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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 Life] “나는 이래서 게임을 즐긴다” <2>

  • 이현 기자 shine@kyunghyang.com
  • 입력 2005.12.0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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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닉스 디자인팀 그래픽 디자이너 이경숙
“게임은 무엇보다 없어서는 안 되는 문화생활”
UI디자인과 웹 디자인을 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이경숙(27세)씨는 어머니(47세)와 함께 게임계에 입문한 조금은 특이한 케이스의 게임마니아다. 이경숙씨가 처음 접한 게임은 국민 게임이라 불리기도 했던 온라인 게임 ‘포트리스’. 그리고 그의 어머니가 처음 접한 게임은 웹보드게임의 대표 게임인 ‘고스톱’.

몇 년전 ‘포트리스’와 ‘고스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 때 이 두 모녀는 각각 ‘포트리스’와 ‘고스톱’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게임의 마력에 빠져 각기 다른 게임이지만, 서로 게임에 대한 재미를 나누며, 게임에 심취하고 있을 즈음의 어느 날, 그의 어머니께서 ‘고고게임대회’에서 출전을 해 영예의 1등을 한 것. 그 덕에 어머니는 매직가스오븐레인지와 함께 명예의 전당에까지 올라가셨다. 그 이후 어머니는 ‘고스톱’ 대회에서 얻은 자부심을 갖고 온라인 게임 ‘파천일검'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바로 이때 이경숙씨도 어머니와 함께 ‘파천일검’을 즐기기 시작했다. 어머니와 교대로 밤을 새가며, 캐릭터의 경험치 상승을 위해 노력한 날도 여러 날, 그렇게 게임과 가까워지면서 그와 어머니는 아무도 못 말리는 모녀 게임 마니아가 됐다고.

이렇게 게임마니아가 된 그는 이후,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하며, 더욱 게임의 재미를 만끽하고 있는 그는 요즘처럼 일이 바빠 게임을 자주 못 할 때는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지하철에서 모바일 게임을 즐기곤 한다.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릿지레이서’에 푹 빠져있어 지루했던 출퇴근 시간이 오히려 즐거울 정도에요.”

그가 이렇게 급속도로 게임의 마력의 빠지게 된 이유는 게임이 간접 경험의 결정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대면이 없는 인간상호 관계를 형성해 준다. 바로 여기서 나오는 매력도 무시 못 한다는 것이 그가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게임 곳곳에서 접할 수 있는 무한한 그래픽이 디자이너인 이경숙씨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 때문. 이는 그가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느끼는 게임의 장점으로, 그는 이를 통해 많은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얻고 있다. 이는 게임이 그에게 단순히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재미를 즐기는 취미를 넘어서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한 것이다.

이경숙씨가 최근 몇 년간 게임을 즐기면서 느끼게 된 것은 게임이 현대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문화생활이 됐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여가 시간에 독서, 영화 감상, 음악감상, 공연 관람, 여행, 레저를 즐기곤 하잖아요, 이러한 문화 생활에 어느 무엇보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바로 게임인것 같아요.” 이제는 사람들과의 어울림에 있어서 게임을 모르고는 대화에 동참하지 못 하는 일도 종종 있을 정도라고.

이렇듯 게임이 보편화되자 게임에 대한 안 좋은 면도 많이 드러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경숙씨는 최근 많이 보도되는 게임 중독 등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안타깝기도 하단다. 그러나 그런 부분은 극히 소수 게이머들의 문제이지, 전체 게이머들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 그리고 현재 게임에 빠져있는 폐인들도,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적절히 즐기는 방법을 자연스레 터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이경숙 씨는 생각이다. 한때 자신이 밤새며 게임을 했었던 것처럼.

≫ 롯데햄 전략기획팀 심영훈 계장
롯데햄 전략기획팀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는 심영훈(29세) 계장은 얼마 전 결혼을 올린 새신랑이다. 그리고 업무상 야근도 많을뿐더러, 신혼이라 더욱 바쁨에도 불구하고 평일엔 하루 2시간씩, 주말엔 4∼5시간씩 게임을 즐기는 게임마니아이기도 하다. 심 계장은 처음 PC를 구입한 중학교 시절, 어드벤쳐 게임 ‘래리’ 시리즈를 접하면서부터 게임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마니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였던 ‘래리’는 영문판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심 계장을 게임 세계로의 진입하도록 자극을 했다고.

이때부터 게임을 줄 곧 즐겨온 심 계장. 심 계장이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게임속에 나타나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중심이 되는 세계 속에서 자신의 노력 여부에 따라 최고가 될 수 있는 여건이 현실보다는 쉽게 다가온다는 것이 매력적이기 때문. 이런 이유로 게임은 심 계장의 취미가 됐다. “여가시간에 아버지가 바둑 두는 것처럼, 어머니가 꽃꽂이를 하시는 것과 같이, 동생이 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는 게임을 하며 생활에 한 획을 긋는 것이죠.”

심 계장의 생활에 게임이 미친 영향은 이 뿐이 아니다. 심 계장이 예전에 콘솔 게임에 빠졌을 때는 오리지널 일본 타이틀을 독파하기 위해 일어 공부를 독학 하기도 했다. 이 덕에 심 계장은 기본적인 실생활 일어가 가능해졌다. 또 10여년 전부터 게임을 했으니, 그 당시 게임 설치를 위해 자연히 컴퓨터 관련 공부를 하기도 해 컴퓨터와 쉽게 가까워지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주고 받고 있기도 하다. 얼마전 심 계장의 친구는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서 S 모 그룹 직원을 만났는데, 오프라인 모임에서 그 친구의 생각과 상상력을 발견하고, 그 직원이 자사에 취업을 제한해 취업이 되기고 했다고 한다.

심 계장의 결혼 생활도 게임이랑 뗄래야 뗄 수가 없다. 신혼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2시간, 주말 5시간 가량 게임을 즐긴다면 보통 아내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심 계장은 그런 눈총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오랜 연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은 아내도 심 계장 못지 않은 게임마니아이기 때문이다. 심 계장은 게임이둘 사이의 애정을 돈독히 하는데 보이지 않는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도 한다. 연애 시절 둘이 같이 게임을 즐기곤 했기 때문. PC방에서 같이 게임을 하면서 정을 쌓았고, 부부가 된 지금도 함께 제임을 하기 때문이다.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 결혼 생활에 많은 즐거움이 되더라고요. 게임은 특히 집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어 부부의 공동 취미로 제격인 것 같아요.”

심 계장은 현재 ‘실크로드 온라인’을 가장 많이 즐기고 있는데, 이 게임을 시작하게 된 것은 서양식 판타지에 식상해질 즈음인 올 초부터라고 한다. 무협과 무역을 접목시킨 게임 방식이 재미있어 지금의 아내에게 알려주게 돼 현재까지 줄곧 즐기고 있다. 중국, 유럽, 이슬람권 등 이 3가지 대륙으로 펼쳐진 모험이기 때문에 싫증이 쉽게 나지 않아 오래도록 즐기기에도 좋은 게임인 것 같고, 역사 공부도 돼 더욱 재밌기도 하다고.

심 계장은 이러한 가족 분위기를 이어 이후 아이들이 생기면 아이들과도 게임을 함께 즐기고 싶단다. 어렸을 때 유명 연예인 모르는 부모님들이랑은 대화가 안 통한다고 생각했었던처럼, 이제는 게임을 모르고, 플레이 못하게 억압하는 부모님과 대화가 안 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먼저 권유하고 함께 한다면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아빠와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게임을 즐기며, 사랑을 나누는 단란한 가정을 꿈꾸고 있다.

≫ 가구 디자이너 및 계원조형예술대 교수 하지훈
어렷을 때 초등학교 앞에 어김없이 있었던 전자오락실을 기억하는지. 가구 디자이너이자 계원조형예술대 교수인 하지훈(34세) 교수는 바로 이 전자오락실을 통해 처음 게임을 접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인지라 가서는 안 되는 곳중 하나가 전자오락실이었던 관계로, 선생님 몰래 가야했기 때문에 호기심이 반, 친구 권유 반 그렇게 접하게 된 게임. 그러나 처음엔 그다지 게임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 했다. 그러나 중학교 때 야구 게임을 접하고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혼자하는 게임은 재미가 없지만, 친구와 함께 즐기는 게임은 그 재미가 상당하기 때문. 친구들과 함께 하는 놀이 중 가장 재밌는 것이 게임이라고 할 정도로 하 교수의 게임 사랑은 깊고도 깊다.

하 교수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도 같은 이유로 친구들과 함께 즐겨서 재미있는 게임이다. 장르로는 스포츠 게임을 가장 좋아하는 데, 그 중에서도 ‘ mvp 시리즈’는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재미가 상당해 가장 재밌게 즐기고 있다. 요즘은 가구 디자인에, 대학 강의에 시간이 빠듯해 일주일에 평균 3시간 정도씩 밖에 게임을 즐기지 못하지만, psp로 ‘wipeout’과 ‘mvp 2005’, ‘virtual tennis’를 주로 플레이 하고 있다.

이러한 하 교수가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다름아닌 ‘스트레스 해소’ 때문이다. 게임 만큼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여가 생활은 없다고 생각할 정도.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그 이유다.
"최근 언론에 많이 보도되는 것처럼, 게임에 종독이 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스트레스 해소와 친구 또는 가족 등 사람들과의 교류에도 더없이 좋을 뿐더러, 저처럼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는 재미와 창의성 증대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 때문에 게임의 장점은 단점보다 많다고 생각됩니다."

어떤 분야나 긍정과 부정은 모두 공존하는 것처럼, 게임에도 부작용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규제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하 교수의 생각이다. 사용자나 시장의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것.

하 교수는 처음 야구 게임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20년간 25년 지기 친구와 함께 플레이를 하며, 승률을 계산하고 있다고. 20여년간 한 친구와 동일한 취미를 같이 즐기고 있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 하 교수는 이러한 대단한 일을 야구 게임을 통해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20년간 지속해서 승률까지 계산하면서 말이다. 이것이 바로 하 교수가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인 것. 이렇듯 함께 하는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하 교수는 향후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게임을 선정해 게임을 통해 보다 돈독한 가정의 정을 쌓을 생각을 하고 있다. 친구들과의 플레이보다 더욱 행복한 플레이가 될 것 같다며.

사진=김은진 기자|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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