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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엔진, 그것이 궁금하다 <1>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10.1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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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도구의 동물이다. 실제로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보다 쉽게, 보다 빠르게, 그리고 보다 효율적이라는 세 가지 목적을 위해 수많은 도구와 장치들을 만들어왔다. 게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게임을 제작함에 있어, 동일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작업 과정은 번거로움과 동시에 많은 시간을 요하는 거대한 벽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개발자들은 끊임없이 노력해왔고, 결국 게임계의 산업혁명이라고까지 불리는 게임 엔진을 제작, 완성하기에 이른다. 이제는 게임 제작에 있어 필수 항목으로 자리매김한 게임 엔진. 과연 실제 게임에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이를 살펴봤다.

산업으로까지 발전한 위대한 도구
게임 엔진이란 넓은 의미로 게임 제작에 용이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툴을 통칭한 말이나 작은 의미로는 소프트웨어에 국한된다. 세계적으로 게임 산업이 태동할 시기만 해도, 개발자들은 모든 제작과정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행해야만 했다. 그러나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사운드와 물리적 효과 등 복합 다난한 요소들을 일일이 제작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계속해서 동일한 작업을 요했던 가내수공업이 공장자동화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듯, 개발자들 역시 일의 양이나 제작 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 결국 이를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마련하게 된다. 쉽게 말해, 게임 엔진이란 ‘스타크래프트’에 포함돼 있는 맵 에디터를 통한 맵 생성 과정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 엔진의 편리함은 결국, 게임 엔진을 산업으로까지 발전시키기에 이른다. 실제로 상업용 목적으로 제작된 수많은 엔진들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는 것이 현실. 하지만,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효율의 극대화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중론이다.

점차 세분화돼가고 있는 게임 엔진
과거 게임 엔진은 그래픽 가속기술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형태는 세분화를 거듭, 다양한 형태의 게임 엔진들을 완성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게임 엔진들은 게임의 발전과 더불어, 최근에는 3D그래픽 툴에서 제작된 캐릭터나 애니메이션을 게임에 맞게 데이터화 시켜주는 툴 외에도, 게임 제작에 필요한 거의 모든 요소를 포함한 포괄적인 형태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래픽 엔진은 오픈GL과 다이렉트X를 중심으로 개발돼 왔으며, 보다 화려한 그래픽과 이를 통한 객체 완성에 활용된다. 네트워크 엔진은 C++로 완성된 모듈을 짜 맞추는 형태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동기화와 분산처리, DB저장을 담당하는 엔진을 가리킨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물리 엔진은 중력을 동반한 물리적인 현상의 프로그래밍에 속하는 것으로, 실제 물리학을 게임에 적용해 사실적인 움직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인공지능은 마치 실제 지능을 갖춘 사람처럼 움직일 수 있는 게임의 뇌 역할을 하는 일종의 스크립터로, 어떤 상황이 발생할 때,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사전 명령 체계의 구축이 주를 이룬다. 이 밖에도 각 관련 분야에 따라 애니메이션 엔진과 아이소메트릭엔진 등 다양한 형태의 게임 엔진들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게임 엔진도 가지각색
게임 엔진은 크게 언리얼 엔진과 퀘이크 엔진, 쥬피터 엔진과 랜더웨어 엔진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대표적인 게임 엔진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게임 엔진들은 게임 개발에 있어 가장 선호도가 높으며 이미 수십, 수백 차례의 검증을 통해 보다 높은 완성도를 이끌어내며 끊임없는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이 외에는 넷이머스, 겜브리오, 시리어스샘, 제네시스, 제트 3D, 하복 엔진 등 보다 차별화된 게임 엔진들이 존재한다. 이는 게임 엔진 자체가 게임 엔진 개발이 목적이 아닌, 자체 게임 개발을 위해 제작된 까닭이다.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이들 게임 엔진 제작사들은 3D 게임 제작에 대한 핵심기술을 꾸준히 연구하며, 이를 통해 복잡한 연산 처리 및 코딩 등의 번거로운 작업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후 게임에 대한 명성이 점차 높아짐과 동시에 개발사들의 요구를 통해 상용화된 엔진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들어 개량 및 응용을 통해 엔진의 응용성이 대폭 개선됐다고는 하나, 게임 엔진은 장르 및 퀄리티, 속도와 효과 구현 등에 따라 각각의 특징을 갖추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는 결국 현재와 같은 수많은 게임 엔진들이 탄생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 | 그래픽 퀄리티와 속도에 올인
에픽 게임스가 개발한 언리얼 엔진은 뛰어난 그래픽 가속 능력과 빠른 속도감을 무기로 계속해서 발전해왔다. 영화 퀄리티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을 만큼 발전된 고정밀도 연산과 물리 엔진이 갖는 객체반응 및 실시간 그림자 처리 능력은 가히 ‘최고’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개발자들은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신기술을 적용시키며 3D게임 엔진 대표주자로 발돋움할 기반을 낳기에 이른다.

≫ [리니지2]
국내 대표적인 3D MMORPG 게임인 ‘리니지2’는 언리얼 엔진을 통해 개발됐다. 당시까지만 해도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대다수의 게임들은 FPS장르에 국한됐던 것이 현실. 하지만 게임 엔진은 이를 활용하기에 따라 그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리니지2’는 로딩 하나 없는 빠른 스피드 전개와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며 성공 반열에 오르게 된다.

■ 스튜디오 E&G 리니지2 정현태 프로그래밍팀장 | “랜더링 속도 등 전반적인 성능 압권”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이유는, 시간 단축에 첫째 이유가 있다. 직접 게임 엔진을 제작한 뒤, 온라인게임을 완성하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정도의 시간을 소요한다면 서비스시기에는 이미 옛날 게임이 돼버릴 수밖에 없다. 또한, 훌륭한 게임에 훌륭한 엔진까지 직접 제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아니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에 제작 당시, 얼마나 많은 폴리곤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랜더링할 수 있는가가 우리의 최대 관건이었다. 화려한 연출이 가능한 다양한 게임 엔진들이 있었으나, MMORPG의 성격상 기본적인 매쉬와 텍스쳐 라이트의 처리 능력이 중요했다. 특히 처음부터 상용화를 위해 만들어진 엔진인 만큼 코드의 완성도와 재활용도, 가독성 등이 매우 높은 까닭이다.

≫ [헉슬리]
헉슬리는 오는 2007년 공개될 웹젠 최초의 FPS게임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일부 공개된 내용만으로도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빠른 전개와 화려한 그래픽,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성에 이르기까지. 이는 뛰어난 웹젠의 기술력이 가진 힘인 동시에 게임 엔진이 게임에 얼마만큼이나 영향을 끼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아닐 수 없다.

■ 헉슬리 스튜디오 헉슬리 강기종 PD | “제작사의 서비스 정신에 매료”
국내에 비해 북미쪽이 더 깊은 FPS역사를 가지고 있다. 헉슬리는 이 같은 역사의 뒤쳐짐을 세계적인 품질과 새로운 플레이 방식으로 정면 돌파하기 위해, 가장 진보적인 3D 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다. 엔진 제작에 투자하는 시간에 좀 더 나은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게임 엔진의 경우, 엔진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서비스와 시스템적으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헉슬리를 접하게 되면, 언리얼 엔진만의 특징을 알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엔진을 활용함에 있어 헉슬리에 맞게 변경하고, 개량한 뒤 사용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개성적인 그래픽을 표현하는 것은 엔진이 가진 힘이 아닌, 이를 활용하는 개발사의 몫이다.

김상현 기자 | AA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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