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초딩을 잡아라!’ 초등학생 겨냥 마케팅] “동심을 사로잡으면 돈도 잡힌다!” <1>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5.05.09 09:3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딩을 잡아라!” ‘메이플스토리’와 ‘카트라이더’·‘겟앰프드’·‘군주’·‘마비노기’ 이들 게임은 지난 2004년 ‘조용한 대박’을 일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것도 그간 대부분이 ‘고사했던’ ‘초등학생 겨냥 게임시장의 대박’ 가능성을 명확하게 잡아냈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큰 주목을 받아오고 있는 작품들이다. 초등학생을 주타겟 연령대로 잡는 이들 게임은 한동안 국내 게임 시장을 독점해왔던 MMORPG를 밀어내며 ‘무시무시한 괴력’을 발휘했다.

오픈 초기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급성장했던 ‘카트라이더’의 경우 지난해부터 최근까지도 ‘스타크래프트’의 PC방 점유율 따돌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들 게임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캐주얼 장르를 필두로 초등학생들의 ‘입맛’을 잘 맞춘 ‘게임성’에서 일차적 성공요인을 찾을 수 있지만, 그 한가운데에는 ‘초딩 타겟 마케팅의 입김’ 역시 만만치 않은 뒷심을 실어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등학생을 타겟으로 한 게임시장의 가능성에 대해 “성인유저보다 월등한 ‘시장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벤트나 유행동향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성인유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비용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마케팅비용으로도 어필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잘 이용하면, 어느 시장보다 잠재력이 크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이 같은 요인들로 인해 오히려 ‘초딩 마케팅’에 의해 게임의 성패가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게임이 성공하기 위한 요건은 물론 무엇보다 ‘재미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좋은 게임’ 하나 만으로 모든 승부수를 띄우는 시대가 간 것 역시 오래다. 지난해 ‘초딩 마케팅의 정수’를 보여줬던 넥슨과 윈디소프트의 철저한 마케팅 사례를 ‘속속들이’ 만나보도록 하자.

[넥슨] “더 이상 ‘코 묻은 돈’이라 부르지 마라”
지난해 초등학생 마케팅 성공의 한 가운데에는 넥슨이 있었다. ‘메이플스토리’·’카트라이더’·’마비노기’·’바람의 나라’ 등 캐주얼과 RPG 양 장르에서 초등학교 유저층의 폭발적 지지를 얻었다. 무엇보다 그 중심에는 캐주얼 게임의 활약이 컸다. ‘카트라이더’·’메이플스토리’의 큰 활약에 힘입어 2004년 1000억원 매출 기업의 대열에 올라섰다.

‘카트라이더’는 한때 동접수 2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다. 인터넷 오락실 개념을 도입한‘크레이지 아케이드-비엔비’가 국내 동시 접속자 수 35만명을 기록해 ‘포트리스’와 ‘리니지’의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메이플스토리’는 초등학생들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게임산업에서 원소스 멀티유스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는 단계다.

그동안 캐주얼 게임은 다른 게임에 비해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더더군다나 초등학생들이 많이 몰리고, 이들의 체류시간이 길다고 해도 이들이 직접 유료 게임에 빠져드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이용자들의 연령대가 낮다 보니 동시 접속자 수가 많아도 매출로 이어지기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바타나 아이템 판매 등 소액 종량제 성격의 부분 유료화 모델을 도입하면서 동시 접속자가 매출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메이플 스토리’만 해도 월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메이플스토리 공략집, 캐릭터를 이용한 코믹북과 백과사전, 모바일 게임 등으로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국 10∼14살 연령 300여만명 가운데 180여만명이 메이플스토리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들보다 어린 아이들도 코믹북에 열광하고 있다. 이렇게 초등학생 게이머가 늘면서 넥슨은 지난해 출판 완구 팬시상품 등의 저작권료로 10억원(총 매출액 100억원)을 챙겼다. 2003년에 견줘 40퍼센트 가량 성장한 수치다.

항간에서는 ‘초등학생들의 코 묻은 돈’이 이젠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넥슨의 ‘초딩 마케팅’ 비법 | 마케팅 1팀, 박홍서 팀장
1. 철저한 유저 DB(데이타베이스) 분석은 기본!
‘메이플 스토리’의 경우 전체 누적회원수 1천만 명 중 90퍼센트는 초·중·고등학생 연령층이다. 다시 이중에서도 초등학생 유저의 퍼센트는 과반수를 훌쩍 넘는다. 무릇 많은 개발사들이 유저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고 있지만, 넥슨의 ‘초등학생 유저층 동향’에 대한 DB분석은 그야말로 ‘1급 보안사항’이다.

이들의 플레이 타임·동접수 추이·전체는 물론 표본집단 추출을 통한 철저한 설문과 동향 조사·인기 아이템과 매출 순위·브랜드 인지도 조사 등…. 무수한 숫자와 그래프 하나하나가 모두 초등학생들의 움직임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넥슨의 마케팅 팀은 무수한 이들 분석자료를 매일 아침 단위로 넘겨받고, 그 숫자 속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2. ‘또래집단’적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 명심해라!
초등학생, 이들의 ‘파급력’, 즉 입소문이 ‘막강파워’라는 점을 한 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넥슨 측의 귀띔이다. 여타 많은 게임들에서도 이 같은 점은 당연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 같은 성향이 초등학생층에서는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

‘또래집단’적 성격이 강함과 동시에, 유행에도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넥슨 측이 ‘메이플 스토리’ 유저를 대상으로 했던 영화관람권 이벤트가 대표적 예다. 일반적으로 영화관람권의 경우 ‘2매’ 정도가 기본 경품으로 주어지는데 반해, 회사 측은 4매를 한 묶음으로 지급했다. 아이들이 또래끼리 영화를 보러 간다는 점에 착안한 이벤트였던 것.

3. 초등학생들의 생활패턴을 집중분석하라!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초등학생들의 움직임을 적극 반영하고 있는 것이 바로 ‘동접자수’다. ‘메이플 스토리’는 하교 시점을 기준으로 오후시간대 ‘쑥’ 올라갔던 그래프는, 학원이 시작되는 시점에 다시 떨어지고, 다시 귀가시간을 기점으로 올라간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그 비율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와 ‘학원’이 초등학생들 생활패턴의 절대적 영향을 주고 있음은 더할 나위 없다. 이 시간대를 기점으로 한 이벤트와, 운영대응이 필수적 요소라는 것이다. 더불어 여름과 겨울방학 시즌에 이벤트와 마케팅 안을 두 배 이상씩 늘린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넥슨은 지난 해 겨울방학 시즌, 전년대비 2배 이상의 마케팅비용을 지출했을 만큼 방학시즌에 대한 마케팅 집중도가 높다.

4. 무엇보다 꾸준한 ‘단발성’ 이벤트
‘아이들은 순수하다’는 명제에 기본을 두라는 점이다. 게임 내에 이벤트나 퀘스트를 실시했을 경우 어느 연령대 보다도 참여율이 높은 층이 바로 초등학생들이다. 물론 장기간의 집중도는 떨어지지만, 순간 순간 이벤트에 대한 호기심과 몰입도는 어느 연령대보다도 높다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즉 이벤트는 최대한 자주 하되, 누구나 혜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매달 평균 적게는 3건에서 많게는 10건 이상식의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5. 가격정책을 확실히 결정하라!
넥슨이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한 가격정책의 핵심은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점이다. 현재 넥슨 ‘메이플 스토리’를 중심으로 아이템 가격은 1천원 대에서 패키지의 경우라 해도 8천원 선 정도로 포진해 있다.

‘메이플 스토리’나 ‘마비노기’의 경우 초기 ‘전면 무료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심는다는 데 노력했다. 이후 아이템 부분유료화에 있어서, 저렴한 가격으로 어필하는데 노력했다. 아이템 부분에 있어 고가 정책을 가든, 저가 정책을 가든 초기 가격정책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 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대로 ‘군주’같은 경우 아이템 가격을 비교적 높게 책정한 경운데, 이는 꼭 필요한 사람의 경우 직접 구매를 하고 초등학생 유저들을 대상으로는 이벤트 위주로 이 부분을 보완하는 모델이다. 즉 이벤트 참여율이 높은 초등학생 층에게는 이벤트를 통해 일부 아이템을 공급하고, 성인층에게서 실제적 매출이 좀 더 높다는 분석.

6. 실제 오프라인 속에서 초등학생들의 반응에 귀 기울여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행사는 절호의 기회다. 초등학생들이 현장에서 하는 말과 아이디어, 이들의 불만 등을 고스란히 기억해 두는 것은, 어떤 리서치 자료보다 값지다.

7. 동심을 읽되,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도 커가는 점을 잊지 말라!
‘메이플 스토리’의 경우 올 5월을 기점으로 2주년을 맞는다. 당시 5∼6학년 유저들은 이미 중학생에 돌입했다는 점에 착안, 지난 겨울방학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 당시 중학생 모델을 기용하며 각종 홍보매체를 동원해 비교적 비용 면에서 많은 투자를 했다. 내부적으로는 일단 성공적이었다는 평이다.

기존 게임과 함께 커온 유저들에게는 이미지 접근을 자연스럽게 하면서, 신규유저는 신규유저 대로 영입할 수 있는 시기적으로 좋은 기회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존 초등학생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커 나간다는 점에서 그들의 눈높이를 맞춰나가면서도 기본 게임성에 저해되지 않게 유지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마케팅과 이미지적 접근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현 기자 | shine@kyunghyang.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