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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ing e-sports] e스포츠, 5대 아이콘을 찾아라 <2>‘테란의 황제’…& 포스트 ‘임요환’ ①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5.11.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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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로마신화에는 올림푸스 12신이 존재한다. 각각의 능력을 갖춘 젊고 아름다운 신들가운데 단 한 명, 제우스는 나머지 신들의 중심에 서있다. 하늘을 지배하는 자. 이 세상을 다스리는 자로서 지금까지도 최고의 신으로 여겨지고 있는 제우스. 21세기 한국에도 ‘e스포츠’라는 신화가 존재한다. 땀 흘리고 뛰고 부딪혀야 스포츠라 생각했던 일반인들의 상식을 뛰어넘어 사이버 공간 속에서 ‘승리’라는 열망 하나만 가지고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든 사람. 그 신화 속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e스포츠를 아는 사람이라면,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번뜩 머릿속을 스치고 가는 이름 석자가 있을 것이다. 바로 ‘테란의 황제’ 임요환.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막연한 세상을 마우스와 키보드만으로 감동과 기쁨을 만들어냈다. 신화 같은 그의 이야기가 e스포츠의 중흥을 이끌어내며 청소년들에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60만의 꿈을 모아 e스포츠는 지금도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 임요환의 프로필
+ ID : SlayerS_’BoxeR’
+ 주종 : 테란
+ 소속팀 : SK텔레콤
+ 생년월일 : 1980.9.4
+ 가족사항 : 1남 3녀 중 막내
+ 취미 : 영화감상
+ 특기 : 축구
+ 닉네임 : 테란의 황제
+ 좌우명 : 지고나서 후회하지 말자

수상연도, 수상내역
1999 제1회 SBS 멀티게임 챔피언쉽 우승
2000 삼성 디지탈배 KIGL 왕중왕전 우승
2000 삼성 디지탈배 KIGL 추계리그 프로게이머 랭킹1위
2000 M.police배 게임대회 우승
2001 The 1st World Cyber Games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
2001 itv 게임스페셜 팀밀리 대격돌! 우승
2001 코카콜라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
2001 WCG 게이머 파티 특별전 임 요환 vs 프레드릭 우승
2001 최후의 결전 ‘last 1.07’ 임 요환 vs 기욤 특별전 우승
2001 한빛 소프트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
2001 3회 Game-q 스타리그 우승
2001 Zzgame.com 배 프로게이머 32강초청전 우승
2001 game-Q 제1회 종족별 팀 리그전 우승
2002 World Cyber Games 스타크래프트 개인전 우승
2002 KPGA TOUR 1차 리그 우승
2003 KTF 비기 4대천왕전 우승
2003 EC배 KPGA 투어 위너스챔피언쉽 2위
2003 올림푸스 온게임넷 스타리그 3위
2003 Toona BIG 4 SPECIAL 우승
2004 KT 메가패스 네스팟 프리미어 리그 우승
2004 KT-KTF 프리미어리그 통합 챔피언쉽 준우승
2004 EVER 온게임넷 스타리그 준우승
2005 스니커즈 올스타리그 2라운드 3위
2005 So1 온게임넷 스타리그 준우승

≫ 꿈을 가졌다면 ‘나만큼 미쳐봐!’
프로게이머 데뷔 이래 임요환이 처음 만나는 사람마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있다면 아마 이것이었으리라. ‘어떻게 프로게이머가 되셨어요?’ 그 역시 수많은 프로게이머들처럼 ‘친구따라 강남가듯’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를 배웠다. 다른 선수들과 특별히 남다른 점이 있다면 늦깎이 데뷔전을 치렀다는 것.

처음 게임을 배웠을 때 그는 한창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어야 할 고3 수험생이었다. 하지만 한번 빠진 ‘스타’의 매력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았다. 베틀넷을 통해 차근차근 승수를 쌓아올릴 때마다 얻는 쾌감은 남다른 것이었다. “처음으로 래더 경기(온라인상에 순위를 매기는 것)에서 1등을 했을 때 희비가 교차했죠. 수능은 다가오는데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결국은 재수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처음부터 대학입학은 그가 정말로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임요환은 당시를 자신이 진로를 못 찾아 가장 방황했던 시기였다고 말한다. “자신감? 그게 없었나봐요. 보는 사람이 답답할 정도로 막연한 느낌이었어요. 그 때 접한 ‘스타’는 게임을 하는 동안만큼은 모든 걸 잊게 해줬어요.”

그가 느낀 것은 단순한 성취감이었다. 하지만 임요환은 그 기분을 쉽게 잃어버리지 않았다. 위로 누나가 셋인 막내로 자라 철없고 내성적인 소년이었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고집’을 ‘의지’로 만들어냈다.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그 와중에도 제 머릿속은 온통 게임뿐이었어요. 잠도 안자고 연습에 매진한 끝에 첫 대회에서 우승 상금을 받는 순간, 이게 제 길이구나 깨달았죠.”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별명 중의 하나는 ‘연습벌레’다. 그는 요령이 없다. 한 만큼 돌아온다는 시험성적표처럼 꾸준히 앞만 보고 달리는 것. 이것이 프로게이머 임요환이 ‘황제’가 된 과정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자기 자신을 굳게 믿는 것. 자서전을 내기엔 아직 젊은 나이지만 작년에 그는 책을 한 권 냈다. 꿈을 가진 모든 이에게 해줄 수 있는 충고는 그의 단 한마디면 충분하다. ‘나만큼 미쳐봐!’

‘테란의 황제’ 임요환을 정의하다
■ 도레미 미디어 IT 사업팀 최광호 과장 “e스포츠의 메트로 섹슈얼”
프로스포츠 가운데 축구에는 베컴이 있다. 농구에는 마이클 조던? 임요환은 e스포츠를 대표한다. 즉, 자기 분야에서 남들보다 월등히 두각을 드러내며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 중요한 것은 그들 모두 대중을 이끈다는 점이다. 무엇을 통해서? 게임을 잘 한다는 전제하에 외모, 매너, 성격 등 다양한 부분에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프로게이머들에 비해 임요환이 단적으로 잘 하는 부분이 있다면 자기관리이다. 인터뷰 등 외부에 자신이 노출될 때 가공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으로 자신을 최대한 멋지게 드러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화술이 뛰어나서 개인기가 남달라서와 같은 이유는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 최대한 진솔하게 선수답게 자신을 꾸미지 않고도 모든 프로게이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 온게임넷 김도형 해설위원 “감동의 드라마를 만드는 부드러운 BoxeR”
한마디로 대단한 선수다. 게임을 잘 한다는 표현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드랍쉽의 마술사란 그의 별명을 들어도 알 수 있다. 마술사는 실수 한 번으로 실패하면 거짓이 드러난다. 하지만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으로 마술을 성공하면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믿기 어려운 상황을 신비롭게까지 만든다. 임요환은 게임으로 감동을 주는 플레이어다. 질 것 같으면서도 가능성이 없다하여 아무도 쓰지 않는 빌드로 상대를 제압하고 이겨낸다. 아슬아슬하게 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지만 결국엔 역전승으로 이겨낸다. 지난 So1 스타리그에서 박지호와 치렀던 4강전을 보면 그가 얼마나 감격적인 승부를 만드는 지 알 수 있다. 연습량과 투지와 그의 카리스마가 그 날을 ‘임요환의 날’로 만들었다.

■ SK텔레콤 T1 스포츠 마케팅팀 조만수 대리 “e스포츠의 신화적인 친구”
T1 창단 때부터 젊은 층을 이끌만한 리더가 필요했다. 누구든 탐낼 만한 실력과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는 임요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최고, 최상의 위치에 있는 선수였기 때문에. 하지만 그라고 해서 완벽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아니다. 게임적인 면에서는 치고 올라오는 신예 선수들로 인해 한동안 슬럼프라고 여길만한 시기가 있었다. 게임 외적으로는 향후 진로에 대한 주변인들의 염려가 본인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요환은 자기 스스로의 고민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묵묵히 게임을 할 뿐이다. 그에게 있어서 모든 정답은 ‘게임’이다. 이기기 위해서 경기를 하는 단순한 목적, 그것 하나로 모든 문제점을 풀어나간다. 게임을 그만두는 그 날까지 만능엔터테이너보다는 진정한 프로게이머로 남기를 원한다. 모든 선수들이 임요환을 보고 ‘저렇게 되고 싶다’라고 여기는 것은 임요환이 가장 프로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임요환 팬 카페 운영자 정진경 씨 “인간적인 따뜻함이 묻어나는 선수”
단 10명의 팬들일지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 마음씨는 어떤 프로게이머도 마찬가지겠지만 임요환 선수
는 셀 수도 없을 만큼의 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작은 정성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 오히려 눈에 잘 띈다고 해야 할까. 또 한 가지 매력은 감성이 풍부하다. 팬들이 선수의 마음을 읽기 쉽도록 배려한다. 단적인 예로 눈물이 많다는 것. 글썽거림 하나도 팬들은 가슴에 담아둔다. 팬 카페에 들어와 글을 자주 남기지 못 해도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을 짚어주는 것 역시 어필되는 것 같다. 아주 멀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스타의 단점을 아주 가깝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주는 것. 임요환의 팬들이 5년이 되고 10년이 되도 변치 않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스타와 팬의 관계가 아니라 친구와 친구의 관계로 만드는 그의 능력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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