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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사랑 남편사랑 “게임업계 신개념 부창부수! ‘잘나가는’ 부부들을 만나다!” <1>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5.09.2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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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부창부수로 게임업계에 톡톡한 몫을 해내는 부부들이 있다.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가 이에 따른다는 고사적 의미를 넘어 서로의 일을 꿋꿋이 헤쳐나가는 부부들이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남편이든 아내든, 누가 주장하는 것은 이미 중요한 일이 아닌 시대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사이, 또 누구보다 게임분야를 잘 안다고 자신하는 부부들이 있다. 게임산업이라는 역동적 분야에서 ‘서로가 있어 너무 든든하다’는 부부들을 만나보자.

≫ 이쓰리넷-성영숙 사장, 전근열 이사 “냉정과 열정사이, ‘균형’을 잘 아는 부부”
“저보다 더도 덜도 말고 딱 다섯 배 똑똑한 사람입니다.” 이쓰리넷 성영숙 사장(41)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내려달라는 질문. 남편 전근열 이사(42)의 명쾌한 대답이다. 성 사장은 ‘탄탄한 모바일 개발사 이쓰리넷의 CEO’, 가끔은 덧붙여 ‘여성’ CEO라는 이유로 외부의 관심을 받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성 사장은 그간 이쓰리넷이 탄탄한 경력과 실력을 쌓아오는 동안의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이 남편인 전 이사였음을 서슴없이 말한다.

“가끔 외부에서는 희소한 여성 CEO라는 점을 주목해 봐주시는 분도 있었고, 회사의 성과 뒤에 여성 CEO의 저력이 있었다는 감사한 기사들도 많았다”면서 “하지만 여성 CEO라는 점을 떠나,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고 죽이 잘 맞는 사업파트너로서 전 이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고 말한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 이쓰리넷은 고작 1년 남짓한 기간에 장관상 이상의 정부표창만 6번을 수상하며 기술력과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해온 회사다.

성영숙 대표는 작년 3월 신소프트웨어 대상에서 ‘동전쌓기’로 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한 이후 8월에 우수여성벤처기업인으로 과학기술부장관상·10월에 과학기술공로로 과학기술부장관상과 2004 벤처기업대상 대통령상, 12월에 대한민국 소프트웨어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고, 지난 22일에 매경우수벤처기업대상에서 대상인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함으로써 게임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정부부처 표창을 휩쓰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열악한 모바일 시장, 소위 말하는 메이저 회사들도 넘보기 힘든 이 같은 결실의 뒤에는 성영숙 사장과 남편인 전근열 이사의 ‘환상적 파트너쉽’이 버티고 있어 가능했다. 2000년 설립된 이쓰리넷에 전 이사가 2002년 본격적으로 합류했고, 이 시점부터 이쓰리넷 자체의 이미지 브랜딩 작업 부분을 전 이사가 전담했다.
이쓰리넷 이전부터 이미 성 사장 부부는 함께 일 한 경력이 있다. SI업계에 몸담았을 당시에는 전 이사가 사장이었고, 성 사장이 당시 부사장을 맡았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보다 서로간의 사업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부부다. 결단력과 추진력, 직원관리가 철저한 성 사장이 ‘용장’으로 통한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사내 아이디어 전략과 전반적 그림을 그리는 서포팅 작업을 세심하게 진행하는 전 이사는 ‘덕장’으로 통한다.

전 이사는 “가끔 남자직원들 중에 성 사장에게 질책을 받고 우는 경우도 있다”며 “회의시간에는 남편인 나에게도 가감 없는 질책이 떨어지겠다 싶으면 미리 몸을 피한다”고 너스레를 떤다. 이에 대해 성 사장은 “내가 악역은 다 맡고, 혼자 너무 착한 척을 한다”고 장난기 어린 볼 맨 소리를 하지만, 그렇기에 이들의 파트너쉽이 더욱 빛을 발하는 ‘묘한 장면’이 연출된다. 서로 반대되는 스타일을 너무나 잘 보완하는 방법을 오랜 세월 동안 이미 파악했기 때문이다. ‘일은 일이고 가정은 가정’이다. 타고난 사업가 기질을 유감 없이 발휘하는 성 사장의 모습이 전 이사는 자랑스럽기만 하고, 반면 성 사장은 회사의 전략 밑그림을 그려주는 전 이사가 고마울 따름이다.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이쓰리넷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두 개의 회사를 합병해 규모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중국과 미국·일본시장의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국내시장 역시 덩치 있는 신규라인업의 출시계획이 남은 해 동안만 두 세 개 가량 잡혀 있는 단계다. 더불어 이쓰리넷의 대표작인 ‘동전쌓기.’ ‘동전’이라는 하나의 테마를 ‘블루오션’으로 해외시장과의 ‘공통분모’를 찾는 작업도 막바지에 달하고 있다. “메이저급 회사로 발돋움 하겠다거나 혹은 빅3 안에 들겠다는 말보다, 그냥 오는 2006년 이쓰리넷이 ‘업계 1위’가 될 자신감도 준비도 충분하다”고 성 사장은 잘라 말했다.

이야기에 ‘가감이 없는’ 성 사장의 대화스타일과, 딱딱해지기 쉬운 사업 이야기를 부드럽게 메꿔주는 전 이사. ‘부드러운’ 전 이사와 ‘강직한’ 성 사장. 첫 만남에서 성영숙 사장과 전근열 이사의 이미지는 ‘정 반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너무나 달라 보이는 이 두 부부의 모습이 어색했던 것도 잠시. 서로의 장단을 보완해 나가는 부부의 모습이 금새 드러났다.

≫ 락소프트 조홍섭 사장, 임주현 팀장 “개발과 마케팅, 죽이 척척 맞는 부부”
오는 10월 오픈을 준비중인 온라인 게임 ‘데코온라인.’ 신생개발사 락소프는 개발자인 조홍섭(31) 사장을 그의 아내 임주현 팀장(32)이 보필하고 있다. 조 사장은 ‘A3’를 비롯해 각 온라인 개발사를 거치며 경력을 쌓아오며 실력 있는 개발자의 길을 밟아왔고, 임 팀장 역시 웹젠고 다음·액토즈소프트 등 각종 굵직한 온라인 관련사들을 거치며 근성 있는 홍보마케터로서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들이 지난 99년 토미스정보통신에서 서로를 알게 돼 락소프트의 지금까지 온 길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를 일이다. 신생개발사 CEO인 남편과 아내, 한 발 더 나아가 함께 일을 하는 과정이 ‘누가 봐도 불 보듯 훤한 고생길’일 터. 하지만 처녀작을 갓 선보인 이들 부부의 얼굴에는 ‘생기 넘치는 피곤함(?)’이 그득하다. “부부가 함께 일한다는 느낌보다는, 서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 그리고 신생개발사와 게임을 고생하며 키워내는 보람이 있어 일할 맛”이 난다고 설명하는 임 팀장.

하루종일 함께 일하는 이들 부부. ‘흔히 상상할 수 있는 이유 없는 답답함이란 게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주제넘은 걱정을 해보지만 “안 믿을지 모르지만 싸워본 기억이 없다”고 잘라 말할 만큼 조 사장 내외는 잉꼬부부다. 99년 당시 ‘조선협객전’ 프로젝트로 개발자와 마케터로 일본 출장을 함께 가게 되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싹 틔웠던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서로 그저 같은 직장 동료였을 뿐이었는데, 타지에서 서로의 장점이 더 잘 보였다”고 조 사장은 설명한다. 그렇게 남들 몰래 조심스러운 사내연애를 시작하게 됐지만 비밀이 지켜진 시간은 고작 3개월이었다. 메신져로 몰래 약속시간을 잡고, 멀리까지 데이트 원정을 단행했건만 세상 좁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던 것. 같은 회사 직원에게 목격돼 공개적 교제를 시작하게 됐다.

연애를 하면서도 각자의 영역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던 조 사장 부부. ‘서로에게 배울 게 많은 사이’라는 것이 가장 큰 ‘연애의 기술’이었다. 임 팀장은 조 사장에 대해 “개발자라서 그런지 굉장히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성격이 조 사장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꼽는다. 조 사장은 임 팀장의 야무진 일처리와 사려 깊은 모습, 누구보다 적극적인 모습에 반했다. 조 사장은 “누구보다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고 임 팀장을 소개한다. 각자의 영역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고, 지난 2003년 조 사장이 직접 락소프트를 설립하기에 이르렀지만 처음부터 임 팀장이 가담했던 것은 아니다. 이듬해인 2004년 말 본격적으로 임 팀장이 영입됐다.

“회사적으로나 저의 부부에게나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임 팀장은 설명한다. 시행착오가 많았던 1년, 가장 힘든 시기에 조 사장이 임 팀장에게 SOS를 요청했던 것. “직원들이 단순히 나를 CEO의 아내로 불편해하지 않을까가 당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었는데, 워낙 똑떨어지는 성격 덕분에 단지 기우에 지나지 않는 걱정이었다”고 조 사장은 설명했다.

그렇게 다시 한번 둘이 힘을 합쳤고, 차질 없이 ‘데코온라인’은 오는 10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서로 믿고 의지해서 일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두 사람은 입을 모은다. 각자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서로 보필해가며 일하는 이들 부부. 이들이 신생개발사로서 겪는 고생이 사뭇 부러워(?)질 정도다.

사진=유영민 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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