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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ing Again] PC방, 변화와 도전의 중심에 서다 <2>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5.12.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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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PC문화협회 발족과 개발사들과의 갈등
PC방의 권익을 보호하고 단합된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 발족한 협회는 2곳. 정보통신부 산하의 한국 ‘인터넷플라자협회’와 문화관광부 산하의 ‘인터넷멀티문화협회’가 2000년 말까지 각자 다른 위치에서 활동을 했다. 그러나 중복된 업무와 단결된 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통합 협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 졌다. 이런 입장을 반영 2001년 4월 두 협회가 통합, ‘인터넷PC문화협회(문화관광부 사단법인)’라는 이름으로 발족하게 된다.

■ 개발사와 힘 겨루기 양상
PC방과 개발사간의 공존이 깨지게 된 첫 번째 사건은 CCR이 ‘포트리스’ 사태로 시작된다. 2000년도 누적회원 1000만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국민게임으로 성장했던 ‘포트리스’. PC방의 콘텐츠 확보 및 유저수를 늘리는데 일조를 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선 순환’구조에 따라 유저들은 PC방에서 ‘포트리스’를 즐겼으며 PC방에서 입 소문으로 유저들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포트리스’의 성공으로 PC방과 개발사간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 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CCR의 PC방 유료정책을 발표하면서 ‘인터넷플라자협회’에서 ‘포트리스’ 불매라는 카드를 꺼내게 된다. 2001년 통합 발족을 가진 ‘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 출범 이후 사태는 더욱 불거져 전국적으로 CCR게임에 대한 불매가 확산된다.

개발사와 PC방간의 첫 힘 겨루기 싸움으로 양쪽의 승리도 아닌 유저들에 의해 결말이 나게된다.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PC방 불매와 달리 유저들은 ‘포트리스’ 게임에 대한 흥미를 일어가면서 수동적으로 사건은 수그러졌다. 그렇게 첫 번째 충돌은 누구의 승리도 아니게 끝났다.

두 번째 힘 겨루기 양상이 벌어진 것은 ‘포트리스’사태 후 4년 후인 2004년 5월 ‘카운터스트라이커(이하 카스)’사태로 이어진다. 2002년 초부터 불기 시작한 FPS(1인칭슈팅게임)붐을 주도했던 ‘카스’ 역시 PC방에서 큰 인기몰이를 했다. ‘카스’사태 역시 PC방 과금정책이 불씨가 되면서 ‘포트리스’와 같은 양상을 띠었다. ‘포트리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인문협의 승리로 끝났다는 것이다.

외산게임이라는 명분 때문이었는지 국내 언론도 동참, ‘카스’죽이기에 모두 앞장섰고 그 결과 PC방에서 더 이상 ‘카스’를 볼 수 없었다. 이런 사건들로 인해 권익 보호라는 명목으로 PC방과 개발사간의 분쟁은 ‘과금제도’라는 테두리 안에서 계속적 마찰을 일으키게된다.

■ 양보할 수 없는 밥그릇 싸움
2005년 초 블리자드사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상용화에서도 PC방에 대한 과금개선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매 및 불매 사이트를 개설 적극적인 결의를 보였지만,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잊혀지게 된다. 개발사와 완력 싸움은 2005년 ‘넥슨’사태에서 그 수의가 절정에 오른다. ‘넥슨’사태 역시 ‘과금제도’라는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됐다.

그러나 ‘넥슨’사태는 앞선 사건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 게임산업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메이져 회사라는 점과 ‘넥슨’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이 유저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PC방 역시 불매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넥슨’ 본사 앞에서 시위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냈지만, 결국 ‘과금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지리한 싸움이 계속 되고 있다.

그 동안 ‘선 순환’ 구조가 ‘PC방 과금’이라는 문제에 봉착, 개발사와 PC방사이의 밥그릇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익에 대한 배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개발사와 PC방 사이에서는 ‘과금’에 대한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PC방이 살아야 한국 게임 산업도 산다
‘PC방 과금문제’와 ‘PC방 완전금연’ 정책은 PC방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 게임산업에서 유저와 개발사간의 창구역할을 충실히 했던 PC방. 게임산업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도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 벼랑끝까지 몰린 그들
‘업친데 덥친격’이란 말이 무색 할 정도 2005년은 PC방 업주들에게 가혹한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올해 초 ‘와우’와 ‘넥슨’사태 이후 기력을 소진한 PC방에게 ‘PC방 완전 금연’이라는 직격탄이 가해졌다. 보건복지부는 PC방과 만화방을 비롯, 소형 건물에 대해서도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을 마련해 입법예고를 거쳐 연말께 시행할 것을 통보했다. PC방이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간접흡연에 대한 피해가 크며, 현재 금연석과 흡연석의 구분이 불명확해 완전금연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인터넷PC문화협회 및 관련업계들은 PC방의 주요 이용자인 성인층 중 80% 이상이 흡연자들인 만큼 이 같은 법안은 업계의 몰락으로 이어지며, 이는 게임사에게도 상당한 피해가 갈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PC방 완전금연’은 콘텐츠 문제 및 과금문제를 떠나 이용자를 급격히 줄일 수 있는 문제라고 게임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PC방 업주들의 경우 영세한 업주들이 많아 생존권과도 직결되는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현실. 인문협에 따르면 4천여개 PC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순수익이 17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4인 가족 기준 최저 연봉 135만원보다 40여 만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완전금연이 시행될 경우 생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밝혀졌다.

■ PC방,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PC방의 존립 문제는 이제 간과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존폐의 위기에서 그들도 돌파구를 구상하고 변화에 맞춰야 한다고 게임전문가들은 말한다. 인문협에 의지, 단합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게임전문가들의 중론. 첫 번째 과제는 개발사들과의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어야한다. 이익에 대한 배분 문제를 단합으로서 해결하려는 모습보다는 서로 대화를 통한 합의점을 찾아야한다. PC방의 존폐가 게임산업에 미칠 영향을 알면서도 방관해서는 안 된다. 개발사들 역시 한발 물러서서 합의점 찾기에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2년이라는 시행기간을 줬으니 충분하다는 말보다는 장기적인 정책을 통해 완전금연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폐쇄 공간 완전금연을 외치는데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런 시간을 간과하고 10분의 1인 2년 만에 정책을 시행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좀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새워야 할 것이다. 한국 게임산업의 촉매제, 동반자, 자생적인 문화 창출 등 PC방이 그 동안 해온 일련의 일은 이미 게임산업 전반에 깊숙이 자리잡았다. 일단 자신에게 닥친 일이 아니라고 방관할 경우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PC방의 존폐 문제는 게임산업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게임업계 관계자들 모두 도와야 할 것이라고 게임 전문가들은 입 모았다.

[미니인터뷰] 인문협 정책국장 조영철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 혁신 감행해야”
■ 개발사와 ‘과금문제’가 밥그릇 싸움으로 보인다.
≫ 냉정하게 본다면, 그런 측면이 없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본질을 먼저 생각했으면 한다. 협회도 개발사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PC방에서 무척 많은 돈을 번다고는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 97년 요금과 현재 요금이 변함없이 똑같이 천원이다. 콘텐츠가 많아졌지만, 그 콘텐츠를 소화하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돈도 똑같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PC방 과금’ 정책을 펼친다면 PC방은 존립 위기까지도 올 수 있다. 협의점을 먼저 찾고 이야기의 장을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로한’ PC방 업주 간담회가 가장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 콘텐츠가 부족한 것 같지 않은데.
≫ 현재 우리나라 게임 개발사수는 3천 7백여개다. 상위 5개 업체가 게임산업 매출의 97.5%을 차지하고 있다. 콘텐츠는 쏟아져 나오지만 성공하는 게임은 결국 메이져 5개 업체라는 소리다. PC방 측면에서 보면 리니지가 죽어야, 스타크래프트가 죽어야 게임산업이 산다고 보고 있다. 단 몇 개의 콘텐츠가 모든 수익을 가져간다는 자체에 문제가 있다. 콘텐츠의 문제가 아닌 독과점이 문제다.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꼭 해결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과금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는가.
≫ PC방 총판이라는 중간 도매상이 있다. PC방으로 오는 모든 콘텐츠를 개발사가 아닌 총판에서 관리, 중간 마진이 더 들어가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과금문제’ 해결의 하나의 방법은 이런 총판들을 건너 뛰어 개발사 혹은 퍼블리셔들과 PC방간에 직접적인 교류를 하자는 것이다.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것은 무료화 하되 부분 유료화의 경우 PC방에서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정액제 또한 개발사와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적절한 요금을 책정해야 할 것이다.

■ 정부 정책과의 마찰에 대해서.
≫ PC방 완전 금연은 시기 상조라고 생각한다. 선진국 또한 그 과정을 겪는데 몇 십년이 걸린 일을 단 몇 년만에 결정짓는 것은 무리다. 결국 피해는 업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다. 이번 입법안 만큼은 결사적으로 막을 생각이다.

■ PC방의 대형화에 대해서.
≫ PC방의 대형화는 대세라고 하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영세한 PC방으로는 이제 살아 남기 힘들다. 다변화를 모색, PC방에서도 게임 이외에 다른 즐길 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본다. 앞으로 대형화는 가속 될 것이며 PC방공간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 뚜렷한 혁신 모델이 있는가.
≫ PC방의 경우 중국이 가장 선두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계획하고 있는 것을 중국 쪽에서 먼저 시행하고 있다. 개발사와의 직접적인 협력으로 인한 PC방 쪽의 새로운 사업들을 같이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런 점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이제 한가지 수익성, 단순히 유통만해서 PC방이 살아 남기 힘들다. 수익성의 다변화를 통해 변화해야 한다.

■ 앞으로 개발사들과의 관계 유지는.
≫ 그 동안 사이가 너무 멀었다. 이번 ‘로한’ 간담회는 최초의 PC방과 개발사간의 연결 고리로 기록 될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늘어날 것이고 늘어나야 게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전협의’만 이루어진다면 개발사와의 갈등은 많이 줄어 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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