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Game & Life] “길드가 있어 게임도 생활도 즐겁다” <2>

  • 이현 기자 shine@kyunghyang.com
  • 입력 2005.11.28 10:2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열혈강호 온라인’의 ‘열혈총련’
KRG소프트에서 개발하고, 엠게임에서 서비스 중인 무협 RPG ‘열혈강호 온라인(열혈강호)’의 ‘열혈총련’은 총 20명의 회원들로 모여진 길드다. ‘열혈강호’는 무협게임인 만큼 길드라는 말 보다는 문파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데, ‘열혈총련’의 총 인원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열혈강호’ 오픈 때부터 활동을 시작한 전통있는 문파다.

‘열혈강호 총 련합회’라는 의미에서 문파명을 ‘열혈총련’으로 한 것처럼 작지만 단단한 ‘열혈강호’의 대표 문파로, 20명의 인원 중 과반수 이상은 전국 곳곳에 퍼져있는 전국구 문파다. 이런 이유로 전체 문파원들이 오프라인 상에서 정기적으로 모이지는 못하고 있지만, 각 지역끼리는 월 1∼2회 정도 모임을 자기고 있으며, 이 외에도 시간이 될 때마다 자주 만나 함께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삶을 나누기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역이 다른 문파원끼리의 만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기적으로 모든 문파원들이 모이지는 못 하고 있지만, 시간이 맞는 문파원들끼리는 상시적으로 서로의 지역을 방문하는 등의 방식으로 만남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함께 모이는 정모가 없다고 해서 이들 만남의 깊이가 그다지 깊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열혈총련’은 회원 모두가 인맥으로 인해 문파에 가입한 이들로, 오히려 게임만을 통해 모인 이들보다 더욱 돈독하다. 이전부터 알고 지냈던 이들 중 ‘열혈강호’를 플레이하는 이들이 함께 문파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아는 이의 또 다른 아는 이가 가입을 하는 등의 형식으로 문파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들 모두가 처음부터 다 알고 지냈던 이들은 아니다.

그렇지만 서로서로 인맥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친해지는 시간도 빠르고, 서로에 대한 신뢰도 강하다고. 이런 관계성 때문일까? ‘열혈총련’은 여는 길드보다 가족이라는 개념이 더욱 강하다. 만화 ‘열혈강호’를 온라인 게임화 한 ‘열혈강호’가 그 어느 게임보다 재밌고 좋아서 ‘열혈강호’를 즐기고 있는 열혈유저지만, 게임을 즐기기 위해 게임에 접속하는 경우 못지 않게 문파원들과의 만남을 위해 접속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이들의 끈끈하고 돈독한 관계를 뒷받침한다고. ‘열혈총련’의 문파원들은 “길드는 하나의 동호회와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끼리 함께 모여 취미도 함께 즐기고 인간적인 관계속에서 친목을 도모하는 활동이 동호회와 같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이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같은 문파원들을 찾는 일이다. 게임을 즐길 때 화면에서 가장 바쁜 곳은 문파원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문파창이다. 조금은 늦은 시간 ‘열혈총련’ 문파원들 몇몇이 서울 잠실의 한 PC방에 모였다고 해서 가보니 총 7명의 문파원들이 모여 함께 ‘열혈강호’를 플레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PC방에 모인 이들은 7명이었지만, 게임에 접속해 있는 이들은 이날 모인 이들을 포함해 무려 14명이나 됐었으며, 문파창은 쉴새없이 많은 얘기들을 토해내고 있었다.

이렇듯 돈독함을 자랑하고 있는 ‘열혈총련’ 문파원들이 하나같이 얘기하는 길드 활동의 좋은 점은 한 둘이 아니다. 우선 여느 게임, 여느 길드에서나 마찬가지로 신규 유저가 게임 배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점이 가장 대표적인 이점이다. 그 다음으로는 게임 플레이 시 어려움에 닥쳤을 때 서로 도와주고, 응원해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게임 플레이에 있어 더욱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기본이고, 서버 점검 시나 게임 플레이 시 잠시 휴식을 취할 때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하다고.

게임외적으로는 서로 만나 고민도 나누는 등 삶의 동반자나 다름없다. 인맥으로 연계됐기 때문에 연령이 크게 차이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이차가 나는 이들끼리 이렇게 절친한 사이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다 ‘열혈강호’라는 공통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열혈총련’은 게임 플레이보다 친목도모 활동이 더욱 활발한 길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이들이 있기 때문에 ‘열혈강호’를 더욱 재밌게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오픈 때부터 ‘열혈강호’를 즐겨온 ‘열혈총련’의 초창기 멤버들은 현재 거의 만렙이 다돼 게임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열혈강호’를 시작한지 이제 3∼6개월 된 문파원들로 인해 부캐릭터로 또 다른 재미를 느끼며 플레이를 하고 있다 한고. 다행히 곧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된다고 해 눈이 빠지게 새 캐릭터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지만, 이들이 있어 기다림이 그다지 지루하지 않다고.

■ 삼촌과 조카가 함께 활동하는 ‘열혈총련’
‘열혈총련’의 특이점은 서로간의 인맥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길드들이 아는 이들끼리 함께 가입해 활동을 하고 있지만, ‘열혈총련’은 모두가 인맥이라는 점. 그 다음으로 특이점은 여성 문파원의 비율이 40%가 넘는다는 것이다. 이는 인맥과 관련된 특징으로, 연인이 함께 가입하고, 그 연인의 친구가 가입하고 하다보니 여성의 비율이 상당히 높아진 것. 인맥으로 이어진 관계 중 가장 돋보이는 관계는 삼촌과 조카이다. 큰 형의 아들과 막내 삼촌인 관계로 연령 차이도 그리 많지 않아 평소에도 유달리 친했던 이들은 ‘열혈강호’를 통해 더욱 가까워졌다고 한다. 삼촌은 큰형이나, 큰 형수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나 고민을 조카와 나누고, 조카도 어머니, 아버지께 말할 수 없는 고민을 삼촌과 나눌 정도다. 이들에게 있어 ‘열혈총련’ 문파는 단순히 게임을 함께 즐기는 길드를 넘어서 기존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해주는 가족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

≫ ‘신야구’의 ‘7080 야구단’
네오플이 개발하고 한빛소프트가 서비스 중인 캐주얼 야구 게임 ‘신야구’의 대표 길드 ‘7080 야구단’.
‘7080 야구단’은 그 이름처럼 ‘70년대 태어난 이들로 이뤄져 있는 길드로, 한국 프로야구의 전성기였던 80년대 르네상스를 ‘신야구’를 통해 추억해 보자’는 의미에서 탄생한 길드다. 말 그대로 70년생, 즉 25세부터 34세로 이뤄진 만큼 야구에 대해 추억하는 부분도 비슷해 자연스레 공감대가 형성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연령대도 비슷해 서로 친해지기도 쉽고, 야구에 대한 애정이 있는 이들이라, 비단 ‘신야구’를 즐기는 것만을 넘어서 야구 전반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그런 길드다.

‘7080 야구단’이 이렇듯 나이를 주 테마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길드에 가입하고 싶으면 우선 나이가 맞아야 한다. ‘7080 야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 길드 소개에 가장 첫 문장이 “이 곳은 신야구를 즐기시는 25살 이상의 회원님들을 대상으로 각종 정보와 신야구 리그 활성화를 위해 개설되었습니다”인 것.

‘7080 야구단’도 가입을 원하면 먼저 프로필을 제출해야 하는데, 이 프로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도 출생년도다. 길드원으로 함께 정을 나뉘며 지내기 위해서는 신분이 확실해야 하기 때문에 물론, 연락처 등의 내용도 필수 기재 요건이지만, 그 보다도 중요한 것이 출생년도인 것이다.

‘신야구’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아직 몇 개월 안 된 관계로, ‘7080 야구단’이 결성된 지는 아직 한달 반 정도 밖에 안 됐다. 그러나 회원수는 어느덧 50명을 넘어섰다.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 중에 70년대생이 월등히 많아 가입자가 줄을 섰기 때문. 그러나 ‘7080 야구단’의 총 50여명의 회원 중에 단 한 명의 예외자가 있다. 81년도, 69년도 아닌 88년도 생이 그 주인공. 이 유저는 길드원 중 어느 한 명의 연고자도 아니다. 그렇다면 출생년도를 가장 중시하는 ‘7080 야구단’에 이 유저가 어떻게 들어올 수 있었을까? 그 답은 다름 아닌 야구에 대한 열정이다.

이 유저가 어느 날 ‘7080 야구단’ 앞으로 글을 남겼다고 한다. “나이가 맞지 않아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걸 안다고. 그러나 야구를 너무 좋아하고, ‘신야구’도 너무 좋아하는데 혹시 안 되냐”는 내용으로. 이렇듯 야구에 대한 열정이 길드원 못지 않게 뜨거울 뿐 아니라, 가입 하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도 강해 특별히 가입을 수락, 50여명 중 유일하게 70년대생이 아닌 길드원이라고 한다.

이처럼 ‘7080 야구단’은 같은 시대를 지낸 이들이 동일하게 추억하는 한국 프로야구를 ‘신야구’를 통해 추억해 보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그러나 이 외 결성 목적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리그 진행.
‘신야구’는 유저가 구단주가 돼 하나의 구단을 이끌어 가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잘 훈련시켜서 강호팀으로 만들어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신야구’의 재미인 것. 그렇다보니 리그를 통해 토너먼트 식으로 경기를 진행해 최고 우승자를 선별하는 것에 가장 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7080 야구단’이 탄생한 것이다.

‘7080 야구단’이 결성되자마자 진행한 것도 바로 ‘리그’. 길드원 중 리그 참가 회원을 따로 모집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리그를 진행한 첫 리그에는 총 12명의 회원이 참가했다. 참가회원 중 실력이 비교적 좋은 팀들과 비교적 실력이 약한 팀들을 따로 분리해 제 1리그와 제 2리그로 게임을 진행했는데, 그 재미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는 것이 길드원들의 의견이다. 이는 리그 참가 회원뿐 아니라 이를 지켜본 이들의 의견도 동일해 향후 지속적으로 리그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다고. 이렇듯 ‘7080 야구단’ 회원들은 이 길드 활동을 통해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게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다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7080 야구단’이 느끼는 길드의 장점은 이뿐이 아니다. 초보일 때는 게임을 쉽게 배울 수 있고, 게임에 대한 정보 습득에 용이할뿐더러 온라인 게임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커뮤니티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아직 한달 반 밖에 안 됐을 뿐 아니라, 전국에 분포돼 있어 아직 오프라인 모임을 한번도 갖지 못했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끼리 모이다 보니 남성들로만 구성돼 있어 굳이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뭔가가 있다고. 그들만의 공감대가 자연히 형성돼 자연스레 삶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서로의 고민도 공유하는 등 게임 플레이 이상의 즐거움과 안위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7080 야구단’은 게임으로 만났지만, 그 이상의 삶을 나누는 하나의 공동체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7080 야구단’ 길드원들의 바람도 “게임으로 만났지만, 이 만남을 가족 같은 관계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 ‘신야구’로 만나 수학을 논한다!
‘신야구’로 만나 수학을 논한다고? 많은 이들이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는 다름 아닌 ‘7080 야구단’의 유일한 80년대생으로 인해 생긴 일이다. 현재 고3 학생인 관계로 입시를 앞두고 있는 유저인 만큼 게임보다 입시가 더욱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얘기다. 바로 이 유저의 학습을 위해 길드원 모두가 나섰다. 아무래도 게임을 하다보면 조금만 더 플레이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이는 입시를 앞둔 고3 학생에게는 가장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그러나 이 유저는 길드원 덕분에 게임 플레이 시간 조절을 철저히 하고 있다. 같이 게임을 하는 길드원 모두가 이 유저의 플레이 시간을 서로 체크해 스크레스 해소가 될 정도로만, 그래서 오히려 게임 플레이가 공부에 도움이 될 정도로 짧고 굵게 즐기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수학 얘기는 무엇이냐고? 이러한 길드원 중 수학 실력이 뛰어난 길드원 하나가 이 유저의 온라인 수학 강사가 된 것. 고3 유저가 어려워하는 수학 문제를 온라인상에서 직접 풀이해 주는 등 공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어 나온 얘기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