%

+ 가장 받고 싶은 CS형태
- 진정 시스템 59%
- 대면 상담 21%
- 전화 상담 17%
- E-mail 상담 5%

+ GM 100명이 대답했다 '유저들이 가장 많이 문의 하는 부분은?'
- 개인정보 및 계정 문제 25%
- 게임진행 및 아이템 관련 43%
- 장난 및 욕설 4%
- 게임비용 관련 12%
- 회사정보 및 약관 관련 9%
- 기타 13%

[ 미니 인터뷰 ]
그렇다면 CS를 담당하고 있는 당사자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국내 게임회사 중 가장 큰 규모의 CS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대면고객센터를 갖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최전방(?)에서 고객을 맞는 CS 상담원들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았다.

▶ 엔씨소프트 CS팀장 : 김성애
“CS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금융계, 통신계…다 거쳐서 게임 회사로 오게 되었어요. 분위기는 확실히 다르죠. 우선 게임회사답게 젊고 활력이 넘친다고 할까요? 그리고 다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게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아요. 이동통신 CS센터에 근무한다고 핸드폰 마니아는 아니잖아요. 여기 사람들은 다 게임을 좋아해요. 애정도가 다르면 업무에 대한 열정도 다를 수밖에요. 게임 CS라는 것은 일방향 전달이 아니라 쌍방으로 피드백 되며 게임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다들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저도 에너지를 느끼고 자극을 받아요. 고객이 원하는 방향이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곳이니까요.”

▶ 대면상담 파트 : 안은철
“이제 3년 차입니다. 일명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어본 몸이죠. 대면상담은 보통 E-mail, 전화상담까지 다 거친 분이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때문에 감정이 격앙된 상태로 오는 분들도 꽤 됩니다. 문에 들어서면서부터 소리를 지르신다거나…. 물론 안타까운 경우도 많지요. 맘 같아서는 다 해 드리고 싶어요. 상담원 이전에 같은 플레이어로서 공감 가는 부분이 분명 있거든요. 대면상담은 게임 CS파트 중 가장 터프하긴 하지만,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보람도 그만큼 커요. 일전에 부모님과 아들이 손을 꼭 잡고 오신 적이 있어요. 매사에 냉랭하던 아버님이 게임을 하면서 아드님과 대화를 하게 되었고 집안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는 거였어요. 정말 그 때는 ‘아! 우리 게임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죠.”

▶ 전화상담 파트 : 서성숙
“전화 상담도 대면 상담 못지 않게 터프하답니다. 다짜고짜 반말에 욕설하는 분도 많아요.하지만 차분히 얘기하다 보면 나중에는 되려 화내고 욕해서 미안하다며 끊기도 하세요. 운영 원칙 때문에 해드릴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지만, 그럴 때는 나름의 묘안을 찾아내고는 해요. 전에 어느 고객의 어머님께서 전화로 ‘급박한 사정인데 아들의 접속여부 및 접속처를 찾아달라’고 간절히 부탁하시는 거에요. 연락이 꼭 돼야 한다고요. 들어보니 정말 딱한 사정이지만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방법을 이용했어요. GM이 아드님 캐릭터 앞으로 편지를 보낸 거죠. ‘어머님이 이러이러한 일로 찾으십니다, 꼭 연락 드리세요’ 하고요. 무조건 YES or NO가 아니라, 고객과의 징검다리라고 생각하며 함께 고민해 드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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