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Connecting people] “‘통통 튀는’ 게임인을 만나다, ‘게임은 내 운명’” <1>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5.11.21 09:3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통 튀는’ 사람들이 게임과 만났을 때.”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모두 젊은 곳이 바로 ‘게임판’이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 즐기는 사람, 그리고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 게임판이라는 말은 그렇게 많은 사람을 포함한다.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잡는 게임. 이런 게임판 사람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그것들이 뿜어내는 ‘개성’일 것이다. ‘개성시대’라는 단어가 개성 없는 표현이 된 지 오래. 통통 튀는 개성을 ‘경쟁이라도 하듯’ 개성 넘치는 사람들이 주목을 받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 판 속 ‘튀는 이색 이력’들로 눈길을 끄는 ‘게임인’들을 만나봤다. 게임이 있어 더 유쾌하다는 ‘개성 만점’의 사람들, 게임 관계자와 유저들을 만나보자.

[유저 | 일만큼 게임도 잘하는 광고회사 AE 김은주] “게임 속 세계에서 광고 상상력 얻어요~”
“270도 안의 모든 게이머(?)가 모두 쓰러진다.” 뭇 많은 사람들이 ‘광고인이 되기’를 꿈꾼다. 치열한 일상과 아이디어로 띄우는 승부수, 프로근성이 필요한 분야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도전의식을 도발하는 분야가 광고분야다. 올해 스물 다섯, 광고회사 KOMACO의 7개월 차 신입 AE로 근무중인 김은주 씨가 바로 그런 도전에 성공한 사람이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해 졸업 직후 모바일 솔루션 회사를 입사했다, 7개월 전 KOMACO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입사한 지 7개월밖에 안됐지만, 벌써 많은 이들에게 각인된 몇몇 광고 시리즈를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그녀다.
‘270도 안의 남자는 모두 쓰러진다’·‘눈웃음치지 마라, 밤새고 놀지 마라… 다해라’ 등 카피가 인상적인 모 화장품 광고 시리즈의 아이디어가 모두 그녀에게서 나왔다.

“게임업계와 광고업계와 닮은 점이요? 음, 일단은 ‘젊다’는 것 그리고 ‘아이디어와 컨셉’이 생명이라는 것, 촉각을 다투는 전쟁이라는 점 아닐까요.” 젊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띄우는 그녀의 일상. 하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우아’하거나 ‘멋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들이 가끔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는 것. 그녀를 만난 어느날도, 그녀는 윗층과 아래층을 몇 번 번갈아 뛰어 오르내린 후에야 겨우 테이블에 앉아 숨을 고를 여유가 있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김 씨 나름의 해소법이 바로 온라인 게임이다. 특히 캐쥬얼 게임을 좋아하는데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보드게임은 물론 ‘포트리스’와 ‘카트라이더’의 열혈 팬이다. “사무실에서 ‘카트라이더’를 하다가, 차가 가는 방향으로 몸이 같이 쏠려서 민망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수줍은 웃음을 띠는 김 씨. 게임에 너무 빠질까봐 걱정돼 시간을 정해놓고 즐긴다는 나름의 수칙이 있는 게이머가 또 그녀다.

최근에는 ‘스타이리아’에 푹 빠졌다. “‘러브포티’라는 테니스 게임 좋아해요. 가끔 일하다가 하면 재미있고, 게임 속 상쾌한 컨셉에 기분 좋아지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일각에서 광고인들 중에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많다고 들었다는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명쾌하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독특한 게임 속 컨셉을 보면서, 또 다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여유를 얻기 때문”이란다. 그녀는 이어 “비단 광고인만은 아닐 것이다. 무한한 상상의 나래, 새로운 마음의 휴식을 찾는 이들에게 ‘게임’만큼 잘 맞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게임중독이라는 게 가끔 이슈가 되기도 하는데, 그만큼 게임이 어떤 면에서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는 그녀. 광고와 게임이 어딘 지 모르게 많은 부분 맞닿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게임업체 | L&K로직 코리아 팀장 김상민] “해금 켜는 게임마케터, 게임 음악에 해금가락 기대하세요~”
“게임 음악에 해금 소리를 접목시키는 게 제 향후 꿈이랍니다.” ‘양파 껍질’처럼 이야기를 나눌수록 더 새로운 이야기를 푸는 사람. L&K로직 코리아의 김상민(29) 팀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사회생활 6년 차인 김 팀장의 이력을 듣고 있노라면 ‘재주 많은 사람’임을 금방 알게 된다. 관광통역학원 강사로 활동하다 모 모바일회사와 엘지텔레콤 등 몇몇 IT 관계사에 근무하기도 했고, 학습관리사와 관련 된 개인사업으로 억대 연봉을 벌어본 경험도 있다. 다가 아니다. ‘광고회사 유능한 AE’로 몸을 담다가, ‘덜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홍보전문위원 으로 7급 공무원 생활 이력까지. 그보다 훨씬 전, 국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금학과에 입학해 다소 ‘독특한’ 전공자라는 점까지.

해금을 전공하던 중에는 뉴질랜드로 날아가 그곳에서 정보공학(Information Systems)을 전공했다. 지금 회사일을 하면서도, 다시 H대학의 학부 4학년 학생으로 공부를 병행하고 있을 만큼, ‘욕심 많은’ 사람이 바로 김 팀장이다. 특히 이 같은 개인 이력중 개인사업을 할 당시 벌였던 아이템은 ‘학습관리사’라는 독특한 업종이었다. 단순 과외의 개념을 넘어 학생의 총체적 일정관리는 물론, 사주와 풍수지리에 따른 학생의 학습스타일에서 책상 위치까지 세밀한 코치를 하는 사업이었다.

억대 연봉까지 받았던 만큼, 큰 성공가도를 달리던 사업이 동업자의 ‘배신’으로 고배를 마셔야 했던 것도 그녀의 ‘굵직한 이력’이라면 이력이다. 김 팀장은 “정말 나름으론 ‘대박 아이템’이었는데, 그렇게 ‘배신’의 고배를 배우려는 값비싼 수업료를 낸 것 같다”고 슬쩍 아쉬움을 나타낸다. 많지 않은 나이, 김 팀장의 이력을 훑다 보면 두 세 사람의 이력을 듣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여러 가지 일을 해봤지만, 게임이라는 분야만큼 큰 매력을 지닌 분야가 드문 것 같다”고 말문을 여는 김 팀장. 다채로운 이력·재주 많은 김 팀장이 게임업계에 돌아온 이유는 바로 ‘게임분야’가 주는 역동성과 ‘일할 맛 나는’ 게임 개발사의 분위기에 대한 매력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2000년 모 모바일 회사에 일년 반 여를 근무할 당시, 게임분야의 ‘다이나믹한’ 매력을 처음 느꼈다고 한다. 이후 개인 사업에 뛰어들었고, 다시 지난 7월 L&K에 몸을 담게 됐다.

그녀의 화려한 이력, 하지만 당시 면접을 맡았던 남택원 사장이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이 다양한 이력에 있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의 이력이 사뭇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그런 열정과 일에 대한 욕심이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더불어 여러 가지 일을 하더라도, 하나하나 ‘똑 부러지는’ 처리를 하다는 점도 그녀의 이력이 갖는 매력이다.

“많은 일을 해봤지만, 가장 하고싶고 해야될 일·새롭게 부닥쳐야 될 일이 가장 많은 곳이 바로 게임 쪽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김 팀장은 게임업계의 매력에 대해 설명한다. 젊은 학생들과 신세대 감각에 맞는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보겠다는 것 역시 김 팀장의 각오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이제 제대로 찾은 것 같다”고 말하는 김 팀장의 얼굴은 의욕이 넘친다.

특히 지금도 놓지 않고 있는 그녀의 꿈은 바로 ‘해금’이다. 지금도 틈이 날 때면 해금을 꺼내는 김 팀장, 예전 함께 음악을 했던 지인들과 모여 함께 연주를 하는 것도 그녀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언젠가는 다양한 게임 프로젝트와 해금 소리가 만나는 날을 꿈꾼다”며 기대감을 나타내는 김 팀장. 해금이 우리나라 전통악기중 피리와 더불어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악기라는 것, 몸통은 대나무 뿌리로 만들어져 있고, 현은 명주실을 꼬아 아교에 묻혀 만든다는 설명을 곁들이는 김 팀장의 표정에는 해금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다양한 재주, 다양한 끼를 가진 김 팀장. “일단은 게임 마케터로서 독특한 마케팅 수법을 선보이는 게 가장 큰 숙제겠지만, 해금을 비롯해 다양한 국악악기가 게임과 접목되는 아이템도 꾸준히 생각해볼 작정”이라며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그녀에게 있어 게임은 그간 그녀의 경험들이 ‘올인’될 분야라고 그녀는 설명한다. 어떤 ‘팔색조’같이 화려한 게임 마케팅과 해금소리 울리는 게임이 언제쯤 나타날지 사뭇 궁금하다. 기존 단순한 게임 마케팅을 넘는 마케팅 전략을 위한 고민은, 오히려 그녀의 다양한 이력과 경험이 원천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사진=김은진 기자|ejui77@kyunghyang.com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